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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학 "박근혜 사면, 울고 싶은 마음... 납득 어려웠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

등록 2021.12.30 17:21수정 2021.12.3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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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2022.3.9)이 어느덧 70일도 남지 않았다. 대선이 다가오는 와중에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윤석열 후보 부인인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국민의힘 내분이 겹쳐지며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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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8일 국회발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 민주당 선대위는 어떤 분위기인지 궁금해 지난 29일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과 전화 연결해 대선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대선이 70일 조금 더 남았는데 현재 대선 레이스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네거티브전의 전개가 국민들을 상당히 피로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삶의 위기를 겪는 국민들, 특히 자영업 소상공인들과 보건 의료 돌봄 등 고통받는 분야와 종사자 지원책 등 단기적 대응 과제와 초고령화, 기후 위기 대응 등 장기적 과제를 논의하는 정책 선거로 빨리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그럼 어떻게 전환해야 한다고 보세요?
"누가 덜 못 낫는가를 선택하는 선거 말고, 내 삶을 바꿀 방안과 미래비전을 내놓고 선택받아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그런 정책 대결 하자는 취지로 상대에게 토론도 하자는 것입니다."

-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말 바꾸기를 하니 토론해봤자 의미 없다는 것 같아요.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토론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태도와 자세까지 여러 모습을 국민들이 다 봅니다. 그 과정 자체가 국민들의 선택을 돕는 길입니다. 토론을 회피하는 후보자의 모습을 통해서 실제로 저 사람이 뭔가를 피하려고 한다고 하는 인상을 훨씬 많이 주고 있어서 윤 후보의 주장은 애당초 맞지 않습니다."

- 지난주부터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1위로 올라서는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당내 분위기는 어때요?
"안심하거나 희망을 느낄 시간이 없습니다. 바닥 정서는 여전히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끝날 때까지 낮은 자세로 정말 절박하게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우리의 상대는 과거의 우리입니다. 계속 바꿔나가겠습니다."

- 그럼 최고위원님이 생각하시기에 바닥 정서가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민주당이 LH 부동산 문제나 청와대 등 공직자들의 부동산 위선, 민주당 단체장들의 성 비위 등 우리에게 기회를 주신 국민들께 너무 많은 실망을 드렸습니다. 여기에 공정성 등 우리들이 옳고 사람들이 몰라서 가르치려고 했었던 태도 등이 누적됐습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로 힘을 몰아줬는데 그 힘을 제대로 쓰지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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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지난 11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는 모습. ⓒ 남소연

 
-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는 정체기거나 소폭 하락했지만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거잖아요. 반사이익도 못 얻는 거 같은데.
"이재명 후보가 아주 낮게나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입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말한 '데드크로스'라는 점에 공감이 됩니다. 상대가 빠지는 만큼 그만큼 우리가 채워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여전히 여당과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는 것인데, 이재명 후보가 사과와 반성을 토대로 변화의 가능성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지지율 문제는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그럼 달라지는 시점을 민주당에선 언제쯤으로 보고 계세요?
"예측할 수 없고 지금 말씀드리는 것도 적절치 않습니다. 더욱 겸손하고, 더 낮게 그리고 절박하게 임하고,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방안과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명 후보에겐 대장동 문제가 아직 남아 있는데.
"대장동 문제는, 오히려 국민의힘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을 이용해 50억 원을 받았고, 설계를 국민의힘 쪽 사람들이 했다는 것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마치 이재명 후보가 판을 짠 것으로 몰아가며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데 국민의힘이 네거티브를 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것이 본인들에게 마이너스가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 그럼 대장동 문제에 대한 특검은 어떻게 보세요?
"특검은 양 후보자들이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앞에서는 하자고 하고 뒤에서는 자꾸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도 피곤한 일입니다. 국민의힘 측이 실제로 의지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이재명 후보가 우클릭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좌우로 설명되지 못하는 정책들이 많습니다. 국민들과 국가 전체적 방향에서 실용적인 자세와 입장을 가지고 국민들의 얘기를 듣는 것입니다. 잘못했다고 말씀하시면, 꾸중 듣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겁니다."

-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문재인 정부에서 잘한 것들은 계승하는 것이고 국민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당연히 보완해야 합니다. 일정 부분 차별화는 불가피한 것이고, 정책의 발전, 정치의 발전과 국민들의 삶을 위해서도 당연한 수순입니다."

- 17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가족 리스크'와 관련해 여야가 서로 공방을 벌이는 것에 대해 "서로 가족을 인질 삼아 패대기치는 정치"라며 "제발 정신 차리시라"고 하셨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이번 대통령 선거나 내년 지방선거는 코로나 시대를 겪는 국민이 굉장히 고통스러운 채로 치르는 선거입니다. 물론, 후보자 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이 이야기를 네거티브 공방으로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되는 방향과 내용에 대한 논의가 더 핵심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 그럼 지난 26일 김건희씨 사과는 어떻게 보셨어요?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해명할 부분과 책임을 질 부분을 명확히 해서 일단락 지었어야 했고, 남편에 대한 얘기나 개인적 내용은 모두 불필요한 논점 이탈에 해당합니다. 남편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한 기자회견이 상당한 짐이 되는 초유의 기자회견이었고, 이후에 논문 표절 등 또 터지고 있는데 바라보는 입장에서 지칩니다. 선대위와 보좌 기능이 배우자의 위세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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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건 어떻게 보셨어요?
"정치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이해하기 굉장히 어려운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지예 전 대표가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갔다고 했는데, 궤변입니다. 오히려 가치와 철학에 반대되는 곳에 가서는 불가능합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얻는 게 하나도 없고 오히려 잡탕 소리 듣는 등 잃을 게 많은 수입니다. 그 누구도 손뼉 치지 않았고, 향후 이 행보는 두고두고 회자될 삑사리 행보가 될 것입니다."

- 아마도 국민의힘에서는 2030 여성들 표를 얻으려고 신 전 대표 영입한 것 같은데.
"혼자 딸랑 들어갔는데 여성들이 왜 거기에 투표하겠습니까? 여성들과 남성들을 갈라치기 하는 당에 신 대표가 들어가면 (분위기가) 뿅하고 갑자기 바뀝니까? 유권자들이 바보가 아닙니다."

- 신지예 부위원장은 민주당이 성범죄에 관대하게 대처해서 문제 있다고 하던데.
"틀린 말은 아닙니다. 민주당이 반성하고 변해야 합니다.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밖에 있던 신지예 부위원장의 비판은 날카로웠는데, 국민의힘으로 들어간 신지예 부위원장의 화살은 부러진 화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가당착이 될 것입니다."

- 이번 대선에서 2030세대가 캐스팅 보트할 거라는 말 많이 하잖아요. 2030세대 만나면 뭐라고 하나요?
"한데 묶을 수는 없는 것 같고, 개별 이슈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부동산, 젠더, 지역, 양극화 등 중점을 둔 분야들이 각기 다릅니다.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않는 불통 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제 그 안에서 다양한 방안들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

- 그럼 2030세대가 이재명 후보 선택할 수 있을까요?
"서로의 니즈는 다를 테지만 유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있고, 박탈감 느껴지지 않게 공정함을 다시 세워달라는 요구와 일방적 결정보다 소통 해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그건 이재명 후보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가족에겐 무서운 칼을 휘둘렀지만 자신 가족과 측근들의 일엔 관대한 윤석열 후보를 보면서 기대했던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이 깨져버렸어요. 이재명 후보가 젊은 층의 요구 대변하는 모습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하며 보여준 유능함의 실체가 앞으로도 더 많이 작용할 거라 봅니다."

- 박근혜씨 사면은 어떻게 보셨어요?
"그날 울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정치적 결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 부정 부패한 정부를 다시는 만들지 말자고 한 상징적 사건이었는데, 갑자기 사면뿐 아니라 복권까지 시켜버리니 납득이 어려웠습니다.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이었지만 그 의미를 현실적으로 이루긴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역사적인 기록이고 국민들이 함께 촛불을 들고 권력에 대항했던 그런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겁니다."

- 남의 당이지만 국민의힘 내분은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 후보가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여 일 전에 집 나갔던 이준석 대표를 찾아서 울산까지 가서 봉합했는데 반창고 봉합이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고 후보는 뒤로 빠져보려 했으나 윤석열 후보가 하루에 하나씩 실망 안타를 치고 있죠. 여기에 이수정 교수 영입, 신지예 전 대표 영입, 이준석 대표 가출 같은 것들은 실망 홈런입니다.

누구 탓을 하겠습니까. 윤석열 리더십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것이고, 사람들을 제대로 품지 못하고 '윤핵관' 등에 둘러싸여 협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부에서 후보교체론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윤석열 후보의 무능함은 앞으로 더 많이 드러나게 될 거라 봅니다."

- 대선이 70일 남았는데 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요?
"정책 중심으로 시민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 인식에 더 다가가려 합니다.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조직이 빠르게 안정세를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국민들께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신 부동산 문제와 일자리에 대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소한 것이라도 바로 해결을 해드린다는 효용성을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되든 안 되든 피드백도 빠르게 하면서 소통하는 정부의 모습을 미리 보여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이념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박정희의 유산인 산업화의 업을 가진 국민의힘과 그 시절 독재와 투쟁을 하며 민주화의 업을 만들고 헌신했던 민주당 주류가 지난 30년간을 티격태격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선배 세대들의 노력으로 이룬 경제 대국 10위권의 선진국은 놀라운 성과입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미래는 별로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내 삶을 바꾸도록 대선주자에게 요구하고, 절망을 딛고 이재명 후보와 함께 희망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나아가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낡은 정치 관행도 바꿔야 하고 낡은 정치체제도 바꿔야만 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것은 두렵고 처절한 것입니다. 시대가 청년을 호명하고 있고 기업을 비롯해 많은 분야에서 30대 리더들이 나오고 있으며, 정치권도 청년을 과도할 정도로 호명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 청년 세대에게 달렸습니다. 누가 만들어주는 기회 말고, 우리 스스로 미래를 개척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청년정치인들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저부터 분발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WBC 복지TV에도 중복게재합니다.
#이동학 #민주당 #대선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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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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