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육아,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바이콧, 스펜데믹, 미닝 아웃, 코로노미 쇼크... 코로나 시대 육아의 슬픈 자화상

등록 2021.10.15 09:28수정 2021.10.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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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기자말]
코로나 시대의 육아는 매우 한정적이고 지루하다. '집콕 육아'라는 단어가 이 시대를 대변하는 이유다. 7년간 아기가 생기지 않을 때 시험관을 권유받으면서 부부는 아기를 낳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한때는 비자발적 딩크족이 되기도 했다. 아기를 낳는 것은 하늘이 허락할 일이라 진심 어린 기도만 할 뿐이었다. 기다리던 아기는 코로나와 함께 찾아왔다. 1년 10개월여의 코로나19의 유행에 아기는 돌을 맞았다.

사랑도, 임신도, 역병도 그렇다. 어느날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온다. 갑자기 온 임신과 출산을 하필이면 이 시대에 맞은 부부는 코로나19와 경제 신조어를 일상에서 체감했다. 바로 '바이콧'과 '스펜데믹' 그리고 '미닝 아웃'과 '코로노미 쇼크'다.


바이콧, 스펜데믹, 미닝 아웃

 

바이콧 캡처 네이버 사전 바이콧 검색 화면 캡처 ⓒ 최원석

 
'국민 여동생', '국민 배우' 등 국민이라는 타이틀은 쉽게 붙이지 않는다. 육아에서도 그러한데 아기를 임신하고 나서 주위 분들께 '꼭 있어야 한다, 집에 하나씩은 다 있는 이유가 있다'던 '국민 육아템'과 '육아 필수템'이라는 것들을 많이도 추천을 받았다. 어떤 물건을 사야 하는 것을 권장하는 '바이콧'으로 아기의 장난감의 구입과 구매를 제안받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육아를 해보니 왜 국민 육아템이라고 불리는지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아기의 시기별로 있는 상품들이고 실제 사용해보니 아기의 양육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집콕 육아'의 정점인 '코시국의 육아'에서는 이 장난감들이 필요했고 유용했다. 육아 말고도 아기가 시기에 맞는 발달을 하고 있는지 이 육아템들로 체크가 가능했다. 이 점도 이 장난감들을 추천하는 이유인 듯했다. 
 

스펜데믹 캡처 네이버 지식 사전 스펜데믹 캡처 ⓒ 최원석

 
'스팬데믹 현상'이라는 단어는 "코로나19 시대의 과잉 소비를 뜻하는 신조어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야외 활동은 줄었으나 집안에서의 생활이 늘면서 나타나는 과소비 현상을 가리킨다".

스팬데믹 현상은 이 시국을 겪으며 사회적으로 '줌(zoom) 회의문화'와 '홈트(홈 트레이닝)', 집에서 우리 아이처럼 셀프로 100일과 돌 사진을 찍는 일명 '홈 스튜디오' 문화 등을 만들어 냈다. 나도 줌으로 '주민자치 예산 위원회'의 업무를 처리하고 지금은 '남북 경제 협력 전문가 과정'을 듣고 있다. 아기 엄마는 유튜브를 보며 아기가 자는 시간에 요가를 하거나 홈트레이닝을 한다. 

아기를 어렵게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시국의 육아라 아기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른바 국민템들 말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물건들을 사기도 했다. 


초창기에 아기의 장난감들을 처음이니 새 걸로 사주고 하나라도 더 사주려고 노력했는데 이 것이 나중에 보니 스펜데믹 현상이었다. 처음 겪는 '집콕 육아'의 불안감으로 물건을 하나하나 더 구매하다 보니 결국은 스펜데믹 현상을 극심하게 겪고 있었다. 불안감에 과한 결제와 구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비자가 소비 행위로 자신의 정치·사회적 신념이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미닝 아웃(Meaning out)' 현상도 이 시국의 육아에 있다. 엄마들이 미닝 아웃을 표현하는 주된 방법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SNS의 해시태그 기능 등을 사용해 자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 입장이나 신념을 공유하고, 사회적 관심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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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닝 아웃 캡처 미닝 아웃 네이버 지식사전 캡처 ⓒ 최원석

 
OO기업 사례가 그 대표적인 예다. 얼마 전, 유제품 업체 OO기업 사태가 엄마들의 공분을 샀고 엄마들은 이 OO기업의 불매 운동을 주도했다. 이 불매 운동에 아내도 동참을 했을 정도다.

새로운 분유를 아기가 거부해서 결국 무산이 되기는 했지만 엄마들이 집 안에서도 큰 메시지를 내고 단체 행동까지도 옮길 수 있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 준 사례다.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 육아를 하다가 엄마들이 미닝 아웃으로 외부로 의견을 표출하고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코로노미 쇼크

코로노미 쇼크라는 단어가 있다. 코로나(코로나19)와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의미한다. 지난 여름, 액수는 상세히 적지 않겠지만 에어컨 사용과 전기의 사용이 많아지고 아기가 일명 베터 파크(베란다+워터파크)를 이용하는 일이 잦아들면서 전기 사용량과 물의 사용량이 급증했다. 그로 인해 가계의 경제에 많은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집에서 아기를 온전히 돌보는 이 시대 육아의 폐해를 정면으로 맞이한 순간이었다.

아기가 태어나서 아기 엄마의 산후조리를 하던 시점이던 지난해 11월부터는 온도가 떨어지면 일정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보일러와 라디에이터를 하루 종일 가동했고 온도를 체크하며 히터와 난방기를 사용했다. 에너지 효율등급의 유용성과 누진세의 무시무시한 공포를 몰랐던 아빠는 지난겨울 전기세 폭탄을 맞는 대환장 파티를 경험하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이번 해에 효율이 좋은 히터와 난방용품들을 직접 사서 미리 비치해 두었던 이유다.
 

코로노미 쇼크 캡처 네이버 지식 사전 코로노미 쇼크 캡처 ⓒ 최원석

 
코로나 이 시대의 육아는 그 결이 달랐다. 체험해 본 코로노미 쇼크는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 크기를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평소 안 쓰는 전기는 코드를 분리해서 차단했다. 개별 버튼이 있는 멀티 어답터로 모든 전기를 제어하고 조명을 전부 LED로 바꾸었으며 마당의 조명을 모두 태양열 전지로 교체했다. 이렇게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자 노력을 했음에도 전기 사용량은 최고치를 항상 경신했다. 말 그대로 코로노미 쇼크를 제대로 겪어야 했다.

비가 많이 오고 가을장마가 있었던 10월, 여러 가지 이유로 솟구쳐서 올라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서 아기의 돌상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큰 부담을 겪었음을 고백한다. 이 또한 이 시국의 육아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코로노미 쇼크에 엄연히 해당하는 일이다.  

아기를 육아하는 다른 가정을 생각하게 되고 항상 그들을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는 건 바로 이런 경험 때문이다. 고통받는 엄마 아빠들과 아기들의 고민이 정확히 어떠한 현상에 해당되는지 정리하고 공유해 드리기 위해 글을 쓴다.

이 시국, 늘어날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존경하는 독자님들께 알려 드리며 글을 마친다.
 

전기 요금 실시간 확인 전기 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 하는 방법을 전해 드립니다. ⓒ 최원석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추후 기자의 브런치에 실립니다.
#코로노미쇼크 #스펜데믹 #바이콧 #보이콧 #미닝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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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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