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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잎, 입맛 없을 때 쪄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등록 2021.07.23 08:26수정 2021.07.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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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오늘은 집안 실내온도가 31도를 가리킨다. 장마는 생각보다 짧게 끝났다. 장마가 끝난 뒤 여름 더위가 절정이다. 아침 나절인데도 더위는 기승을 부리니 덥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지구가 온난화가 되어서 그러는지 매년 여름이 오면 더위의  온도가 더 올라가는 느낌이다. 낮이면 사람이 외출을 자제하라는 재난 문자가 계속 오고 있으니 외출을 자제하고 조심을 한다.

날이 더우면 기운도 없고 입맛까지 떨어진다. 한낮에는 더워서 움직일 수조차 없으니, 그래도 아침나절 시원할 때 움직여야 한다. 더욱이 외출할 때는 마스크까지 써야 하니 더 덥다. 덥다고 집에만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몸을 움직여야 밥을 먹고살 수 있으니 도리 없다. 집에 있는 밑반찬은 한두 끼만 먹어도 물린다.
 

호박잎 껍질을 벗겨 놓은 호박잎 ⓒ 이숙자


오늘은 호박잎을 사려고 시장엘 갔다. 우리가 먹는 먹거리는 마트에서 사는 것도 있지만 야채는 시장에서 사야 반찬거리가 싱싱하고 좋다. 시장에 가면 요즈음 사람들이 즐겨 먹는 반찬도 알 수 있다. 나는 여름이면 즐겨먹는 것이 호박잎이다. 

단골 가게에 가서 연한 호박잎을 풋고추와 함께 샀다. 여름 반찬에서 빠지면 섭섭한 것이 풋고추다. 집으로 돌아와 호박잎은 겉에 까실 까실한 껍질을 벗겨 씻어 찜기에 넣는다. 5분 정도 찌고 5분 정도 뜸을 들이면 연하고 부드러운 호박잎 쌈이 된다.
  

쪄놓은 호박잎 쌈된장, 쌈젓갈 호박잎은 쪄서 쌈된장, 쌈 젓갈 ⓒ 이숙자


호박잎을 싸 먹는 쌈장은 여러 종류가  있다. 젓갈을 좋아하는 사람은 풋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갈치 속 젓갈에다 싸 먹기도 하고, 강된장을 자박자박 되게 끓여 싸 먹어도 맛있다. 아님 막된장처럼 쌈장을 만들어 싸 먹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이다. 여름철이 오면 옛날 어르신들은 텃밭만 나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호박잎이었다.

호박잎은 쪄놓으면 부드러워 맛이 독특한 음식이다. 호박잎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우리 밥상에서 인기가 있는 음식이다. 가을이 오면 호박잎과 아주 작은 호박을 칼로 자르지 않고 손으로 툭툭 깨서 들깨 가루 풀어 넣고 된장국을 끓인다. 고깃국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맛있는 국이 된다. 요즈음 젊은 세대보다 나이 든 세대가 더 좋아하는 음식이다. 예전 음식들이 우리 입맛에는 맞다.

호박잎에는 효능도 많다. 호박잎이 흡수되는 과정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하고 있어 시력을 보호하는데  이로운 작용을 하고, 다이어트에도 좋다. 혈관 건강, 염증 배출, 면역럭 강화, 치매 예방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호박잎이다. 어쩌면 텃밭에서 나는 자연식이 우리 몸을 살리는 건강식이다.

오늘 하루도 호박잎으로 한 끼 저녁을 먹고 건강한 하루를 보낸다. 호박잎을 먹으니 옛 추억이 되살아나 옛날 같이 살아왔던 분들과의 지난 시절들... 어른들이 그립다. 엄마도 보고 싶고 시어머님도 그립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니 알겠다. 그분들의 살아오신 삶을, 작고 소소한 일상들을, 그때는 모르고 지나온 날들이었다.

그래서 어른들이 말씀하셨나 보다. 너희도 나이 들면 옛날 말하고 살 것이다라는 말씀을, 옛날부터 먹어왔던 음식을 먹고 그때의 추억으로 잠깐 되돌아간다. 아마도 그 추억들은 내 삶이 다 할 때까지 가지고 갈 것이다. 눈을 감고 서재에 앉아 있으면 매미 우는 소리는 그 옛날 여름으로 돌아간다.

날이 더운데도 매미소리는 그치지 않고 울어댄다. 매미가 우는 이유는 수컷이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그렇게 울어댄다고 하니 매미의 울음소리가 신기해진다. 암 매미를 부르는 울음은 오로지 종족 번식을 위해 짝짓기를 하고서 매미의 생을 마감을 한다고 하니 자연의 신비는 오묘하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매미소리가 귓전에서 떠나질 않는다. 매미 우는 소리는 여름을 상징하는 소리라서 그런지 시끄럽게 울어도 매미소리가 싫지 않다. 호박잎을 쪄서 먹고 옛날 추억도 소환해 보는 날이다.
덧붙이는 글 이글은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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