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먹고싶다"는 며느리에 시아버지가 보인 반응

아버지가 한 시간을 기다려 사 온 초코롤빵... 대기하는 사람들에게도 다 사연이 다 있겠지요?

등록 2022.04.25 10:25수정 2022.04.2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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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포켓몬빵이 없음을 알리는 문구. ⓒ 최은경

 
요즘 어느 편의점을 가던지 '포켓몬빵 없어요'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스티커 모으는 재미로 먹곤 했던 포켓몬빵의 인기가 역주행 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임신 중인 아내는 띠부실은 필요 없고 포켓몬빵 중에 초코롤빵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아내가 먹고 싶다는 건 뭐든지 사다 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포켓몬빵을 구하기 힘들었다. 사실, 빵을 찾아 이곳저곳 찾아다니거나 줄을 서고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아내는 "왜 포켓몬빵을 찾아주지 않는 거야!"라고 장난 섞인 투정을 부리며 당근 마켓에 올라온 건 없는지 찾아보기도 했다.

어느 날 부모님과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아빠는 사람들이 포켓몬빵을 사러 마트에 줄을 서고 기다리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빠는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도 장사꾼의 상술이라며 잘 챙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는 그런 아빠에게, 그러니까 시아버지에게 "포켓몬빵 중에 초코롤빵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요즘은 먹고 싶어도 사 먹을 수 없어요"라고 이야기했다.

그때로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인가. 아내가 갑자기 "여보, 아버님이 포켓몬빵을 사 오셨어!"라고 자랑했다. '내가 잘 못 들은 건가?' 싶었다. 알고 보니 며느리가 포켓몬빵을 먹고 싶다는 말에 아빠가 마트에서 한 시간을 기다려 사 온 것이다. 1인당 1개를 살 수 있었는데 정확히 아내가 원했던 초코롤빵을 골라왔다.

아내는 시아버지가 어렵게 구해온 빵을 먹기 아까웠는지 아직도 뜯지 않고 아껴두고 있다. 아빠를 움직이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는 말이 틀리지 않은 걸까. 아버지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어쩌면 줄을 서서 포켓몬빵이 오길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시아버지 #포켓몬빵 #사랑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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