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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성의 고발장과 조선·동아 기사의 오류 똑같아"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등록 2021.09.24 07:26수정 2021.09.2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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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이영광


지난 2일 인터넷 매체인 <뉴스버스>가 지난해 총선 직전 검찰 간부가 당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여당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대상이 된 언론인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아내와 장모의 비리를 보도한 기자가 있어 검찰의 사유화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고발 대상자에 포함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는 2019년부터 검찰 문제와 함께 윤석열 전 총장 아내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그는 이 문제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궁금해 지난 15일 검찰의 고발 사주 대상자인 심인보 기자를 서울 중구에 있는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만났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해 총선 전 검찰 간부가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에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나왔잖아요. 당사자로서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사안이라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데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란 전제하에 말씀을 드릴게요. 제가 지난 2년 동안 검찰의 너무 비대한 권한, 무소불위의 권한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왔잖아요. 핵심이 뭐냐면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죄 없는 사람들한테 죄를 만들어줄 수 있고 죄 있는 사람들의 죄는 덮어 줄 수 있고요, 그걸 이용해서 이른바 검찰 패밀리들이 경제적 이익이든 정치적 이익이든 법적 이익이든 누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거든요.

이번 사건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검찰이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벌인 일이에요. 수사와 기소의 시발점이 되는 고발도 자기들 뜻대로 하려고 한 거잖아요. 한 마디로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을 검찰권이 작동하는 영역으로 끌고 와서 때리려고 한 거죠. 끌고 오는 게 문제니 그 방법으로 고발 사주를 택한 것이겠죠. 물론 의혹이 사실이라면요."

- 윤석열 전 총장의 개입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윤석열 전 총장이 개입했는지 아닌지는 매우 중요하지만, 설령 윤석열 전 총장이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우 문제적인 사건이라고 보는 것이죠.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게 사실이라면 개입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왜냐면 대검 수사 정보담당관이라는 자리가 혼자서 움직일 수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에요.

다른 한 가지는 고발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이 정치인하고 언론인이잖아요. 언론인들 고발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면 검찰에 비판적인 다른 보도들, 예를 들어 제가 '죄수와 검사'를 보도했을 때는 이런 반응이 아니었거든요. 그냥 해명자료 내고 검찰 출입기자들한테 설명하는 정도의 대응을 해왔죠.

그런데 이번에 검찰이 고발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한 보도는 저희 <뉴스타파> 같은 경우는 윤석열 전 총장의 아내, 그리고 MBC 보도는 윤석열 총장 측근에 대한 보도였잖아요. 유독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보도에 이렇게 과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여러 언론이 지적하고 있지만 검찰 권력의 사유화를 보여 주는 일이고 그런 의미에서 역시 심각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건희씨가 <뉴스타파> 미워한다는 얘기 건너 들은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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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7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부인 김건희 코비나 컨텐츠 대표와 함께 자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고발 명단에 이름이 들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어떠셨어요?

"제가 재작년부터 '죄수와 검사' 보도를 하고 연이어서 윤석열 총장 아내 주가조작 의혹 보도하고 그다음에 장모 문제도 보도했거든요. 그때 주위에서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어요. '몸조심해라', '밤길 조심해라', '윤석열 총장이 만약에 대통령 되면 너 이민 가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들이요.

당시에 저는 '우리나라가 그렇게 야만적인 사회가 아닙니다'라면서 그냥 웃으면서 넘겼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고발 사주 의혹이 보도되고 나니까 '내가 생각이 짧았나? 그분들이 했던 걱정이 나름의 경험과 일리가 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 낌새 같은 건 없었어요?

"저는 전혀 그런 걸 느끼지 못했는데, 사실은 건너 건너 들은 이야기가 있어요. 신빙성이 있는 얘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이 김건희씨의 측근한테 들었다면서 김건희씨가 <뉴스타파>를 무척 미워한다는 얘기를 하더라는 걸 건너 건너 들은 적 있어요. 그래서 나한테 해코지하려나 했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2021년에 대한민국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냥 안심했죠."

- 왜 직접 안 하고 야당을 통해 하려고 했을까요?

"이상하죠. 야당이 바보도 아니고 총선 직전인데 윤석열 총장의 측근 비리나 가족 비리를 보도한 것에 대해 야당이 언론사 기자를 고발한다? 이게 선거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저는 야당이 생각했을 거라고 봐요.

제가 의심하는 건 이런 거예요. 작년 3월 말에 MBC가 채널A 사건을 보도했잖아요. 근데 진짜 며칠 안 돼서 <동아일보> <조선일보>에 제보자 X가 과거에 유죄판결을 받은 내용을 상세하게 쓴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거 보고 깜짝 놀랐었거든요.

왜냐면 제가 제보자 X를 거의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취재 때문에 자주 만났을 거 아닙니까. 그러다 보면 과거에 대한 얘기도 듣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알지는 못했거든요. 근데 MBC 보도 나가고 나서 불과 며칠 만에 <동아일보> <조선일보>가 그런 기사를 쓴 걸 보고 어떻게 취재했을지 궁금했었어요."

"작년 4월 <조선>이 똑같은 기사를... 문제의 고발장과 판결문, 김웅에게만 줬겠나"

- 뭘까요?

"이번에 손준성 검사가 고발장과 함께 제보자 X의 실명 판결문을 넘겼잖아요, 그걸 보고 제가 무릎을 탁 친 거예요. 손준성 검사든 아니면 다른 검찰 관계자든 그 고발장과 제보자 X의 판결문을 김웅 의원에게만 줬겠냐는 생각이 든 거죠.

제가 의심을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이번에 <뉴스버스>가 공개한 고발 사주 고발장 있잖아요. 거기 보면 제 보도와 관련해 사실관계에 큰 오류가 있어요. 뭐냐면 제보자 X가 최강욱 황희석이랑 같이 짜고 선거에 개입할 의사를 가지고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에게 제보했다는 부분이 있거든요. 사실관계가 전혀 틀려요. 그 제보는 현직 경찰관으로부터 온 거였어요. 그 뒤에 제보자 X에게 내용에 대해서 자문을 받기는 했어요.

그런데 당시 작년 4월에 <조선일보>가 똑같은 기사를 썼어요. 검찰 고발장에 나와 있는 오류와 당시 <조선일보> <동아일보>가 저지른 오류가 똑같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의심이 되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어디서 그런 정보를 듣고 썼나 궁금했는데 이번에 유출된 고발장을 보니까 짐작이 가는 거죠."

- 그럼 검찰이 야당에만 하려고 한 게 아니고 무차별적으로 뿌렸는데 그 안에 야당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세요?

"물론 무차별적으로 뿌리지는 않았을 거고 어쨌든 보안을 유지할 수 있고 자기에게 우군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좀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똑같은 오류가 고발장과 기사에서 반복될 수 있으며 비슷한 시점에 그토록 자세한 제보자 X의 범죄사실이 기사로 나왔을까 하는 거죠. 어디까지나 의심입니다."

- 4월에 고발은 안 됐는데 야당만 준 게 아니라면 왜 안되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차라리 고발돼 가지고 법정에서 다투면 더 많은 사실관계가 드러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기자로서 저는 있었거든요. 비슷한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굳이 고발해봐야 이거는 더 많은 진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도 있지 않았을까요."

- 문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때문이잖아요. 지난주에 검찰이 압수수색한 거 같은데.

"타임라인을 짚어 보면 2020년 2월에 첫 보도가 있었고 그 당시에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뭉개버렸어요. 본 사건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저한테 제보한 경찰관을 수사 기밀 유출 혐의로 수사했어요. 그리고 지금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이 검찰에 송치돼 있는 상태죠. 그렇게 한 8개월 정도 지나다가 작년 10월에 추미애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거잖아요.

그때는 사건이 형사 6부에 있었거든요. 근데 11월 초에 검찰이 한국거래소에 심리분석 의뢰해서 회신을 받았는데 그다음 날인가 형사6부를 반부패수사부로 바꿨어요. 이건 의미가 있다고 봐요. 왜냐면 구체적인 자료를 받아 보고 나서 배당을 반부패수사부, 그러니까 옛날로 치면 특수부로 바꾼 거잖아요. 그래서 뭔가 나온 거라고 추측했던 거고 그 뒤는 다 아는 대로죠."

- 늦은 거 아닌가요? 증거 인멸할 시간 준 거 아닌가요?

"맞아요. 근데 작년 2월만 해도 추윤 갈등이 본격화되기 이전이고 검찰 내부에서 윤석열 총장의 영이 살아 있을 때란 말이죠. 그러니까 어느 누가 감히 이거를 수사하겠다고 하겠어요."

- 그러나 경찰도 뭉갰잖아요?

"경찰은 제가 보도한 내사 보고서를 작성한 시점에도 그 수사를 못 했잖아요. 왜 못했냐면 경찰이 금감원에다가 금융자료를 요구해서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못 한 거거든요. 작년 2월에 보도가 나온 후 경찰이 다시 수사했다고 해도 똑같은 데서 막혔을 거란 말이죠. 경찰이 이걸 다시 수사한다는 것은 사실은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봅니다."

"검찰 인맥이 핵심... 검찰이 거기까지 수사할 가능성 제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이영광


- 앞으로 수사가 잘 될까요?

"저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이라는 게, 경찰 내사 보고서에 나온 2010년과 2011년도의 주가조작 의혹, 그리고 여기에 김건희씨가 전주로 가담했다는 의혹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이미 보도했지만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져 온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과 김건희씨의 관계, 일방적으로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김건희씨한테 경제적인 이득을 제공하는 관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자기 직계가족 빼고는 가장 많이 배려한 인물이 김건희씨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란 말이에요.

이 10년의 관계가 과연 김건희씨와 권오수 회장의 개인적 친분 때문이냐 아니면 김건희씨가 갖고 있던 검찰 인맥, 윤석열 총장도 포함될 수 있고 아니면 다른 검찰 인맥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검찰 인맥이 작동한 결과냐 이게 핵심이라고 봐요. 하지만 사실은 검찰이 거기까지 수사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봅니다."

- 검찰총장이 바뀌었는데도 안될까요?

"정치적으로 윤석열 총장에게 찬성하냐 아니면 반대하냐, 이런 정파적인 문제가 아니고요. 검찰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김오수 총장 아니라 김오수 총장 할아버지가 와도 전 안 할 것 같아요."

- 그럼 이건 밝혀지지 않을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저희가 '죄수와 검사' 시리즈 보도했을 때 그중에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 박수종이란 사람과 검사들의 커넥션이 있었죠. 검찰이 저희 보도 이후 수사를 하긴 했지만 어디까지 했냐면 박수종의 금융 범죄 혐의까지만 했어요. 박수종과 그렇게 자주 통화하고 했던 검사들 전혀 수사 안 했어요.

심지어 이미 검사 옷을 벗고 나간 김형준 검사가 피의자였던 박수종으로부터 받은 뇌물 사건, 이것도 검찰은 뭉갰는데 공수처가 그거 다시 수사하겠다고 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만큼 정치적인 입장을 다 떠나서 검찰 조직이 자기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은 안 한다는 거죠."

-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은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에요?

"사실 보도가 나오고 나서 저한테 고발이나 고소하라고 조언하는 변호사님도 몇 분 계셨어요. 저는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라고 생각을 하고요. 다만 앞으로 수사나 감찰 결과가 나올 테니까 그걸 지켜보면서 대응을 결정할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기자니까 법적 수단보다는 기사를 통해서 뭔가 앞으로 제 뜻을 전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혹시 관련해서 취재하는 게 있나요?

"아니요. 고발 사주 관련해서 취재하고 있는 건 없고요. 다만 윤석열 전 총장과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검증 취재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 언제 나올까요?

"글쎄요. 제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중요한 고비를 몇 개 넘어야 되는 취재라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요. 그래도 상당히 많이 진행됐어요."
덧붙이는 글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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