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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비호감' 보수 개신교계가 살 길, 차별금지법에 있다

차별금지법 21대 국회 통과 오체투지 행진을 보며

등록 2021.08.31 20:54수정 2021.08.3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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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30일 오전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 국민동의 10만 청원 존중과 21대 국회 차별금지법 통과를 촉구하며 오체투지에 나섰다. ⓒ 지유석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30일 오전 차별금지법 제정 국회 국민동의 10만 청원 존중과 21대 국회 차별금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오는 9월 10일까지 매일 30km 씩 이어질 이번 오체투지 행진은 차별금지법이 적시한 차별사유인 성별, 장애, 인종, 임신 또는 출산,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지향 등과 관련해 활발히 활동 중인 단체를 찾는 방식으로 진행 예정이다. 첫날엔 진보성향의 개신교계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있는 서울 종로 5가 한국기독교회관을 찾았다.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된 시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차별금지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1대 국회가 출범하자마자 가장 먼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법안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박주민 의원 등도 발의에 나섰다. 지난 6월 14일엔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소관위원회 회부 기준인 10만 명 동의를 채웠다. 

하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또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반대는 넘어야 할 가장 큰 걸림돌이다. 보수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이 공론의 장으로 나올 때마다 차별 금지 사유로 적시한 '성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성정체성을 차별 금지사유로 인정하면 동성애가 창궐(?)할 것이라는 게 보수 개신교계가 일관되게 취하는 입장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오체투지 행진 출발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보수 개신교계에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세상이 망할 것 처럼 호도한다. 차별금지법은 국민과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임에도 동성애만 끄집어내 언론에 홍보한다"고 비판했다.

개신교라 차별 받는다면? 그래서 차별금지법 !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계, 더 나아가 개신교계 전반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차별금지법은 개신교계의 존립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이란 걸 말이다. 

코로나19 시대, 교회는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해 8월 전광훈 목사 주도로 8.15광화문 집회가 열린 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확산됐다. 

전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 인근 상인들은 "(사랑제일교회) 관계자 출입을 통제한다. 위반시 법적 조치 하겠다"는 글귀가 적힌 팻말을 내걸었다. 교회 인근 상권은 교회 신도들을 주고객으로 한다. 그런데도 주변 상가 상인들이 이 같은 팻말을 내건 것이다.  

사랑제일교회를 비롯, 집단확진 사례 진원지 중 상당수는 교회였다. 한국기독교사회연구원(아래 기사연, 김영주 원장)이 지난 5월 발간한 '코로나 바이러스 종교시설(개신교) 집단감염 사례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2021년 2월 24일까지 질병관리청 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종교시설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3대 주요 종교시설 집단감염 사례는 총 54건이었으며 이중 51건이 개신교 교회로 조사됐다. 

기사연은 이 같은 통계를 발표하면서 ""개신교 집단감염 사례는 타종교에 비하여 절대적으로 많은 비율을 보인다. 이러한 피해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수 있기에, 더욱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교회는 이 같은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일부 교회는 대면 예배를 강행했으니 말이다. 

교회의 이 같은 행태는 비호감으로 이어졌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이사는 최근 나온 책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가 신뢰의 위기에 처했다고 적었다.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들은 일종의 시대착오적 종교로서 극한 비호감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시대가 도래했고, 위기는 극대화되었다. 교회는 이제까지 겪었던 것보다 더욱 재앙적인 신뢰의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개신교 교회의 비호감 이미지는 상당 기간 남을 가능성은 아주 높다. 

실제 사랑제일교회는 방역 수칙을 무시해 오다 폐쇄 명령을 받았다. 일부 목회자들이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달라며 대면예배를 고집하고 있기도 하다.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등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예방하자"는 게 차별금지법의 근본 취지다. 

일부를 제외하고, 개신교 성도 다수는 선량하다. 그리고 개신교계가 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앞서 적었듯 오체투지 행진단은 첫날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찾았다. 
 

국회 국민동의 10만 청원 존중과 21대 국회 차별금지법 통과를 촉구하고자 오체투지에 나선 행진단은 첫날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찾았다. ⓒ 지유석

 
행진단을 맞은 장기용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과 박승렬 NCCK 인권센터 소장은 지지와 연대를 표시했다. 장 위원장은 "차별금지법 반드시 제정되어 민주주의 선진국임을 이뤄가는 한편 사람들이 희망의 꽃 피어나가기를 바란다. NCCK 정평위는 오체투지라는 고단한 싸움 하는 분들을 적극지지하고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적어도 21대 국회, 아니 2021년 내에 차별금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기 바란다. 특히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그 정치적 책임을 다해주기 바란다. 일부 보수 개신교계도 극력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이 법이 생존을 위한 법임을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조계종 사노위 위원장인 지몽 스님이 행진 선봉에 서 있다. 앞서 언급했듯 오는 9월 10일까지 오체투지 행진이 이어진다. 감염병 예방법을 들먹이는 경찰의 통제로 인해 많은 이들이 오체투지에 함께 하기는 여의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행진단 일정 내내 연대할 것을 약속한다. 
덧붙이는 글 미주 한인매체 <뉴스 M> 동시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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