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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공간, 서울시의회로 임시이전..."서울시 유감"

[현장] 세월호 유족들, 전시물 직접 옮겨... "오세훈, 이후 방안 책임있게 협의해야"

등록 2021.07.27 14:28수정 2021.07.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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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기념관에 있는 전시물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 공간으로 옮기기 위해 자진 철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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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기념관에 있는 전시물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 공간으로 옮기기 위해 자진 철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자리한 '세월호 기억공간'을 해체하고 기억공간 내 전시물 등을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기억공간 내 희생자 사진을 직접 옮기고, 건물 해체 작업 역시 기억공간을 시공한 업체와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체된 기억공간 잔해물은 가족협의회가 안산에 직접 보관하기로 했다. 

27일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들을 만난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전시물은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으로 이동해 임시보관할 것"이라면서 "기억공간 건물은 철거가 아니라 해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부에 작품들이나 기록물들을 정리한 후에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기억공간 건물 해체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재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성껏 해체해서 이후 방안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겠다." 

유 위원장은 중재안을 내놓은 서울시의회에 대해서도 "정치적 차이를 내세우지 않고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참사의 교훈과 함께 민주주의의 열망을 담아내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대의에 집중했다"면서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리라 확신한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서울시가 발표한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했
다. 그는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계획과 연계해 건물을 철거하겠다고 합의하고 약속한 일이 없다"면서 "박원순 시장과 약속한 내용은 세월호 기억공간을 민주주의의 장으로 어떻게 만들어낼지 시민들과 혐의를 해나가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와 가족들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은 이병도 서울시의회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번주에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서울시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겠다"면서 "협의체를 구성해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뿐 아니라 촛불혁명과 6월항쟁, 4.19혁명 등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를 오 시장에게 계속 요구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세월호 기억공간’ 자진 해체 결정한 유가족 “서울시 책임 있게 협의에 나서라”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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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족들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직접 옮겼다. ⓒ 공동취재사진

 
이날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구체적인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를 통보했던 서울시를 향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가족협의회와 시민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 5일까지도 '공사를 위한 철거에 협조한다. 공사 이후의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서울시는 어떤 고민과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인 철거통보만 했다. 왜 임기 1년의 오세훈 서울시장에 의해 세월호 기억공간이 지워져야 하는지 따져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억공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추모와 기억,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을 하는 열린 소통의 공간이다. 그래서 오세훈 시장에게 다시 한 번 요청한다. 광화문 조성공사가 끝나고 난 뒤 어떻게 다시 민주주의의 역사를, 촛불의 역사를 광장에 담을지에 대해 고민해 달라."

한편 유족들 스스로 기억공간 해체와 전시물 이전을 진행한 이날도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 자리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확성기를 꺼내들고 조롱 섞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사진을 직접 포장해 옮기는 동안에도 "애들 사진 들고 집으로 꺼져라"라는 등의 말을 내뱉었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고 박원순 시장 재임기간인 2019년 4월 개관했다. 오세훈 시장 당선 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5일 유족들에게 '25일까지 기억공간 내 물품을 정리할 것'을 통보했다. 유족 측은 일방적 철거 요구를 비판하며 지난 23일부터 26일 오후까지 서울시와 대치해 왔다. 이후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시의회 내 임시공간을 조성하는 중재안을 마련하며 대치 상황은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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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유족들이 학생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유족들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직접 옮겼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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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기념관에 있는 전시물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 공간으로 옮기기 위해 자진 철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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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기념관에 있는 전시물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 공간으로 옮기기 위해 자진 철거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세월호 #기억공간 #오세훈 #유경근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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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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