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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검 "증거조작 없었다" 결론... 유가족 '깊은 한숨'

"뒷받침할 증거 없다" CCTV 조작 등 모든 의혹 불기소 결정...유가족 "정확한 규명 안돼"

등록 2021.08.10 19:03수정 2021.08.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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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특별검사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 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현주 특별검사팀은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 모두 불기소로 결론 냈다. ⓒ 공동취재사진

 
이현주 4.16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 및 편집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아래 특검)팀이 10일 90일간의 수사 끝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 공소 제기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사참위)가 넘긴 참사 당시 증거조작 의혹과 규명 과제들은 ▲해군과 해경의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바꿔치기 의혹 ▲세월호 내 폐쇄회로(CC)TV 데이터 조작 의혹 ▲DVR 관련 청와대 등 정부 대응 적정성 등으로, 특검은 이들 의혹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 "DVR 수거 과정 의혹은 여전히 추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략) 데이터 조작이나 수거 과정 여부가 명쾌히 밝혀지리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참사 당시 미수습자를 수습하고 인양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밝히는 첫 출발이 될 거라 봤는데..."

주진철 특검보 : "수사팀을 이끈 수사 책임자로서 있는 사실을 못 밝힌 게 아니다. (그러한 의혹이) 없다는 걸 밝혀낸 것이다. (중략) 특검님은 수사로 다 밝혀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지만, 수사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한 수사가 이뤄졌고, 미진한 부분은 없다고 자신한다."


특검 "CCTV 급 중단, 급변침에 의한것"... 유가족 "결국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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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세월호 특검의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를 들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수사 결과 발표 자리에 참여한 세월호 유가족들은 '밝혀낼 수 없다'는 결론 앞에 아쉬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발표 직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종종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증거보단 해경과 해군 등의 진술에 의존한 수사였다는 주장이다. 수사 실무를 지휘한 주 특검보도 비판을 수용하기보다는 반박에 나섰다.

이현주 특검은 앞서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7년의 무게만큼이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며 특검 구성원 모두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했다"고 밝혔다.

가짜 DVR 바꿔치기 의혹의 경우, 당시 해군과 해경이 교신한 음성파일 분석과 세월호 참사 관련 대통령 기록물 등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참위가 문제제기한 시점에 DVR을 바꿔치기한 정황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


이 특검은 "오히려 누군가 은밀하게 세월호 선체 내부로 잠수하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수중에서 세월호 3층 안내데스크를 찾아가 세월호 DVR을 수거하고 아무도 모르게 참사 해역을 빠져나가는 게 극히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CCTV 조작 의혹은 증거 자체의 오염을 이유로 불기소 결정했다. 검증 대상인 CCTV 하드디스크가 일부만 법원에 제출돼 '전체 복원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문제였다. 사참위가 의혹을 제기한 대로, 같은 복원데이터를 개인 보관 중이던 복원촉탁인의 데이터를 특검이 분석한 결과, 해당 자료는 조사 대상 데이터 외 업무 자료까지 뒤섞여 검증 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사참위가 조작 근거로 제시한 '배드섹터 특이현상' '페이지 파일 특이현상' 등도 국과수 검증 결과 "데이터 복원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증거 수집 과정에서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따져본 결과도 같은 맥락의 설명이다. "청와대 등 정부 관계자의 직권 남용 및 직무유기 행위나 기타 정부 대응에 부적정하다고 해당하는 행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선내 CCTV가 참사 당일 오전 갑자기 꺼진 이유에 대해서도 명쾌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특검은 이에 대해 "명확히 말할 수 없지만 추측하기로는 급변침으로 인한 전원 차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이 또한 결국 추측인데, 그 (영상 종료) 시간을 넘어 안내데스크의 CCTV 영상이 떠 있었다는 걸 본 여러 사람들의 진술이 있다"면서 "이 의혹도 정확히 해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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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특별검사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 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이현주 특별검사팀은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 모두 불기소로 결론 냈다. ⓒ 공동취재사진

 
 
#세월호 #특검 #이현주 #증거조작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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