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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문학상, 10년 만에 중단 위기... "강원도 방침에 당혹"

강원도, 재정악화 이유 공모사업으로... "사실상 하지 말라는 것" 비판 거세

등록 2021.07.19 11:20수정 2021.07.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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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문학상은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고 박경리(1926~2008) 선생의 문학정신과 생명사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했다.

 
박경리문학상과 박경리문학축전이 10년 만에 중단 위기에 놓였다. 강원도(도지사 최문순)가 올해 긴축재정을 운영하면서 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기존 일반지원사업을 공모사업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알펜시아로 인해 누적된 부채와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증가에 따른 재정악화가 강원도가 밝힌 변경 이유다.

지역 내에서는 원주를 비롯해 춘천, 강릉까지 3개 문화도시를 보유한 강원도가 문화예술정책에서는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문화예술 홀대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박경리문학상은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고 박경리(1926~2008) 선생의 문학정신과 생명사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한 상이다. 매년 세계 문학 발전을 위해 탁월한 업적을 이룬 작가(소설부문) 1인을 선정해 1억 원의 상금을 시상한다. 상금 1억 원은 단일 문학상으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박경리 선생이 타계한 2008년 원주·통영·하동 3개 시군이 공동으로 박경리문학상을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무산된 후 강원도와 원주시가 박경리 선양사업의 중심지로서 문학상을 단독으로 추진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구체화됐다. 2010년 강원도와 원주시 후원으로 제1회 박경리문학제가 개최됐으며 이듬해인 2011년 박경리문학상이 제정돼 광장의 최인훈 소설가가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강원도와 원주시는 2019년까지 매년 1억 원과 1억3천만 원을 박경리문학상과 박경리문학축전에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가 1억 원, 원주시가 전년보다 4천만 원 증액된 1억7천만 원을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강원도가 재정악화를 이유로 기존 일반지원사업을 공모사업으로 변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올해부터 박경리문학상 지원예산을 별도 편성하지 않고, 공모사업으로 전환, 도내 18개 시군에 1억 원의 예산을 분배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도에서도 박경리문학상이 굉장히 의미 있는 사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어떻게든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정악화로 인한 결정일 뿐 결코 문화예술을 홀대해서는 아니다"며 "당분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재)토지문화재단은 "그렇지 않아도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강원도의 방침은 사실상 박경리문학상과 박경리문학제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토지문화재단 관계자는 "박경리문학상 시상금은 1억 원이지만 심사에만 4천만 원이 소요되는 등 자부담도 만만치 않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문학상과 문학축전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원주시도 강원도의 갑작스런 방침 변경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원주시가 확보한 1억7천만 원으로 행사를 축소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재단에서는 안정적인 운영이 담보될 수 없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코로나19로 해외작가 초청도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해 재단 측과 협의를 거쳐 올해는 일단 문학상과 문학축전 모두 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원창묵 시장과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만나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원 시장은 재단에서 운영방안을 제안하면 적극 검토해 반영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시 관계자는 "재단 측으로부터 제안이 접수되면 내년부터는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보조사업이나 자체사업 등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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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문학상 #강원도 #원주시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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