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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술접대 536만원의 진실... '자투리 할인' 매달린 피고인들

[검사 룸살롱 접대 ①] 머릿수 줄이는 검찰에 발끈한 술자리 참석 검사 "왜 말 바꾸나"

등록 2021.12.07 14:29수정 2022.07.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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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 연합뉴스

 
주대 240만 원, 봉사료 296만 원.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검사 술접대 의혹의 진실공방은 '술값 계산'에 달렸다. 애당초 접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던 피고인들은 재판 시작 후엔 '머리 수 더하기'와 할인 여부에 매달리고 있다.

강남 룸살롱 종업원(마담)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당시 영수증, 거기에 적힌 536만 원이라는 숫자를 사람 수대로 나눠 청탁금지법 위반 향응 금액인 100만 미만으로 입증해야 죄를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술자리엔 있었지만, 100만 원어치까진 얻어먹지 않았다는 논리다.

검찰 "도대체 언제 와서 언제 갔나"

나아무개 검사 : "당사자다. 지난 4월 의견서에 의하면 검찰은 김정훈 전 청와대행정관이 유흥주점에 왔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오늘은 주점 마담에 대한 증인신문 이후 다시 김정훈이 왔는지 여부가 확인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검찰 : "김정훈이 술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해도, 공소 사실은 100만 원이 넘는다. 재판 시작 후 이주형 변호사나 나 검사는 김정훈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계속 있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언제 와서 언제 갔는지 정확히 말해 달라. 하물며 나 피고인도 몇 시에 왔다가 갔는지 말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검찰에서 입증하라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
 

7일, 박영수 서울남부지법 형사 11단독 판사 심리로 지난 10월 이후 두 달 여 만에 재개된 검사 술접대 사건에선 재판부 변경으로 쟁점을 다시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술자리 참석자인 나아무개 검사는 '김정훈 행정관의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검찰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지난 기일 때 제출한 증거를 직접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검찰은 2019년 7월 문제의 술자리에 자리를 주도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자리를 주선한 검찰 출신 이주형 변호사, 또한 나 검사를 포함한 두 명의 검사 등이 자리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의 경우 함께 자리했으나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술값 계산'엔 포함되지 않고, 김정훈 행정관은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반대로 나 검사 측과 이 변호사 측은 이 전 부사장과 김 행정관도 모두 함께 향응을 즐긴 만큼 7인으로 술값을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두 검사가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께 술자리에서 나와 귀가한 사실을 들어 이후 새벽 1시까지 이어진 술자리만큼의 계산도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필은 술 안 먹었다' 주장에 이주형 측 "종업원이 마신 술도 향응"

이주형 변호사 측은 '술값 할인' 여부도 강조했다. 지난 기일 증인으로 출석한 술집 종업원의 '자투리 돈의 경우 깎아주기도 한다'는 증언을 강조한 것이다. 이주형 변호사 측은 "상당수 손님들에게 술값을 할인해준다는 증언이 있었다"면서 "검찰 측에서 실제 지급 금액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할인 여부를 입증할 증거가 없는 만큼, 향응 금액은 영수증에 적힌 536만 원으로 다퉈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종필은 술을 안 마셨다'는 논리에 대해선 함께 술자리에 참석한 종업원들이 마신 술까지 포함시켜야 하므로, 향응 기준을 넓게 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주형 변호사 측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 해도 유흥주점 구조 상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마담들이 마신 술도 (향응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만큼 직접 언제 그 자리를 나왔는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수사 당시 이 변호사와 나 검사는 당시 술자리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면서 "(이제는) 그때 두 사람이 술자리에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본인들은) 어떻게 술 자리에 왔는지, 언제 갔는지 설명도 입장도 없다"면서 "지금 밝히기 힘들다면 의견서라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주형 변호사 측은 '검사 후배 보호를 위해' 당시 검사가 아닌 변호사 세 사람과 술자리 했다는 진술만 거짓일 뿐, 나머지는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이 변호사는 직접 "검찰 조사 때 진술했던 후배 변호사 3명 (말을) 검사로 대치하면 진술은 바뀌지 않았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한편, 다음 재판 기일은 오는 2월 22일 진행 될 예정이다. 나 검사 측 요청으로 이날은 나 검사 측 입장 발표를 듣고 공판을 시작한 뒤 이종필 전 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술 자리에 있었던 것은 피고인들이고, (언제 왔다가 언제 갔는지 밝히는 것은) 유리한 사실일 수 있으니 의견서를 제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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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 사건팀. 가서, 듣고, 생각하며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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