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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 나선 최재형 "카불 교훈은 안보의식 결여, 우린 병역필 집안"

조부 회고록은 공개 안 해... "친일 프레임 구태정치 그만"

등록 2021.08.18 17:00수정 2021.08.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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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가 독립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던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8일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이익과 복리를 생각하는 삶을 사셨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채널 '최재형TV' 갈무리. ⓒ 유튜브 최재형TV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8일 조부 고 최병규씨에 대해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이익과 복리를 생각하고 염원하는 삶을 사셨다"라고 주장했다. 조부의 만주 행적을 자세히 밝히거나 회고록 <사려와 조화>를 공개하진 않으면서 <오마이뉴스>의 검증 보도를 "미래의 발목잡기"로 깎아내렸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한 최 예비후보는 "조부는 일본인 교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항해 싸우면서 동맹휴학투쟁을 벌여 강제로 제적까지 당했다. 이후 농민들의 계몽과 독립운동도 펼쳤다"며 "또 만주 해림에서 조선인 거류민 대표로 있으면서 일제에 대항했고, 당시 일본인들에게 구타당하던 조선 청년을 구하려 일본인 경찰의 일본도를 뽑아 대적하다 그 자리서 물러난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최재형캠프의 김종혁 언론미디어본부장이 했던 주장도 되풀이했다. 이날 최 예비후보는 조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국방헌금'을 납부한 것과 증조부가 면장을 지낸 것을 친일행적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여매체들은 저희 증조부가 면장을 지내면서 조선총독부의 표창을 받았다고 친일파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들이 표창이라고 주장하는 국세조사기념장은 당시 인구조사를 시행한 면장 수만명에 일괄적으로 나눠준 기념주화다. 당시 이 기념장을 받은 수만명이 모두 친일파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친여매체는 저희 조부와 그 형제들이 국방헌금 20원을 냈다는 신문 기사를 근거로 친일파라고 주장한다"며 "일제는 만주사변 후 부족한 전쟁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국방헌납운동이라는 강제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평생 일제를 미워하며 살았던 조부와 형제들이 헌금 냈다는 이유로 친일파라고 하는 것이 가당한 주장인가"라고 덧붙였다. 

"카불 탈출 행렬 교훈은 내부의 안보의식 결여"

'안보 의식'을 내세우기도 했다. 조부의 독립운동 행적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반박하기 위한 자리에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남베트남의 공산화, 온 집안의 병역필 사실까지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최재형 예비후보는 "저희 아버님은 물론 작은아버님과 셋째 작은아버님 모두 6.25전쟁과 월남전에 직접 참여해 싸웠다. 저희 4형제 모두 육·해·공군 장교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며 "큰아들은 보육시설에 오래 있어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아도 됐지만 자진 입대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고, 둘째 아들은 현재 복무 중이다. 제 조카들과 조카사위들 10여 명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고 나열했다. 


그는 "우리나라만큼 불행했던 과거사를 현재로 끊임없이 소환해 미래의 발목을 잡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미래를 향해 국민들을 이끌고 나아가야 할 정치권이 이런 일에 가장 앞장서 가슴 아프고 참담할 따름"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아침,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선 수도 카불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점령됐다. 카불국제공항의 거대한 탈출 행렬을 보면서 1975년 미 철수로 공산화됐던 남베트남의 비극이 떠올랐다"며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국가를 무너뜨리는 것은 적국이 아닌 우리 내부의 안보의식 결여라는 것이다. 과거를 소환해 친일 프레임으로 가르는 구태정치는 이제 그쳐야 한다. 그런 올바른 정치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조부 회고록 <사려와 조화> 공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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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최재형 대선 캠프가 마련된 대하빌딩 앞에서 열린 '가짜 독립유공자 친일행적 최재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친일의혹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오마이뉴스>는 최재형 예비후보 부친 고 최영섭 대령이 쓴 <바다를 품은 백두산>과 몇몇 언론보도에 나오는 '최재형 조부는 독립유공자' 내용이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난 6일 보도에 이어 최재형 조부의 행적을 추적하는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때마다 최재형 캠프는 '조부의 독립운동 행적은 사실'이라고 반박해왔다. 

18일에는 최재형 캠프 측의 "조부가 북한 정부로부터 독립운동을 인정받아 해방 이후 토지를 몰수당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최영섭의 자서전 <바다를 품은 백두산>에 나오는 내용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 조부가 일제로부터 받았다는 '3년 주거제한형'이 일제로부터 받은 탄압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고, 조부가 만주에서 펼쳤다는 '조선인 거류민단' 활동 역시 독립운동이 아닌 일제의 만주 개척 정책에 호응하는 활동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역사적 정황도 제시했다.  

이같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선 최 예비후보 조부 최병규가 회고록 <사려와 조화>에서 자신의 만주 행적을 기술했는지, 했다면 어떻게 기술했는지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난 13일 이 책을 찾았다고 밝힌 최재형 예비후보 캠프는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재형 #국민의힘 #친일파 #대선 #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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