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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는 왜 중국 악플러들의 표적이 됐나

[TV 리뷰] E채널 <노는언니2>

22.04.27 13:43최종업데이트22.04.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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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채널 <노는언니2>의 한 장면. ⓒ E채널

 
전 남친 이야기에서 올림픽 경험담, 해외 팬들의 악플 상처까지, 국가대표들의 필터없는 솔직한 입담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4월 26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2>에서는 지난주 김보름에 이어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차민규와 남자 1500m 아시아 최초 메달리스트 김민석까지 대한민국 빙상계의 간판 스타들이 출연하여 언니들과 함께하는 '남도 포레스트2' 이야기가 펼쳐졌다.
 
2일차 아침을 맞이한 언니들은 첫 식사로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전남친 토스트를 재현한 '전여친 토스트'를 메뉴로 선택했다. 레시피 그대로 전자렌지에 10초를 돌릴 것을 주문하는 한유미를 속이기 위하여 박세리와 김성연은 데우는 척만 하고 그대로 토스트를 다시 가져왔다. 한유미는 안 데운 토스트의 맛을 보고도 전혀 알아차리지못하는 허당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한유미의 전여친 토스트와 이상화의 조식세트를 더하여 근사한 아침 한 상이 완성됐다.
 
한유미는 뜬금없이 "전남친한테 연락해본 적이 있냐"는 돌발 질문을 던졌다. 한유미와 이상화는 둘다 없다고 고백했다. 특히 한유미는 "헤어지면 번호를 아예 차단한다. 전 남친이 내 카톡을 보는 게 싫다. 난 무조건 차단이다"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김보름은 "차단에도 단계별로 설정이 있다"고 거들었다. 듣고 있던 김성연은 "역시 이래서 경력직을 뽑나보다"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김성연은 "술 먹고 전남친한테 연락한 적이 있다"고 고백하며 "용기가 안 나서 그렇게 했는데, 반응이 너무 차가워서 술이 확 깨더라. 바로 전화를 끊었다"는 웃픈 내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연은 카메라 쳐다보며 "보고 있지? 그때 너무 차갑더라"라고 너스레를 떨며 전남친을 향한 메시지를 남겼다. 박세리가 "전남친이 연락오면 어떡할 거냐?"라고 묻자 김성연은 "이제 됐다"라면서도 정작 눈망울에는 미련이 한 가득 담긴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연의 시선은 이번엔 김보름에게 향했다. 김보름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저는 술먹고는 절대 연락 안 한다"며 재빨리 선을 그었다.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의 산실인 태릉선수촌과 태릉빙상장이 없어진다는 소식에 언니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유미가 "거기 땅값이 비싼가?"라며 엉뚱한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태릉선수촌 부지였던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진천선수촌으로 대체하게 된 것.
 
김성연은 태릉선수촌 시절의 추억을 깨냈다. 악명높은 불암산 지옥훈련 중 몸상태가 좋지 않아 혼자 열외됐던 김성연은 붙잡혀서 다시 운동을 하게 될까봐 뒤도 안 보고 달려서 내려왔는데, 길치였던 탓에 선수촌이 아닌 문화재 지역 쪽을 거쳐와야했던 황당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성연은 "그때는 경찰에 잡히는 것보다 유도부에 잡히는 게 더 무서웠다"고 솔직히 고백하여 언니들을 폭소하게 했다.

이상화의 직속 후배인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국가대표 차민규와 김민석이 특별게스트로 출연했다. 언니들과 게스트들은 세리팀 vs 상화팀으로 나뉘어 자존심을 건 족구 대결을 펼쳤고 경기는 세리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휴식시간에 평상에서 출연자들이 오붓한 대화를 이어가는 도중, 이상화는 "김민석과 김민선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뜻밖의 폭로를 꺼냈다. 김보름도 "저희도 둘을 많이 이어주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라고 고백했다. 김민선은 '제2의 이상화'로 불리우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유망주다. 출연자들은 서로 동안이라며 칭찬을 주거니받거니 와중에도 이상화는 "난 눈을 수술해서 그렇다"며 뜻밖의 쌍밍아웃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화는 김성연을 가리켜 "정말 무서운 언니였다. 업어치기를 엄청 잘한다"며 놀렸다. 김민석은 "배드민턴을 하실 것 같은 외모다. 그렇게 보였다"라고 이야기하자 김성연은 "이 덩치에 무슨"이라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저는 유도장에서나 무섭지. 밖에서는 시비가 붙어도 먼저 사과하고 나온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김민석은 "(업어치기하면) 죽잖아요, 상대방이"라고 놀리며 김성연을 당황하게 했다.
 
이상화는 후배 김민선이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줄 알았다"며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을 아쉬워했다. 김민선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7위, 1000m 16위에 그쳤다. 이상화는 홀로 훈련하면서 올림픽에 출전해야했던 김민선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나도 해봤는데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상화는 캐나다에서 나 홀로 훈련해야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정신력이다. 독해야한다. 근데 나는 성공을 해야했고 메달을 따야했다. 내가 믿었던 외국인 코치(케빈 크로켓)을 직접 찾아갔다. 한국과 캐나다 스타일이 달라서 많이 힘들었다"고 추억을 회상했다. 타지에서의 외로움과 압박감을 홀로 견뎌내며 남몰래 운 적도 많다고.
 
하지만 이상화는 "이 팀을 믿었고 선생님을 믿었다. 선생과 제자 간에 믿음이 중요하다. 그때 독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이상화는 2016년 세계선수권 우승-올림픽 출전 등으로 화려하게 자신을 증명해냈다.
 

E채널 <노는언니2>의 한 장면. ⓒ E채널

 
언니들은 손님들과 함께 점심 준비에 돌입했다. 차민규와 김민석은 처음 도전해보는 장작패기와 불피우기 등에 여기저기 소환되며 고군분투했다. 언니들은 박세리의 진두 지휘하에 재첩국과 무침, 숯불 닭구이 등으로 근사한 밥상을 완성했다.

차민규의 올림픽 뒷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베이징올림픽에서 2연속 은메달을 딴 차민규는 뜻하지 않은 중국 팬들의 악플세례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차민규가 시상대를 손으로 쓸어내고 오르는 세리머니를 한 것을 '편파 판정에 대한 불만'이라고 해석하며 악플을 퍼부었다.
 
차민규는 "아무 생각없이 했던 세리머니였다. 중국에서는 심판에 대한 항의라고 생각하더라"고 해명했다. 공교롭게도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캐나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중국 심판의 판정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차민규와 비슷한 세리머니를 펼친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차민규가 출전한 종목은 판정 논란과 전혀 무관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와서 뒤늦게 이야기를 들었다. 악플 폭탄이 날라오더라. 아직까지도 가끔 오는데 당시에는 심했다. 축하해주는 주변 지인들도 악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구토를 하는 이모티콘에서부터 심지어 캡처로 만든 영정사진까지, 도를 넘어선 악플에 언니들은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하지 못했다.
 
메달을 따면 주어지는 개최국의 마스코트 인형을 버렸다는 루머도 나왔다. 차민규는 "인증샷을 보여달라고해서 사진을 찍어서 보여줬는데도 믿지 않더라. 마스코트 인형은 지금도 집에 잘 보관하고 있다"며 루머를 부인했다.
 
차민규는 <노는 언니>에서 꼭 고백하고 싶었던 개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얼굴 트라우마가 있다. 어렸을 때 얼굴에 큰 흉이 나서 신경이 손상됐다. 지금도 표정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웃을 때 안면 근육이 잘 올라가지 않는다." 표정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다는 차민규는 "시상식에서도 '너 기쁘지 않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저는 활짝 웃고 싶은데 오해가 생길까봐 억지로 참는 것 같다"는 자신만의 고충을 드러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유미는 SNS에 "'내가 웃는 건 비웃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써놓으라"는 4차원다운 엉뚱한 해법을 제시했다. 김성연은 "예전 싸이월드 미니홈피 허세글 아니냐"고 지적하며 "언니도 써놔라. 내 키는 2m 20이라고"라며 출연자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한유미와 김성연의 톰과 제리 케미에 박세리는 "둘이 참 잘 어울린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상화는 후배들의 수상 경력을 자랑하며 "1500m 종목은 메달이 나오기가 힘들다. 서구 선수들보다 체격조건도 불리한데도 아시아 최초로 2연속 메달을 획득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석은 "평창 때도 그렇고 베이징에서 깜짝 메달이라는 기사를 많이 봤다. 기대가 전혀 없이 운으로 딴 메달이라는 이야기처럼 들려서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빙상 선수들을 위한 훈련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한국의 열악한 현실이 언급됐다. 빙상 선수들은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휴장(4~8월) 기간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제대로 실전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규모가 훨씬 작고 항상 열려있는 쇼트트랙 빙상장이나 지상훈련으로 대체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상화는 "다른 운동으로 대체한다고 해도 빙상훈련만큼의 효과를 보기가 힘들다. 우리는 기록을 재고 나의 느낌을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아예 모르니까. 진짜 민감하고 예민하다. 후배들도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국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제대로 스케이트를 탈 수 없는 기간이 약 5개월에 이른다고.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를 언급하며 "자연환경상 겨울에 언 강이 많아서 그냥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곳이 많다"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전지훈련이 어려워지며 링크장이 없어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곳이 없어진 한국 선수들의 열악한 현실이었다.
 
2026 동계올림픽은 이탈리아 밀라노, 2024 하계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한유미는 반색하며 "관광하기 좋은 도시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기대감이 높아진다"며 설레어했고, 언니들도 공감했다.
 
올림픽에서 다른 종목 선수들과 만나 친분을 쌓기도 한다. 김민규는 컬링대표팀 '팀킴'과 친분을 쌓게 되며 윷놀이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언니들은 팀킴이 출연했을 때 밤늦게까지 잠도 자지 않고 술잔을 기울였던 추억을 회상하며 지치지 않는 체력에 혀를 내둘렀다.
 
여행을 정리하며 김보름은 "제가 선수를 한 시간보다 이제 남은 시간이 적다. '매스스타트 김보름'으로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차민규는 "좋은 환경이 된다면 다음 밀라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김민석은 "스피드스케이팅하면 이상화 선배가 생각하는데, 그걸 뛰어넘어서 앞으로는 김민석이 생각날 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상화는 "너무 멋있다"며 후배의 의욕에 박수를 보냈다.
 
<노는 언니>는 지난주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의 올림픽 우정 스토리, 김보름의 평창올림픽 왕따 논란 고백 등에 이어 빙상 선수들의 진솔한 애환을 드러낸 힐링 여행으로 많은 공감대를 자아냈다. 화려한 메달 뒤에서 가려진 국가대표 선수의 열악한 훈련 환경, 섣부른 포퓰리즘과 마녀사냥에 상처받는 선수들의 무대밖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남겼다. 딱딱한 뉴스나 언론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국가대표들의 인간적인 모습들과 공감대는 <노는 언니>라는 프로그램만이 가능한 존재 가치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노는언니 차민규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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