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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친일 문인 조연현 '시판' 없앤다

아라길 산책로에 설치 ... 사업소 "문협에 다른 문인 작품 추천 요구, 없으면 철거"

등록 2021.09.24 10:30수정 2021.09.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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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군 가야읍 산책로 ‘아라길’에 세워진 조연현 시판. ⓒ 윤성효

 
<관련기사> "친일 문인 조연현 시판, 부끄럽다" 철거 요구 http://omn.kr/1v4ci  (9월 8일자)

경남 함안군 아라길 산책로에 세워진 친일문인 조연현(趙演鉉, 1920~1981)의 '시판(詩版)'이 철거된다.

함안군 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24일 "군민 정서를 반영해 시판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함안군은 시를 추천했던 한국문인협회 함안지회에 오는 29일까지 다른 문인의 시를 추천해 달라 했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철거하기로 했다.

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한국문인협회 함안지회에서 추천을 받아 시판을 세웠고, 조연현이 아닌 다른 문인의 시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며 "기한 내에 추천이 없으면 다음 주에 조연현 시판을 철거할 것"이라고 했다.

함안군은 지난 7월 가야읍 산책로 '아라길'에 지역 출신 문인들의 시판을 설치하면서 조연현이 쓴 시 <진달래>를 새겨 놓았다. 이후 참여와연대를위한함안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은 "함안군민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며 "함안군은 당장 아라길 조연현 시판을 철거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함안 출신인 문학평론가 조연현은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하고, <동양지광>에 1942년 5월 "동양에의 향수", 1942년 6월 "아세아부흥론서설", 1943년 1월 "문학자의 입장", 1943년 8월 <국민문학>에 "자기의 문제로부터", 1943년 12월 <신시대>에 "평단의 일년" 등 친일 글을 발표했다.


그의 친일행적에 대해 시민모임은 "한마디로 당시 일본이 벌이는 전쟁에 전국의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선동한 것"이라며 "이것이 친일이 아니고 무엇이 친일인가?"라고 했던 것이다.

조연현은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문제연구소, 실천문학, 민족정기를세우는국회의원모임, 나라와문화를생각하는국회의원모임이 2002년, 광복 57주년을 맞아 '친일문학인 42인'을 선정했을 때 포함되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조연현의 친일행적을 수록해 놓았다.

조현기 시민모임 대표는 "함안군이 조연현 시판을 없애기로 결정한 것에 환영한다"며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친일문인 #조연현 #함안군 #한국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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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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