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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감에서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대장동 특검' 공식

[국감-운영위]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등 일관된 주장... "실체적 진실, 그분" 놓고 충돌

등록 2021.10.27 05:16수정 2021.10.2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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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국회 운영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속개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국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윤호중)는 26일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마지막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은 오전 10시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시작부터 여야 간 '대장동 난투'를 예고하듯 파행됐다. 이유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감장에 '대장동 마스크'와 '근조리본'을 달고 나왔기 때문. 한참 동안의 신경전을 벌인 끝에 윤호중 위원장의 감사 중지 선언으로 본격적인 청와대에 대한 국감은 오후로 미뤄졌다. 

이후 오후 3시부터 열린 운영위 국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슴에 단 근조리본을 떼는 것으로 어렵게 시작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맞불 성격으로 '민생국감'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나오는 것으로 맞섰다.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대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유영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대장동 특혜 의혹 특검 수용'을 요구하는 파상 공세로 이어졌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승전-대장동 특검'이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이 요구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특검 수용" 촉구 논리는 매우 일관됐다. 김정재 국민의힘(경북 포항시북구) 의원은 주질의에서 펼친 논리가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대장동 공식'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특혜 의혹'을 거론하면서 문 대통령의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또 검경을 향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지시사항을 물고 늘어졌다. 그러면서 검경의 수사가 지지부진하다고 주장하면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라고 비꼬는 방식이었다. 

김 의원은 "검찰이 수사한 내용들을 보면 정말 기도 안 찬다. 완전히 검찰발 무삭제 개그프로그램 같다"면서 "(문 대통령 지시에도) 이렇게 검찰이 수사를 하는데도 대체 왜 이럴까, 레임덕을 의심을 하는 것"이라고 비난 섞인 주장을 펼쳤다. 그리고는 유영민 비서실장을 향해 계속해서 "레임덕이 온 것"이냐고 추궁하듯 말하고는 결론은 "특검 수용을 건의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줄기찬 요구에 유 비서실장은 "레임덕 이야기를 여러 차례 검찰 에를 들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하시기에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잘라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이 같은 유 비서실장의 반응에 "순장조"란 표현까지 써가면서 자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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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정재 의원 : "오늘 거기 앉아 계신 분들 어차피 순장조 하실 분들 아니십니까? 시원하게 대통령한테 확실히 충성하세요."
유영민 비서실장 : "순장조라니요, 무슨 말씀이이죠?"


김 의원 : "마지막까지 함께 가셔야죠, 대통령과 함께. 그걸 보통 순장조라고 합니다. 지금 당장 어떻게 하자는 게 아니고요. 레임덕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면 뭐겠습니까? 짝짝꿍 해서 청와대하고 입맞추고. 야, 이렇게 이심전심해서..." 
유 비서실장 :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재 의원은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이게 바로 윤석열 학습효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대통령 지시대로 성역 없는 수사해라, 그래서 윤석열 전 총장이 했다. 했다가 어찌 됐나? 충실하게 일하다가 직싸게 혼났다. 완전 수난시대를 겪었다"는 논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검찰 내 '윤석열 학습효과'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그거 보고 검사들이 뭘 배웠겠겠습니까? 야, 수사 제대로 곧이곧대로 했다가는 황천길로 가겠구나. 그렇죠? 빨리 수사 덮고 대충 해야 되겠다. 어떤 방식으로 하겠습니까? 머리 좋은 검찰들 그냥 하겠습니까? 야, 거꾸로 하자. 청개구리식으로 하는 거예요, 지금 수사를. 이게 지금 대장동 사건의 진실을 못파헤 치는 이유입니다.

윤석열 학습효과, 검찰이 만연해 있는 겁니다. 그래서 특검을 주장하는 겁니다. 검찰이 만연해 있는 겁니다. 그래서 특검을 주장하는 겁니다. 제대로 하자고. 특검하자고 꼭 대통령한테 얘기하십시오. 왜냐? 그래야 민주당도 지금 중도층에서 빠져나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 특검에 대해서는 조사가 60%, 70% 하자는 겁니다. 대통령께서 목소리 귀기울이셔야죠. 실장님, 꼭 대통령한테 말씀 한 번 해주십시오. 특검 받으라고."

결국, 국민의힘 주장은 '대장동 부실 수사'를 주장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수사 지시 → 검찰의 수사 → 윤석열 학습효과 → 검찰의 부실 수사 → 문 대통령의 레임덕 → 대장동 특검 시행으로 귀결되는 공식에 근거한다. 그리고 이날 국감에서 유영민 비서실장의 심기를 살살 긁으면서 "특검 수용" 압박 카드를 이용해 공세를 퍼부었다. (관련 기사 : '기승전-대장동 특검'... 청와대 집중공격한 국민의힘 http://omn.kr/1vql4 )

여기에다가 국민의힘은 이날 국감에서 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청와대에서 만난 것을 두고 '선거 개입'이라는 주장을 줄기차게 펼치면서 "특검 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 후보는) 핵심 수사 대상이다. 따라서 대통령을 만나서는 안 된다"면서 "수사 대상자가 수사 담당자,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따로 만나는 거 부적절하다. 이렇게 만나면 검찰한테 가이드라인 주는 거죠. 더 팍팍 기겠죠. 실장님, 아시겠습니까?"라고 몰아부쳤다. 이 같은 김 의원의 질의에 국민의힘 동료 의원들은 "잘했어" "잘했어"를 연실 외치기도 했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떻게든 '대장동 사건'이 자신의 당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유영민 비서실장은 이와 같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줄기찬 파상공세에도 "잘 판단하겠다", "여러 가지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등 흔들리지 않는 답변으로 맞섰다. 

이날 청와대 마지막 국감 주질의 시간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경우 주된 질의는 '대장동 특검'을 카드로한 공세로 마무리됐다. 

성일종 "실체적 진실, 그분" 직접 지칭
윤호중 "그렇게 사용하는 거 아니다" 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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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 국회 운영위는 오후 8시 40분경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 추가 질의 시간을 가졌다. 시작과 함께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일이 발생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내용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성 의원은 유영민 비서실장을 향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면서 "실체적 진실이 누구냐는 거죠. 뭐냐는 거죠, 제가 말씀드릴까요? 그분이다"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그는 "그분, 그리고 실체적 진실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여기에서 정말로 지시하고 결정했고 누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는지를 알아보라고 하는 대통령님께서 지시하신 내용"이라며 "안 그렇냐"고 추궁과 답변을 유도했다. 

유 비서실장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실체라는 데 대해서 대통령께서 실체라는 걸 알고 계시면서 그 실체를 찾으라고는 안 했지 않나"면서 "실체는 대통령님도 모르시는 것이고, 그러니까 국민들이 여기에 대해서 상당한 궁금증과 의문을 가졌으니, 말하자면 어떤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검경에게) 조속히 실체를 찾으라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성 의원은 질의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대통령의 지시가)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실체적 진실이) 이재명 조사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거다"라고 외쳤다. 

이에 윤호중 위원장이 개입했다. 윤 위원장은 "성일종 위원님, 이제 마무리해 주시고요. 그리고 말씀하시는데, 질의하시는데 실체적 진실을 예단하고 질문하시네요"라면서 "특정인을 거기에다 그렇게 결부시켜서 질의를 하고 그렇게 답변을 유도하고 이런 게 말이 됩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윤 위원장은 "조용히 하세요! 조용히 하세요"를 반복해서 장내 소란을 진정시켰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혀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았다. 김정재 의원의 경우 반말 섞인 말로 소리치기도 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장내 소란에도 유 비서실장을 향해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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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호중 위원장 : "문재인 정부는 인권 정부입니까? 공안 정부입니까?"
유영민 비서실장 : "철저하게 인권 정부입니다."

윤 위원장 : "유영민 실장님은 김기춘 실장이 아니죠?"
유 비서실장 : "그렇습니다."

윤 위원장 : "유영민 비서실의 민정수석은 우병우나 곽상도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누차 제가 오늘... (국민의힘 의원들. 계속 항의) 실체적 진실이라는 말을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위원장이 질의하느냐는 항의에) 나는 내 의견을 이야기할 뿐이에요."


여기까지 말한 윤 위원장은 잠시 아무말을 하지 않고 운영위 감사장이 조용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다음 질의를 이어가도록 진행했다. 

이외에도 몇 차례 '대장동 사건'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오후 11시 30분경 한 차례 추가질의를 마무리하고, 방역 지침에 따라 20분 간 정회가 이뤄졌다. 이후 오후 11시 50분부터 추가질의 시간을 이어가면서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한 청와대 마지막 국감은 자정을 넘어 그 다음날로 이어졌다. 
#국정감사 #국회 운영위원회 #유영민 비서실장 #청와대 #대장동 특혜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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