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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지하철 타고 내린 걸로 조사 받아... 경찰, 눈치 보나"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지하철 시위 관련 경찰조사 받아... 장혜영 "정부가 책무 안 지켜 시위 나선 것"

등록 2022.04.25 17:23수정 2022.04.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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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벌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혜화서로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이 지하철 출근길 시위가 불법이라는 걸 계속 강조했다. 시위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느냐고도 물었다. 21년간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하며 현장연행이 된 적은 있지만,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당한 건 처음이다."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120여분간 경찰조사를 받았다"라면서 "지하철 연착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할 따름이다. 그런데 장애인도 함께 이동하며 살고 싶다 말하며 진행한 시위를 두고 경찰이 불법성만 따져 물으니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월~6월 사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인 전장연 관계자들을 '전차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지하철 승하차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2001년에 지하철 승강장에 스크린도어(안전문)가 없던 시절에 철로로 내려가 시위를 벌여 형사처벌을 받은 적은 있다"라며 "지금까지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행동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는 적 없었는데, 경찰이 강경대응을 시작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5월 취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를 꾸준히 비판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라면서 "경찰은 전장연이 불법행위를 했다고 강조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라며 "장애인이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지하철이 연착된 것을 두고 합법·불법의 잣대를 들이대는건 부적절하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와 혜화경찰서 앞까지 동행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역시 경찰수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교통약자법에 교통약자들이 이동권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책무가 규정돼 있음에도 (당국이) 이를 시행하지 않아 장애인들이 시위에 나선 것"이라며 "이동권을 주장한 장애인들을 수사한다면 대통령과 지자체장 그리고 저를 포함한 300명 국회의원 모두를 함께 수사해야 비로소 공정한 수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 또한 이동권·건강권·노동권 등 장애인의 당연한 권리가 지켜지지 않은 것에 정부·지자체의 탓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18년 60대 여성이 발달장애인 아들을 살해한 사건을 두고 법원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 가족의 삶의 질 향상 및 안정적인 가정생활 영위를 위하여 장애인 가족 돌봄 지원, 장애인 가족 휴식 지원 등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하고(장애인복지법 제30조의2 제1항), 장애인이 기능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장애인에게 적정한 진료 및 재활의료를 제공하여야 한다'라고 판결했다 (2018고합609)"라면서 "곧 집권할 정부·여당이 나서서 장애인과 시민을 갈라치기 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죽지 않고 죽이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찰 "불법행위 방지한다... 사법처리 불가피"

반면 경찰은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는 불법으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출근길 시위와 관련해선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출근시간대 시민 출근을 방해하는 행위는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선량한 시민이 권리를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제한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사전 방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사법처리도 불가피하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청 등에 따르면 전장연 등이 주도한 시위에 대해 전차운행방해·업무방해·미신고 집회 개최 등 혐의로 여러 건이 고발됐으며, 절차대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1일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던 전장연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이동권·탈시설 예산안 확보 등과 관련한 답변을 기다리겠다"라면서 오는 5월 2일까지 지하철 시위를 중단한 채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식만 이어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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