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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 전달" 조폭, 페북사진 올릴 때 '억대 갈취'

'성관계 뒤 강간 신고' 공동공갈 10건 갈취액만 2억3천만원... "내게 돈 없었다" 주장과 모순

등록 2021.10.21 13:38수정 2021.10.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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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박철민의 사실확인서 등을 신뢰하는 이유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성남 지역 조직폭력배 박철민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박씨에 대한 다른 사건 판결문은 그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철민씨가 이 지사에게 전달한 돈이라고 제시한 돈뭉치 사진이 이전에 스스로 '번 돈'이라며 공개했던 사진으로 확인되자, 박씨는 "저 시기에 저한테 있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라면서 타인의 돈을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씨의 범죄 내역을 분석한 결과, 박씨가 해당 기간에 갈취한 돈만 1억4750만 원에 이르러 현금이 충분한 상태였다.

박철민 "저 시기에 나한테 있을 수 있는 돈 아니다" 주장하지만

지난 18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씨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병)을 통해 이재명 지사에게 전달한 돈이라며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사진들은 박철민씨가 지난 2018년 11월 21일과 25일 '여러 업체를 차려 월 2000만 원의 고정수익을 내게 됐다' '8000만 원 투자해 2주 뒤 1억2000만 원 가져갈 사람 연락달라'는 등의 내용으로 올린 사진으로 확인됐다.

비밀로 간직해야 할 비밀자금 전달자가 자신의 수중에 큰돈이 들어왔다는 것을 인터넷에 광고한 셈이어서 '돈 전달 폭로' 자체가 신빙성을 잃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박씨는 20일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추가 진술서에서 "거짓이면 제가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라고 밝혔다.

박씨는 "돈을 제가 번 것처럼 올린 것은 큰 현금 다발이 제 수중에 들어와 자랑 삼아 올린 것이지 이 지사에게 넘어간 돈이 확실하다"며 "제가 2017년 12월 징역을 살다 나왔는데 (이)준석 형님께 받은 돈이 아니면 저 큰돈을 어디서 구하느냐"고 했다.

또 "저는 (사진을 올렸던 2018년 11월) 저때 혼인하고 (아내에게) 용돈 탔을 때다. 돈이 없어서 아내 카드 쓰고 도움 받을 때"라며 "렌터카 업체에 영업이사로 등재됐을 뿐 급여를 받은 적도 없고 저 시기에 저한테 있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돈이 없는 자신이 어떻게 저런 돈 사진을 찍을 수 있었겠느냐고 반박한 것이다.

하지만 박씨는 그때 당시 꽤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판결문 보니] 2018년 11월, 공동공갈로 한창 갈취하던 시기... 현금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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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박OO'의 2018년 11월 21일, 25일 게시물. 이 계정의 프로필 사진에 등장하는 남성은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공익제보자라고 주장한 박철민씨와 같다. 2018년 11월의 게시물에는 "이래저래 업체에서 월 2000만원의 고정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 달렸다. 이 사진은 18일 장영하 변호사 및 김용판 의원이 공개한 사진과 동일하다. ⓒ 페이스북 박OO 계정 갈무리

  
지난 9월 29일 수원지방법원이 박씨에게 징역 4년 6월과 추징금 1억9330만 원을 선고한 판결문만 봐도 돈뭉치 사진을 올린 2018년 11월은 박씨에게 현금이 넘쳐난 시기였다.

판결문에 나온 다른 범죄행위는 제외하고 이 시기 박씨의 수입과 관련된 범죄는 폭처법 상 공동공갈죄 12건이다. 범죄는 성관계 뒤 여성이 '강간으로 신고하겠다'고 하면 박씨 등이 나서서 '경찰에 신고 안할 테니 돈을 내라'는 식으로 이뤄졌다.

박씨와 공범들은 2018년 6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무려 10건의 공동공갈을 통해 피해자들로부터 2억3000만 원을 갈취한 걸로 나타났다. 박씨는 1억여 원가량의 돈뭉치 사진을 올린 2018년 11월 25일까지 5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억4750만 원을 갈취했다. 갈취가 계좌이체와 현금 전달로 이뤄졌기 때문에 박씨가 페이스북에 돈뭉치 사진을 올린 시기는 박씨에게 현금이 충분한 때로 볼 수 있다. 

한편 박씨 일당의 갈취가 미수에 그친 일도 판결문에 나타나 있는데, 한 건은 협박을 당한 이가 연락을 끊고 잠적해 더 이상 협박을 할 수 없어 갈취에 실패했다. 나머지 한 건은 자신과 함께 범죄를 저지른 공범에게까지도 돈을 갈취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일이다.

박씨는 공동공갈로 이미 1000만 원을 갈취당한 피해자 A씨에게 공범 B씨의 공갈 범행을 알려주고 함께 B씨에게서 돈을 뜯어내기로 모의했다. A씨가 '공갈범죄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B씨를 협박했고, 박씨는 자신은 A씨에게 합의금을 줬으니 돈을 주는 게 좋겠다고 종용했다. 하지만 B씨가 A씨가 요구한 5000만 원을 주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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