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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지리산 성삼재·정령치 주차장 철거할 때"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 6일 '한 걸음 더 행동'... "생태계 심하게 훼손" 지적

등록 2021.08.05 09:08수정 2021.08.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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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성삼재 주차장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지리산 성삼재·정령치 주차장을 철거하라."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해발 1100m에 지어진 축구장 2.7배 넓이의 성삼재 주차장과 해발 1172m에 있는 정령치 주차장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지리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성삼재·정령치도로는 변해야 한다"며 '주차장 철거'를 촉구하는 행동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한 걸음 더 행동'의 일환으로 오는 6일 정령치 주차장에 모여 이같은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는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실상사, 지리산생명연대, 화엄사 등 단체와 종교계가 모여 출범한 연대조직이다.

성삼재·정령치도로는 88서울올림픽을 보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지리산국립공원을 편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1985년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차관 등 68억 원의 예산으로 정부가 직접 건설한 도로다.

이후 성삼재도로는 '지방도 861호'(지금은 '구례군도 12호'와 '지방도 861호'), 정령치도로는 '지방도 737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성삼재도로는 천은사에서 성삼재를 거쳐 반선까지, 정령치도로는 고기삼거리에서 달궁삼거리를 잇는 왕복 2차선으로, 1988년 개통됐다.

그런데 성삼재·정령치도로 건설로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잘리고 이동통로가 단절되면서 지리산국립공원 서북부의 생태계가 심하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성삼재 주차장은 1991년, 정령치 주차장은 1993년 각각 건설됐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에 있는 성삼재 주차장은 해발 1100m 높이에 1만1112㎡ 넓이이고 이는 축구장의 2.7배 크기이며, 정령치 주차장은 해발 1172m 높이에 4865㎡ 넓이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놀랄만한 일은 정령치 주차장은 국립공원 중에서도 보전의 강도가 가장 높은 자연보존지구에 건설됐다는 사실"이라며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연공원법(제18조, 용도지구)에 의하면, 자연보존지구는 생물다양성이 특히 풍부한 곳이거나 자연생태계가 원시성을 지니고 있는 곳 등에 지정되며, 학술연구·자연보호 또는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최소한의 행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 최소한의 공원시설의 설치과 공원사업 등만이 허용되는 지역이다"고 했설명다.

이어 "정령치 주차장이 자연보존지구로 지정됐다는 것은 주차장이 들어서기 전, 그 지역의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삼재·정령치도로에 차량이 너무 많이 몰려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는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기후위기시대, 탄소중립 실현에 국립공원이 앞장서서 실천해야함을 강조했고, 이를 위해 두 도로를 오가는 연간 100만대 이상의 탄소발생 차량을 통제하고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친환경셔틀버스를 제안하였다"고 했다.

이어 "해발 1172m 자연보존지구이며 백두대간 '마루금'에 위치한 정령치 주차장과 1100m 백두대간 마루금 상에 위치한 성삼재 주차장의 철거를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러나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구례군, 남원시 등의 핑계를 대며, 관련 조사와 주민 협력, 탐방객 홍보 등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말로만의 '탄소중립', '녹색뉴딜'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우리나라 최상위 보호지역인 국립공원, 국립공원 중에서도 보전의 강도가 가장 높은 자연보존지구, 우리나라 3대 생태축 백두대간의 중심인 마루금에 위치한 정령치 주차장, 성삼재 주차장의 철거를 요구하는 '한 걸음 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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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한 걸음 더 행동”으로 성삼재, 정령지 추차장 철거를 요구하기로 했다.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 #성삼재 #정령치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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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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