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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세 단단하지만 허약, 대결적 자세론 과반 못 돼"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 ② "난 심야 술집 단속 이런 거 안해"

등록 2021.08.25 13:44수정 2021.08.2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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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예상하는 민주당 경선 승리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였다. 하지만 이재명이 경기도에서 새롭게 시행하는 정책들은 '이재명표'로 전국적 이슈가 된 일이 많은 반면, '원희룡표' 제주도정은 널리 알려진 게 많지 않다.

2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원희룡 예비후보는 "이재명 지사야 정책 세팅 때부터 이슈 파이팅을 하니 그런 것들이 잘 보이는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프로젝트, 교육·창업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한 미래산업 모델 케이스 등 자신의 역점 사업들을 소개했다.

그는 이재명 지사를 겨냥해 "나는 심야 술집 단속 이런 건 안 했다"며 "소방관이 죽어가는 데엔 안 가고, 기자까지 동원해 술집 단속까지 하면 되는가"라고도 했다. 지난달 22일 경기도의 집합금지 위반 불법영업 단속 현장에 이 지사가 나타난 걸 홍보한 일, 쿠팡 물류창고 화재사고 당시 유튜브 촬영으로 타 지역에 가 있었던 일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제주도지사를 사퇴한 부분도 이재명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도지사 사퇴는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있다. "대통령 경선을 뛰어야 하는 입장에서 명확히 책임과 권한을 물려주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말하는 원희룡 예비후보에게 돌발 질문을 던졌다. "오늘(23일) 0시 기준 제주도 확진자가 몇 명 나왔느냐"고.

원 예비후보는 단박에 "32명"이라고 정답을 제시하며 "코로나 상황은 계속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지지세를 놓고 원 예비후보는 "실체가 있다"며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꿔놓는 데 파격적으로 도전할 거 같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것 같고, 나보다 유복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많이 괴롭혀 줄 것 같은 그런 것들이 지지하는 마음에 깔려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그 지지세는 "단단하지만 허약하기도 하다"는 게 원희룡의 진단이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을 강조하는 그런 노선으로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더 부추기게 된다. 부의 과격한 분배에 따른 결과에 대해 중도층은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라며 "과반의 지지세는 어느 쪽으로 형성될까. 중도쪽으로 형성될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희룡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재명 지지에는 실체가 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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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더불어민주당 최종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보나.

"이재명이다. 이재명 지지에는 실체가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꿔놓는 데 파격적으로 도전할 거 같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것 같고, 나보다 유복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많이 괴롭혀 줄 것 같은 그런 것들이 지지하는 마음에 깔려 있다고 본다."

- 계급적 요인이 깔려 있다면 결집력이 상당히 단단하지 않을까.

"단단하지만 허약하기도 하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영원히 비주류 측면에서 전복을 통한 평등을 달성하려 하면 결과적으로는 약자만 더 피해를 본다. 경제적 불평등을 강조하는 그런 노선으로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더 부추기게 된다. 부의 과격한 분배에 따른 결과에 대해 중도층은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다. 이재명은 '나는 기업도 잘 (관리)할 수 있고, 행정도 통합적으로 잘했다' 주장하겠지만, 이에 근본적인 불신과 의구심을 갖고 있는 국민도 많다. 이재명은 대결적인 자세다. 그렇다면 과반의 지지세는 어느 쪽으로 형성될까. 중도쪽으로 형성될 거라 본다"

- 이재명 지사의 경우 경기도의 정책이 항상 뉴스가 된다. 경기도 3차 재난지원금도 정부가 지급하지 않는 상위 12%에게 경기도가 지급하기로 하면서 관련 이슈를 자기 것으로 가져갔다. 그런데 원희룡은 제주도 정책으로 전국적인 뉴스가 되는 일이 적었던 것 같다.

"이재명 지사야 정책 세팅 때부터 이슈 파이팅을 하니 그런 것들이 잘 보이는 거다. 제주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프로젝트, 교육·창업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한 미래산업 모델 케이스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졌고, 정부 뉴딜사업 때 제주 사례를 시범케이스로 삼아 전국에 확산한 경우도 많다.

나는 심야 술집 단속 이런 건 안 했다. 불난 현장에는 (지사였던) 제가 달려갔겠지만, 술집 단속에 도지사가 가면 안 되지 않나. 소방관이 죽어가는 데엔 안 가고, 기자까지 동원해 술집 단속까지 하면 되는가."

"이재명 '지사 찬스' 남용... 도지사가 술집 단속 가면 되겠나"

- 지사직 사퇴에 대해서도 서로 달랐다. 최근 제주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지사직을 중도 사퇴한 건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히려 제가 퇴임하니 부지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올렸다. 저는 3·4단계의 경우 지역 경제에 문제가 되니, 획일적인 거리두기보다 방역지침을 실제 잘 지키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획일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소상공인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다.

저는 대통령 경선을 뛰어야 하는 입장에서 명확히 책임과 권한을 물려주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먹방'을 하다가 소방 화재 현장까지 동시에 갈 순 없지 않나. 도지사의 시간·예산·인사 이 부분을 깨끗이 정리하는 게 제가 가진 공직에 대한 관점이다. 상위 12% 소득자들이면 버스회사 사장들이고 백화점 사장들 그런 사람들일 텐데 그들에게 경기도 예산을 뿌려서 재난지원금을 왜 주나. 이재명은 '지사 찬스'를 남용하는 거라 본다."

- 오늘(23일) 0시 기준 제주도 확진자가 몇 명 나왔나.

"32명이다. 코로나 상황은 계속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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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제주지사를 지내면서 '도민 삶이 이렇게 달라졌다, 이런 제주를 만들었다'고 자랑할 만한 점은?

"가장 가고 싶고, 살고 싶은 핫플레이스에 제주가 7·8년 사이 베스트에 올라섰다. 제가 지사로 있으면서 첫번째로 도민들이 중국 자본에 의한 개발 공포로부터 벗어났다. 취임 당시만 해도 중국 자본에 잠식될까 공포 분위기였는데, 제가 개발 프로젝트 대부분을 중단했다. 제가 갔을 때 농지 투기, 부동산 투기가 정점이었는데, 이제는 하향 안정됐다. 7년 내내 씨름했다.

두번째는 기후변화, 인공지능 미래 인재·산업을 키운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청년들에게 월 150만원씩 훈련수당을 주면서 창업 훈련을 2년 동안 강도높게 실시했다. 일정 정도 성과를 내는 궤도까지 올렸다."    

- 제2공항, 강정마을, 비자림로 문제 측면에선 도지사로서 갈등 중재자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자평하나.

"강정마을 이슈는 사면복권 문제가 남아있지만 거의 해결했다고 본다. 시간이 걸렸지만 투쟁위원장 등 몇 사람 빼고는 많이 치유됐다. 제2공항은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되지 않아 찬반이 엇갈린 상태인데, 이건 중앙정부가 해결해야 한다. 지사로서 한계에 부딪혔던 문제다. 문재인 정부의 무책임에 너무나 분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비자림로의 경우 환경청과 조율하면서 새똥구리 등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해 환경단체 입장을 수용하는 단계까지 갔다."

"중국 자본의 제주 잠식 우려 잠재워... 생애 첫 주택에 국가가 절반 투자"

- 대선에 앞서 '반반주택' 공약을 내놨다. 핵심은 생애 첫 주택이면 정부가 집값의 50%를 '투자'한다는 것인데. 정부가 집값의 반을 내면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등기부상 국가 지분이 2분의 1이라는 거다. 집값이 오르면 자기 지분에 따른 가액도 오르고, 국가의 가액도 오른다. 시장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거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지금 설계한 건 10년 이내 하락분에 대해선 국가와 개인이 같이 부담하는 형태다. 대신 장기 실거주로 가면 국가에서 보험을 통해 안아줄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집값이 전체적으로 떨어질 정도면 해당 주택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문제다. 과잉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5억원 짜리 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대학 졸업 후 괜찮은 데에 취업해도 연봉이 3000만원이다. 언제 저축해서 언제 집을 사나. 그런데 대출을 받더라도 (지금은) 전부 가계부채다. 원리금을 갚으면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국가가 집값 절반을 지분투자하면 2억5000만원은 국가가 부담한다. 나머지 본인 지분에 대해선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 집값이 상승할 것 같으면 지분을 인수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 실수요로 지내겠다면 인수하지 않고 평생 살아도 된다.

재원 마련이 문제지 않나. 금융위원회와 계산해봤다. 1년에 7조원 주택저당채권을 발행하면 아주 보수적으로 잡아도 22조원이 든다. 1년에 7조원만 꾸준히 출연하면 연간 10만호를 계속 누적 제공할 수 있다."

- 제주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걸로 안다. 제주시 노형동 신축 아파트의 경우 평당 3000만원까지 올랐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탓인가?

"제주는 2010년경부터 이주 열풍으로 부동산 광풍이 한 차례 불었다. 제가 취임하면서 대규모 공급정책을 펼쳐 오히려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하락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하루아침에 다 망쳐 놓았다. 수도권과 지역 가릴 것 없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풍선효과가 제주까지 영향을 미쳐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지방의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라도 수도권 집값을 잡아야 한다."

- 제주의 연세는 전세와 비교해 세입자에 불리하다고 평가된다. 도지사 때 연세는 줄이고 전세는 확대하는 정책을 폈는지. 성과는 어떤지.

"지사 취임 후 연세로부터 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주택 10만호를 공급하는 내용의 '제주형 주거복지 종합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이 중 3만호 가량은 임대주택이다. 사회초년생에는 행복주택 7000호로, 저소득층에는 국민임대주택 3000호, 공공임대주택 1만호, 민간 1만호 등으로 집중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주택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확대, 주거복지센터 운영 등도 시행하고 있다."

- 전기차 하면 제주인데, 전기차 보급의 핵심 비결은 무엇인가. 전국의 교통수단을 친환경으로 바꾸려면 무엇이 관건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제주는 10년 전부터 도내 모든 내연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긴 '탄소없는 섬 2030'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8년 연속 전기차 점유율 전국 1위이고, 도내 운행차량(39만7000대)의 5.49%가 전기차다. 가장 먼저 전기차 보급과 이에 따른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고, 나아가 전기차 전후방산업 육성에도 앞장선 결과다. 제주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전기차 및 탄소중립 선도국가로 만들 계획과 실천 방안을 갖고 있다."  
#대선주자 #원희룡 #이재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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