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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 가득한 청도... 드라이브 하기 좋은 날

[코로나 시대 여행법] 경북 청도 운문댐 및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 집필 시작한 운문사

등록 2021.09.13 14:04수정 2021.09.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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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규모의 상수원 전용댐인 청도 운문댐 ⓒ 한정환

  
올여름 지긋지긋한 무더위를 이겨내고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던 가을의 문턱에 복병이 찾아왔다.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가을장마이다. 언제 비가 갑자기 내릴지 모를 잔뜩 찌푸린 날씨의 연속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장마로 인하여 10여 일 동안 외출은 엄두도 못 내고 집 주위만 빙빙 돌고 있다. 가슴이 답답하다. 이런 날은 잠시라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호반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운문댐


지난 5일,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경주에서 승용차로 2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경상북도 청도군에 소재한 운문댐과 운문사를 찾아보았다. 운문사를 가기 위해서는 경주 시내에서 서쪽으로 26km 지점에 위치한 산내면을 거쳐야 한다.

산내면은 청도군과 영천시, 울산광역시 상북면과 접해 있는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소문난 곳이다. 그만큼 공기가 맑고 산과 강이 수려한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경주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암 환우들이 치유 목적으로 많이 찾아와 장기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경주시 산내면을 지나면 청도군 운문댐 상류와 연결된다. 운문호는 댐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쪽으로 20번 국도와 69번 지방 도로가 운문호의 삼면을 감싸고 있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호반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운문댐 수몰민들을 위해 세운 망향정 ⓒ 한정환

 
운문댐 하류 방향으로 내려오면 도로 우측에 망향정이 보인다. 운문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어 고향을 잃은 분들이 고향 산천이 그리울 때 다시 찾아와 서로의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세워진 정자이다.

망향정 내부에는 수몰된 7개 마을의 옛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 전시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운문댐 전망대 역할도 하는 망향정에 올라가면 운문댐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호수처럼 넓고 잔잔한 모습의 깨끗한 물과 푸른 산들을 바라보니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이 치유되고 가슴이 뻥 뚫리는 속 시원한 느낌이다.

총저수량이 1억 3500만 톤인 운문댐은 전국 최대 규모의 상수원 전용댐이다. 경상북도 청도군과 영천시, 경산시, 대구광역시 수성구, 동구 일부에 수돗물을 공급한다. 운문댐 하류보 동창천 물놀이터 주변으로는 운문댐을 찾는 관광객들의 휴양지 및 캠핑을 위한 장소로 알려진 대표적인 유원지 중 하나이다.


여기에다 올해 11월 준공 예정인 운문산 둘레길 조성 공사가 끝나면 운문댐 하류 베이스볼 파크 야구장에서 운문사 경유 신화랑 풍류마을까지 총연장 25.45km 트레킹 코스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문댐은 푸른 하늘과 산과 맑은 물이 너무 잘 어울려 사계절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명소 중 한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로 2489번지(K-water 운문권지사)
개방형 주차시설 : 망향정 및 청도 베이스볼 파크 야구장 일반인 주차장(트레킹 코스 시작지점)
  

호거산 운문사 입구 돌담길 ⓒ 한정환

 
운문사의 명물, 단아한 모습의 처진 소나무

운문댐의 수문을 돌아 언양 방향으로 향하면 신라시대 고찰인 운문사 가는 길이 보인다. 운문댐 삼거리에서 운문사까지 거리는 13.4km이며 승용차로 20여 분이 소요된다.

매표소에서 운문사 사찰 입구까지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가는 방법과 '솔바람길'을 따라 도보로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승용차를 타고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기며 가도 좋고, 솔향과 바로 옆에 흐르는 계곡물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1.2km 솔바람길을 걸어가도 운치가 있어 좋다. 관광객이 많이 붐비는 주말을 피해 가족, 연인들과 함께 힐링여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여기만 한 장소도 없는 것 같다.

사찰 입구인 범종루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3개의 비각이 있다. 보물 316호인 원응국사비이다. 고려 중기의 승려 원응국사 학일의 행적을 기리기 위한 비이다.
  

청도 운문사 명물인 처진 소나무 모습 ⓒ 한정환

 
사찰 입구인 범종루 바로 앞에는 운문사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모으는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표고버섯 같기도 하고, 펼친 우산 같기도 하다. 처진 소나무 뒤편에 보이는 호거산의 모습과도 흡사한 운문사의 명물 중 명물이다.

처진 소나무로는 우리나라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수령 500년이 훌쩍 넘는 처진 소나무는 높이가 6m, 줄기 둘레가 3.5m로 기재되어 있으나, 지금은 많이 자라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고승 한 분이 소나무 가지를 꺾어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운문사에서 매년 봄에 막걸리를 물에 희석하여 소나무 가장자리에 주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경내에는 보물 제678호로 지정된 운문사 동·서 삼층석탑, 조선 숙종 44년(1718)에 중건한 불전 건물인 대웅보전, 운문사의 전신인 대작갑사의 유래를 알게 하는 유일한 건물인 작압 그리고 만세루, 감로수 앞 법륜상 등 볼거리들이 많다.

운문사는 1277년 일연 스님이 주지로 머물면서 이곳에서 삼국유사의 집필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운문사는 승가대학과 대학원, 율원과 선원을 갖춘 전국 최대 규모의 비구니 교육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도 운문산 사리암 생태탐방로 옆 계곡 모습 ⓒ 한정환

 
운문사 경내 관람을 마치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운문사에서 사리암 주차장까지 2.3km 운문산 생태탐방로를 걸어가며 주변 경관을 즐겨도 좋다. 체력이 허락하면 사리암 주차장에서 사리암까지 1.1km 구불구불 끝이 보이지 않는 1008계단을 통과하면, 고즈넉한 산사의 아름다움과 바로 앞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멋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운문산 일대는 지형과 경관이 수려하며 깨끗하고 공기가 맑으며 아름다운 계곡이 잘 보전되어 있어 '영남알프스'라고 불리고 있는 지역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맑은 계곡물소리와 푸른 숲 등 힐링공간이 필요할 때 여기를 찾으면 좋을 것 같다.

* 찾아가는 길
주소 :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사길 264번지(운문사)
주차료 : 승용차 2000원,
입장료 :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운문댐 및 운문사 유튜브 동영상 링크 주소
https://youtu.be/KjJvUe6GEp8
#청도 운문댐 #청도 운문산 사리암 #운문댐 망향정 #청도 호거산 운문사 #운문사 처진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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