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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강남 아파트가 1억? SH 장기전세주택 가치 저평가

시세와 동떨어진 장부가로 적사사업 인식... "장기전세 확대 방안 제시해야"

등록 2021.09.15 11:52수정 2021.09.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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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은평뉴타운 내에 있는 장기전세(시프트) 주택. ⓒ 오마이뉴스 김시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보유한 장기전세주택(SHIFT) 자산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SH공사가 보유한 20억 강남 아파트의 장부가는 1억원인데, 이렇게 되면 공공주택사업이 적자사업으로 평가되면서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 장기전세주택 현황'에 따른 사업지구별 장기전세주택 세대 수, 취득가, 장부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SH공사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 수준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공 주택으로 지난 2007년부터 보급됐다.

조사결과 장기전세주택 3만2964세대의 실거래 가격은 33조6554억원이었다. 그런데 SH공사 장부가액은 이보다 26조원이나 낮은 7조471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재산 가치보다 26조원이나 저평가된 것이다. 토지 가치 상승은 반영하지 않고, 건물 감가상각만을 토대로 장부가를 산정하면서 시세와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 2007년 발산·장지지구에서 처음 공급된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취득가는 발산2단지 (전용 59㎡) 1억1000만원, 장지10단지(전용 59㎡) 1억5000만원이다. 14년이 지난 현재 시세는 각각 7억8000만원, 12억5000만원으로 취득가의 7~8배로 상승했다. 하지만 SH가 평가한 장부가는 취득가보다 더 낮아졌다. 토지 가격 상승은 반영하지 않고, 건물 감가상각만 반영하면서 발산2단지는 8000만원, 장지10단지는 1억2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장기전세주택 장부가 비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세와 장부가와의 차액이 가장 많이 나는 단지는 강일1지구다. 모두 1667세대가 공급된 강일1지구의 시세는 1조6930억이지만 장부가는 3502억으로 시세보다 1조3000억원 이상 과소평가 돼 있었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전용 59㎡)도 시세는 25억이지만 장부가는 1억원에 불과하다.

취득가액 기준으로 시세가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서울 강남구 청담자이였다. 이 아파트의 취득가는 1억7000만원이지만 현 시세는 28억4000만원으로 취득가의 16배가 됐다. 이외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대치팰리스, 서초삼익롯데캐슬프레지던트, 도곡진달래 등 강남 재건축단지에서 매입한 장기전세주택 모두 20억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달 경실련 국장은 "공공주택 자산이 저평가되면, 적자사업으로 인식돼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어렵다"면서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공공주택 자산을 제대로 평가하고 적극적인 공공주택 확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장기전세주택의 임대보증금도 더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장지지구 전용 59㎡의 보증금은 2007년 1억1000만원에서 2021년 8월에는 4억5000만원으로 4배로 상승했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의 보증금도 2009년 3억원에서 2021년 8월에 10억원까지 상승했다.


경실련은 "장기공공주택 확대는 서울시민에게는 저렴한 공공주택 제공, 서울시는 집값 안정과 자산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공주택 사업"이라며 "공급 초기 시세의 50~60%에도 공급했던 만큼 전세 공급가격을 더 낮춰 서민 주거 안정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 #장기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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