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의 꿈을 시로 풀어낸 두 시인

[인터뷰] 강현분 시인과 최규근 시인

등록 2021.07.23 15:56수정 2021.07.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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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두 시인이 있다. 그들은 지금 디카시인이 되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시를 짓고 있다. 사진을 찍는 일과 시를 짓는 일은 모두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과 인간, 더 나아가 우주의 원리와 아름다움을 읽어내는 예술활동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는 사진작가의 꿈을 시(詩)로 풀어내는 두 디카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7월 22일에 경기도 하남시와 시흥시에 각각 거주하는 최규근 시인과 강현분 시인을 SNS와 이메일을 수단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사진을 찍다가 자연스럽게 디카시를 쓰게 되었다는 강현분 시인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본다.

"가까운 지인의 카메라가 어느 순간 묘한 매력으로 쏙 들어오면서 남편으로부터 생일선물로 받은 카메라는 나의 보물 1호가 되었죠. 진사들은 말하곤 하죠. 카메라는 혼자 놀기 딱 좋은 장난감이라고요. 시간만 나면 전 운동 겸 취미 삼아 풍경과 사물을 찍곤 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시와 어울리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어요. 나중에 시집을 낸다면 사진과 시를 겸해서 출간하리라 생각했었죠. 헌데 시대가 변하면서 동영상 문화가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등장 후 많은 사람이 사진을 응용한 시를 발표하더군요. 그 물결을 타고 저도 자연스럽게 디카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최규근 시인은 사진 입문 시절을 회상하며 입문자를 위한 조언까지 아끼지 않는 것을 보니 그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사진에 정말 관심이 많았습니다. 80년대 중반에 직장에서 받은 특별 보너스를 몽땅 투자하여 과감히 니콘 FM II를 샀지만, 취미생활을 할 만한 여유가 별로 없었던 관계로 이론 공부와 동우회원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전문가로 활동하는 진사님들을 벗으로 두고 SNS로 소통하면서 작품 감상을 많이 하다 보니 어떻게 찍어야 하는가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 같습니다.

전문사진은 역시 장비가 큰 역할을 하지만 우리의 느낌을 담는 데는 스마트폰도 95% 이상을 해준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일상에서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이만한 장비가 없습니다. 과거에는 일명 똑딱이를 호주머니에 넣어 두고 다녔는데, 지금은 그저 스마트폰이면 됩니다. 다만 한 꼭지 힌트를 드린다면, 평소에 좋은 사진을 보고 어떻게 찍었을까를 상상해봅니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도 다르게 보기를 하듯이 피사체를 다르게 보려고 하십시오.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고가의 장비와 끝없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 현대의 스마트폰들은 이런 점을 상당 부분 채워 줍니다.

사진과 글을 연계한 글을 본격적으로 쓰게 된 것은 중동 열사의 나라에서 살면서 그 사막의 나라에서 자전거 여행을 즐기며 노정기를 올리다 보니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사진이 채워 주고, 순간순간의 느낌을 사진이 재생해 주기에 길에서 느낌을 포스팅하기가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최규근 시인은 디카시를 쓰게 된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어려서부터 시를 외우기 좋아한 이과생이었습니다. 고교 시절에는 특히 고문(古文)을 좋아하여 국어 교과서의 고문들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였습니다. 사물을 보고 느끼는 점을 사진으로 남겨 놓고, 사진과 함께 간단한 습작을 하면서 일상 중의 스트레스를 풀곤 하였습니다. 2020년 가을부터 디카시의 정형을 공부하기 시작하였고, 12월에는 서울디카시협회에서 디카시 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응모하면서 본격적으로 디카시를 썼습니다. 공모전에 응모하는 것은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강현분 시인은 디카시를 쓰게 되면서부터 자연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더 깊어졌다고 한다.

"오고 가며 스치던 소소한 풍경들이 의미 있게, 아름답게 보이고 풀 한 포기도 귀하고 소중한 생명이라는 마음으로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사진과 시는 공통점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사진은 외적인 부문이고 시는 내적인 부문이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마음과 좋은 시를 쓰고자 하는 결정적인 마음은 같다고 봅니다. 사진은 피사체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고, 시는 내면 혹은 감정의 흐름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같다고 봅니다."

최규근 시인은 40년을 일하고 퇴직하여 인생의 제2막을 디카시와 시작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며 자신의 디카시 한 편을 소개한다.

"디카시를 쓰다 보니 사물을 보는 눈의 깊이가 다르고 예리해지면서 때로는 느리게 걸으며 자연이 하는 소리를 들으려 예민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는 도중에 걷는 다리는 절로 힘이 붙고, 감각은 더 세밀해져서 번민과 열정이 뜨겁기만 했던 청년의 시절보다 지금이 더 좋습니다." 
  

진섬다리 ⓒ 최규근

 
진섬다리
- 최규근

어미는 뭍으로 뭍으로 이어내야 돈을 사고
막둥이 공책을 사주었겠다

세상을 잇는 탯줄이다
그러나
쉬엄쉬엄 하라고 하루 두 번 물에 잠긴다
   
강현분 시인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사진문학의 전망을 바라보며 소박한 포부를 밝힌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는 진화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스마트폰이 우리 몸의 일부가 됐듯이 영상과 사진이 우리와 가까이 있는 한 사진을 응용한 시, 사진과 언어로 구성된 시의 흐름은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한때 프랑스 영화계에 일었던 누벨바그(새로운 물결)의 영향처럼 사진문학에도 신선한 발상과 언어들이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영상과 활자가 공존하는 시대니까요.

사진은 내가 지나간 길이고 풍경입니다.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아름답듯이 우리가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제가 쓴 디카시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주고, 잊었던 정서를 찾아준다면 그것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규근 시인과 강현분 시인의 예술인으로서의 열정과 시인으로서의 따스한 시선을 응원하며, 끝으로 강현분 시인의 작품을 감상해 본다. 
 

어머니의 손 ⓒ 강현분

 
어머니의 손
- 강현분

오랫동안 젖었던 손이다
오랫동안 말랐던 손이다
그럼에도 얼마나 따뜻한 것이냐

- 강현분
시인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 회원
소래문학회 회원, 서울디카시인협회 정회원
시집 『시간도둑과 달팽이』(문학의 전당, 2015)

- 최규근
시인
자탄여풍(自歎麗風)
지리산자연문화해설사
전남문협 백일장대회 입상
서울디카시인협회 창립기념디카시공모전 입선
제5회 KT&G문학상 최우수상
서울디카시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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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백 시인, 소설가, 서울디카시인협회 대표, 문예지 <시인의 시선> 발행인, 문예신문 <시인투데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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