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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읽고, 저격하고... 관계자들 '진땀' 뺀 이재명의 말말말

[동행취재] 호남행 '매타버스' 이틀째... 윤석열 겨냥 "무식·무능·무당, 3무는 죄악"

등록 2021.11.27 20:03수정 2021.11.2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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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전남 장흥군 정남진장흥토요시장을 방문, 물건을 사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달변(達辯)이고 다변(多辯)이다. 그의 입은 민주당의 본거지, 호남지역에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민심을 경청하며 더욱 힘을 얻었다.

한 관계자는 "후보가 원래 사람들을 만나서 힘을 얻는 편"이라며 "분위기에 취해서 갑자기 예정 없던 즉흥연설도 언제 할지 모른다"고 했다. 

실제로 3박 4일 일정의 절반을 채웠을 뿐인데, 이재명 후보는 26~27일 목포·신안· 해남·장흥·강진 등 가는 곳마다 거침없는 발언들을 쏟아내며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어떨 때는 민주당 관계자들이나 취재진도 깜짝 놀랄 정도였고, 어떨 때는 청중을 파안대소하게 했다.  

[악플도 읽는다] "음주운전 전과자, 제 잘못 인정"

지난 26일 전라남도 해남군의 명심캠핑 현장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분들 얘기를 좀 전해주고 싶다"며 유튜브 생방송 시청자들의 댓글을 직접 골라 읽었다. 그는 탁자 위에 놓여있던 대봉 먹방(먹는 방송)을 하라는 의견을 소개한 다음 "음주운전 전과자, 잠재적 살인범"이란 댓글을 읽고 "나보고 하는 소리인데"라며 웃었다. 

이어 "어쨌든 제가 잘못한 거니까요. 이런 얘기 해도 제가 인정한다"면서도 "그 밑에 '벌레 신고 눌러요. 차단"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는 다소 진땀나는 상황이었다. 이 후보는 2004년 면허 취소 수준으로 취한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벌금 150만 원을 낸 적 있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8%였다.

[어설픈 사투리] "허벌나게 많이 오셨네", "으매 좋은 것"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 태생이다. 하지만 호남을 찾은 만큼, 그는 친근감을 표현하기 위해 몇 차례 호남 사투리를 시도했다.

27일 장흥군 정남진장흥토요시장에선 연설 시작 전 "정말 허벌나게 많이 와버리셨네"라며 "이 장흥이 확 뒤집어져부린 것 같다"고 했다. 전남 강진군 군동면 안풍마을에서 열린 국민반상회에서는 도에서 모든 시군에 지역상품권 형태로 지급하는 농민수당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아따 좋은 것, 으매 좋은 것"이라며 웃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안풍마을 주민들도 깔깔댔다.

[너는 3무, 나는 3실] "무식·무능·무당은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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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전남 강진군 군동면 안풍 마을회관에서 열린 강진 농민들과 함께하는 국민반상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의 입은 경쟁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장흥토요시장 연설 중 "누가 저한테 '3실' 후보라더라. 실력 있고, 실천하고, 실적 있다"라고 소개한 뒤 "반대로 '3무' 후보라고 있다"고 운을 뗐다. 검사로만 살았고, '전두환이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등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 손바닥 왕(王)자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윤석열 후보에 빗댄 말이었다.

"국정을 모르는 건 자랑이 아니다. 국가책임자가 국정을 모르는 건 범죄다. 무지하면 안 된다. 두 번째, 무능도 자랑이 아니다. 다른 사람 불러다가 시키겠다? 이거 안 된다. 자기가 실력이 있어야 실력 있는 사람을 골라내죠. 국가책임자가 무능한 것은 범죄다. 마지막으로 무당 안 된다. 우리가 왜 누군가가 던지는 엽전에 우리의 운명을 맡겨야 하나. 무식·무능·무당, 이 3무는 죄악이다."

[또 저격본능] "홍남기 장관님", "비정상 나라, 검찰이 만들어"

기획재정부 비판도 한 번 더 등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반상회에서 농민의 쌀 수매 촉구에 "당은 제 페이스대로 많이 바뀌었는데 기재부는 죽어도 안 잡힌다"며 "우리 홍남기 장관님, 이런 분 얘기 좀 들어달라. 제발 좀"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해야 하는데 좀 빨리 하면 좋지 않냐"며 "그런데 왜 자꾸 시간을 끌고 뭉개는 거냐"고 덧붙였다.

순천시 패션의거리 연설 때는 "큰 죄를 지을수록 처벌이 약하고 더 큰 죄를 지으면 아예 처벌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나라를 누가 만들었나? 검찰이 만든 거 맞다"고 했다. 또 "미운 놈은 더 세게 때리고 좋아하는 사람이면 있는 것도 덮어주는, 이런 권력남용을 한 사람들이 이 나라 미래를 제대로 만들어갈 수 있겠냐"며 "제게 힘을 주시면 최대치로 행사해서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 만들어놓겠다"고 외쳤다.

[생일도 까먹은 이유] "꽃을 왜 주시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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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생일인 27일 전남 순천시 연향상가 패션거리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방문, 생일 케이크 선물을 받고 불을 끄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후보는 전날 명심캠핑 때 '깜짝' 생일 축하에 "나 생일 아닌데?"라며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나 27일 장흥토요시장에선 지지자들의 생일축하 노래 뒤 "사실 제가 제 생일날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생일 전날 밤이 아버지 제삿날"이라며 "정신이 없다보니까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깜빡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꽃을 막 주길래 왜 주시나 했더니 생일 축하꽃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맥주상자 위에서 연설하기 전 들고 있던 장미꽃화분 이야기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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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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