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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로 공주보 담수, 수생태계 환경 악화 초래"

4대강조사평가단, 모니터링 결과 발표.... 대전충남녹색연합 "공주시, 개방 상태 문화제 개최방안 마련해야"

등록 2021.12.13 16:00수정 2021.12.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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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 개최로 수문이 닫힌 금강 공주보(자료사진). ⓒ 김종술

 
환경단체와 지역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제문화제 개최를 위해 금강 공주보를 담수한 결과, 수생태계지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공주보를 개방한 상태에서 백제문화제를 개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백제문화제로 인해 공주보를 담수한 결과, 수위 상승 직후 모든 수생태계 지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모니터링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9월 17일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 백제문화제 개최를 위해 공주시가 공주보 담수를 요청했기 때문. 이로 인해 공주보의 수문은 9월 17일부터 10월 7일까지 닫혀있었다.

이와 관련,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아래 평가단)은 백제문화제 기간 공주보 담수로 인한 공주보 구간 수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지난달 30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는 공주보 완전 개방 시와 수위 상승 시, 1차·2차 수위 저하 시 공주보 대표지점에 대한 어류, 저서동물 생물상, 군집 및 건강성 지표 등과 금강·정안천 합류부의 흰수마자 등 멸종위기종 어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평가단의 결과 발표에 따르면, 어류의 경우 '공주보 담수로 인한 급격한 수위 상승으로, 출현 종수·개체수 및 건강성 지표 감소, 수위 저하 후 회복 경향'을 보였고, 수위가 저하될수록 '종수·개체수 및 건강성 지수 안정화'의 경향을 보였다. 저서동물의 경우도 수위의 영향에 따라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특히, 멸종위기 1급 야생생물인 흰수마자의 경우 '과거 금강 본류·정안천 합류부에서 서식이 확인(2020년 5월~) 됐으나, 수위 상승 후 정수 환경이 조성되며 미출현 했다가, 다시 수위 저하에 따른 서식환경 회복으로 수위 5.9m에서 1개체, 4.9m에서 28개체 채집'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평가단은 "급격한 수위 상승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악영향은 뚜렷이 나타나며 수위 저하 이후에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 수위 상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백제문화제 개최로 인한 금강 공주보 담수를 반대하는 시위 중인 대전환경단체(자료사진). ⓒ 이경호

 
이에 대해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모니터링 결과에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보 개방 이후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는 물론 삵, 수달 등이 산란·서식지로 이용했던 공주 고마나루도 공주보 담수로 훼손됐다"며 "공주보 담수는 결국 육상생태계와 수상 생태계의 종합적인 악화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불 보듯 뻔한 결과에 대한 우려로 '금강수계 보 민관협의체'에서는 대다수의 위원들이 강력하게 공주보 담수 불가 입장을 밝혔고, 대전환경단체, 금강재자연화위원회,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등도 공주보 담수를 반대했다"며 "이번 모니터링 결과는 공주보 담수를 반대했던 시민·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주시는 수차례 약속을 어기면서 매해 백제문화제를 위한 공주보 담수를 환경부에 건의하고, 환경부는 공주시의 떼쓰기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공주보 공도교를 제외한 부분철거를 확정했고, 관련하여 금강 보 처리방안 이행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내년 4월 마무리된다"며 "정책 방향이 결정되었으니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금강의 자연성 회복을 서둘러야 할 마당에, 지역 문화제를 위해 정책 방향을 잃은 공주보 담수는 그야말로 행정의 분열적 면모를 보여주는 꼴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미 10년간 금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와 검증과정을 통해 보 처리방안이 마련되었다. 따라서 공주시는 공주보 개방 상태에서 백제문화제를 준비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아울러 환경부는 지자체의 편의나 정치정략적 요구에 휘둘려선 안 되고, 본연의 역할에 맞게 생물다양성 보전 및 생태환경보전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공주보 #공주보담수 #백제문화제 #4대강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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