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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가 "고발사주는 홍준표 공작" 말하고 열흘 후 벌어진 일

[김건희의 7시간51분] 지난해 9월 2일 의혹 첫 보도 바로 다음날부터 "내부의 적" 단정

등록 2022.01.25 05:56수정 2022.01.2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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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의 7시간51분 전화통화 녹취록을 확보했다. <오마이뉴스>는 이 내용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검증을 몇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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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정국을 뒤흔들었던 '고발사주' 의혹 보도 바로 다음날, 김건희(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씨는 이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더 나아가 김씨는 공작의 주체로 같은 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유승민"을 지목했다. 당시로선 다소 뜬금없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후 열흘 동안 김씨의 말이 하나씩 '실현'됐다. 윤석열 캠프엔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위원회는 '성명불상자 1인'을 고발했다. 이어 윤석열 캠프를 중심으로 해당 인물이 홍준표 캠프에 조직본부장으로 있던 이필형씨라는 '설'이 흘러나왔다. 이로 인해 한 동안 '고발사주 의혹은 홍준표의 정치공작'란 프레임이 정치권을 맴돌았다.

김씨가 윤 후보 캠프에 깊이 관여해 있다는 것을 넘어, 캠프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추정까지 가능한 사례다.

문제가 터진 바로 다음날 "유승민 쪽하고 홍준표 쪽하고 공작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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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그때로 다시 돌아가 보자. 신생 매체 <뉴스버스>는 지난해 9월 2일 고발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했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검 요직에 있던 검사(손준성)가 검사 출신 정치인(김웅)을 통해 야당에 고발장을 넘겼다는 내용이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수신처로 한 해당 고발장엔 여권 인사와 검언유착 의혹 보도 제보자, 언론인 등이 피고발인으로 적혀 있었다. 또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이들로부터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로 나와 있었다. 

당시엔 이 보도에 대한 정보가 매우 한정돼 있었다. 조성은씨가 공익신고자라는 것은 물론이고 대략적인 제보의 출처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9월 3일 오후 10시께 김건희씨는 이명수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눈다.

"그니까 우리 남편은 (고발사주를) 한 적이 없는데 정치공작 하는 거예요. (중략) 병원에서 치료받은 것도 다 진료기록 있는데 저렇게 하여간 공작을. 유승민 쪽하고 홍준표 쪽하고 공작을 하는 거지 뭐."
"딱 그림이 지금 김웅이가 딱 잠적해 있잖아요, 지금요. 그렇게 말만 흘려놓고. 캠프에서 지금 어떻게, 여당은 여당이지만 국민의힘 홍준표나 유승민이의 대응을 막아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동생이 아이디어 좀 내봐봐."
 "캠프가 뭐 아이디어가 있는지 그걸 내가 맞춰줘야 하니까. 그래서 여쭤보는 거죠. 제 애기 해봤자."

"몰라 우리 남편은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고 원래 그런 거 안 해요. 고소하겠다고 해도 그걸 또 말리는 사람인데. (중략) 하여튼 쟤네가 공작을, 유승민하고 홍준표 쪽에서 자기네가, 우리 남편을 떨어뜨려야 하니까 자기네가 나오니까.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원래 다 적은 내부에 있다고 그랬잖아요."


첫 보도 직후 윤 후보와 검찰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는 와중인데도 김씨는 해당 보도를 '홍준표와 유승민의 정치공작'이라고 단정하는 모습이다.

김건희의 자신감 "다 끝났어, 쟤네가 졌어"... 실제 그대로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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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자료사진). ⓒ 국회사진취재단


김씨와 이 기자는 9월 8일에도 고발사주 의혹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때 김씨는 한 발 더 나아가 "이건 위기가 아니다", "또 다른 세상이 있다", "나중에 내 말이 맞나, 틀리나 보라"고 예언하듯 말하기도 했다. 

"지금 나는 누나, 지금이 총장님 제일 위기라 생각하거든. (중략)"
"이거 위기 아니야. 잘 몰라서 그래. (중략) 나중에 한 번 봐봐. 누구 말이 맞나. 그러니까 한 차원 더 높이 봐야 돼. 명수씨가 조금만 더 바라봐야 돼. 옆에서는 다 윤석열 끝났다 그러는 거 다 알지. 그런데 왜 끝이 나. (중략) 이 사람이 안 했기 때문에 갈 수가 없어. 오히려 역풍 당해요. 두고 보세요."

 "네."
 "처음에는 위기라고 생각했는데 위기 아니야. 이게 좀 잘못 됐어 뭔가가. 그런 걸 좀 배우러 와. 그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에 또 그런 것들이 있어. 자기가 바라보는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있어."

(중략)

 "그러니까 누님 봐봐. 현재 언론에서 총장님 관련해서 계속 나오잖아. (중략) 지금 현재 이렇게 하다보니까 홍준표만 지금 좋아졌잖아요. 지금 지지율이 올라가고."
"아유 이 김웅 것은 다 끝났어. 이거는 쟤네가 졌어. 그거는 걱정하지 말고. 나중에 내 말이 틀리나 맞나 보고. 조금 더 시각을 넓혀야 돼."


김씨의 자신감은 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며칠 후 윤석열 캠프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제보자 조성은씨의 사적 식사 자리(8월)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니라 '해당 식사자리에 동석자가 있었다고 한다'는 풍문을 토대로 '성명불상자 1인'까지 총 세 명을 9월 13일 공수처에 고발했다(이후 공수처는 박 원장만 입건).

그리고 캠프에선 '성명불상자 1인'이 홍준표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이필형씨란 설이 흘러나왔다. 김씨가 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야기했던 '홍준표의 정치공작' 프레임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홍준표 "윤석열 측이 공작 정치, 내가 관여한 바 없으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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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사건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가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되고 있다. ⓒ 이희훈


<오마이뉴스>는 홍준표 의원 및 핵심 관계자, 이필형씨, 조성은씨, 김웅 의원과 접촉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홍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걔들(윤 후보 측)이 그렇게 (공작 정치를) 했더라도 내가 관여한 바 없으면 그만"이라고 잘라 말했다.

홍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이필형 본부장 이름이 담긴 '지라시'가 돌았던 기억이 있고 캠프 내부에선 너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신경도 안 썼다"라며 "하지만 당시 경선 1차 여론조사 기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홍 의원이 완전 피해자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필형씨는 "너무 터무니없는 얘기기 때문에 공작이라고 할 것도 없다"라며 "나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전혀 모르고 사적으로도 전혀 인연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해당 문제가 불거졌던 당시에도 카드 영수증, CCTV 등을 토대로 자신의 행적을 공개하며 "윤석열 캠프가 지지율이 빠지니 한 방을 노리다가 자기 발등을 찍은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자세한 기사 : [단독] 홍준표 "나는 공작 정치 몰라, 윤석열 공작 이미 밝혀져").

조성은 "너무 딱 들어맞아... '뭉개면 다 된다' 습성"
 

고발사주 의혹 공익신고자 조성은씨가 19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결정문을 살펴보고 있다. ⓒ 소중한


조성은씨는 ▲ 9월 2일 고발사주 의혹 보도 ▲ 9월 3·8일 김건희씨의 통화 내용 ▲ 9월 13일 홍준표 측 고발 등의 과정을 두고 "굉장히 놀랍다. 너무 딱 들어맞는다"라고 지적했다.

우선 조씨는 "지난해 입당 후 두 사람(홍준표·유승민)을 실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리고 2020년 4월 총선이 끝난 이후부터 당 활동 자체를 하지 않았다"라며 공익신고자인 자신과 두 사람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고발사주 의혹 보도 역시 "기자와의 식사 자리에서 그동안 찜찜하게 여겼던 점(김웅 의원이 텔레그램으로 고발장을 보낸 사안)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게 취재의 출발"이라며 "뿐만 아니라 9월 2일 보도 자체도 제 의사에 반해서 나간 것"이라고 떠올렸다.

조씨는 "해당 사건은 (김웅 의원이 텔레그램을 통해 내게 '손준성 보냄' 표시가 돼 있는 고발장을 보냈다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도 김씨는 자신과 통화하고 있는 기자만 자기편으로 만들면 그 사실관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화 녹취록의 다른 부분 중 윤 후보 처가 문제와 관련해 '언론플레이 하면 다 무효'라는 내용이 있던데, 김씨는 이 사건 역시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며 "사건의 본질과 상관없이 '뭉개면 다 된다'는 게 김씨의 습성인 듯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웅 "내가 짰다는 이야기 들어"... 국민의힘 "공작 의도 터무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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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압수수색 나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당시 유승민 캠프 대변인이었던 김웅 의원은 "그때 윤석열 캠프 일부 사람들로부터 '김웅이 다 짜고서 그런 거다'란 이야길 들었다"라며 "나도 실체를 잘 모르는데 윤석열 캠프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니 어이가 없어서 '그러든가 말든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홍준표 의원 이름이 왜 거기 들어가나. 나와 홍 의원은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다"라며 "유승민 전 의원은 그럴 사람도 아니고 그런 공작에 좋다고 따라갈 사람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녹취록 내용이 알려진 뒤인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김건희씨가 녹취록에서 저에 대해 말한 부분은 모두 허위 날조임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쓰기도 했다.

다만 김 의원은 "당시 윤석열 캠프가 캠프 차원에서 그렇게 움직인 것 같진 않았다. 내가 공식적으로 항의를 하려고 했는데 (캠프) 사람들마다 말이 다르더라"라며 "그래서 나도 기분이 나쁘긴 했지만 윤석열 캠프에 책임을 묻거나 항의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국민의힘 선대본은 "(이명수 기자가) 유도한 사적 대화의 일부이므로 전체 맥락이 왜곡될 수 있다"라며 "당시 상대방에게 호응해주면서 편하게 말했을 뿐 선거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고 공작 의혹도 터무니 없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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