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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 남편'이 먹는다는 그 콩국수, 완전 별미네

우뭇가사리 묵으로 만드는 특별하고 간단한 콩국수

등록 2021.07.20 09:59수정 2021.07.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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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친구 남편이 제주도 사람인데 여름만 되면 이걸 먹는다네."

어머니는 냉장고 한 귀퉁이에서 검은콩 한 봉지를 꺼내 들었다. 여름이 찾아오면 가게들은 계절 메뉴로 콩국수 카드를 내민다. 우리 집도 서너 번은 꼭 해 먹곤 하는데 작년엔 실한 서리태콩이 집에 잔뜩 쌓여있어서 일주일에 두 번은 먹은 듯하다.

엄마표 콩국수는 그날마다 차별점이 있다. 불린 서리태를 껍질을 분리하지 않고 갈아 거무죽죽한 콩국수가 탄생했고 콩에 햇땅콩을 같이 넣어서 날 것의 맛이 잔뜩 느껴지는 콩국수도 있었다.

면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쫄면, 냉면, 메밀 막국수면 등 냉장고에 남은 밀키트 면발에 다짜고짜 콩물을 부으면 콩국수가 완성된다. 어머니만의 들쭉날쭉한 레시피에 원래 콩물에 어떤 면을 말아 먹어야 콩국수라는 메뉴가 되는 건지 물어본 적도 있었다.

밀가루 면이 지겹다면, 이젠 '우무' 면입니다 

'이번엔 우무구나'. 나는 우무가 뭔지도 몰랐다. 정확히는 우무묵을 말하는 것이었는데 우뭇가사리 해초를 묵으로 만든 음식이다. 우뭇가사리는 일 년 내내 구입할 수 있지만 초봄부터 늦가을까지가 제철이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보통 5월부터 6월 초에 채취하는데 이때 잡은 우뭇가사리 품질이 가장 좋다.

우무묵을 사려면 가까운 시장에서 가면 된다. 겉모습이 도토리묵이랑 똑같은데 색깔이 없어 투명하다. 한 덩이에 2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주인아주머니께 부탁하면 우무묵을 국수 면발처럼 잘라준다.

<우무 콩국수 만드는 법>

재료: 불린 콩, 우무묵, 채 썬 오이, 소금 1꼬집, 두유, 얼음

 

우무 콩국수를 만들 재료를 준비합니다 ⓒ 박지윤

 
1. 콩은 만들기 8시간 전부터 불린다.

껍질을 손으로 하나하나 분리하는 작업이 꽤 오래 걸린다. 그렇지만 껍질 없이 갈면 껄끄러움 없이 부드러운 국물을 맛볼 수 있다.

 

불린 콩의 껍질은 분리해줍니다 ⓒ 박지윤


2. 불린 콩을 믹서에 간다.

이 때 소금을 1꼬집 넣어서 간을 줬다. 안 넣어도 무관하다. 콩의 씹히는 식감이 좋다면 믹서에 가는 시간을 짧게 조절하면 된다. 콩 : 두유를 2 : 1 비율로 섞으면 국물 맛이 고소해진다!

 

불린 콩을 믹서에 갈아줍니다 ⓒ 박지윤

 
3. 우무면에 채 썰어둔 오이를 고명으로 올리고 콩국을 부어준다.
 

믹서에 간 콩국을 부어줍니다 ⓒ 박지윤

 
4. 그릇 비울 때까지 시원하도록~ 얼음을 넣어주면 완성!
 

시원하게 먹으려면 얼음을 넣어주고 고명으로 오이를 더 올려주면 완성됩니다 ⓒ 박지윤

 
우무묵은 곤약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꼬독꼬독한 식감은 아니다. 오히려 두부나 묵에 가깝다. 씹을 때 해초로 만든 음식이 맞나 싶게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데 목 넘김 후에 특유의 향이 맴돈다.

낯선 맛이지만 더위에 지쳐 먹고 싶은 게 없을 때 신선함을 느끼기 좋은 메뉴다. '우무 콩국수'로 올해 엄마표 콩국수 리스트 업데이트가 시작됐다. 여름이 찾아왔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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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박지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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