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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부자'는 어떻게 돈을 벌까

[한국과 중국, 같은 말 다른 뜻] 한국의 '횡재'와 중국의 '횡재'

등록 2022.06.02 08:10수정 2022.06.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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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횡재' : 뜻밖에 재물을 얻는 일이나 또는 그렇게 얻은 재물.

중국 '빠오푸(暴富)':운이 좋아서 큰돈이 생겼을 때 돈이 갑자기 생겼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중국 '횡재' :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혹은 운수가 좋아서 얻은 돈과 재물.

  
공자는 <논어>에서 사람이 성인(成人)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요건을 말한다. 첫 번째는 이익을 보면 대의(大義)를 생각해야 하고, 두 번째는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고, 세 번째는 오래전에 한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今之成人者 何必然 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 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

위 글귀 중 성인(成人)이라는 단어는 만 18세 이상인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로, '성인군자'의 성인(聖人)이 아니다.

위의 글귀 중 첫 번째 요건, '이익을 보면 대의를 생각한다(見利思義)'는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이 어느 정도의 이윤을 얻어야 의로운 행동을 하는 것인지를 말한다.

공자는 인의(도덕)에 따라 바람직한 사람의 모습을 말했지만, 말 그대로 '바람직한' 모습이고 실제 현실에서는 의(義)를 생각하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러니 보통 사람 입장에서는 장사를 할 때 당연히 이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공자가 사람이 성인(成人)이 되는 요건으로 위의 세 가지를 말했다는 것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보통 사람은 위의 세 가지를 지키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실제 생활에서 사람은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요건과는 반대로 살고 있다는 것.

또 공자는 <논어>에서 이런 이야기도 한다. 성인군자도 돈을 좋아하지만, 성인군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번다(君子愛財,取之有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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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성 취푸 공자탄생지 기념관 ⓒ 김기동

 
위의 글귀에서 '군자'는 '성인군자'라고 할 때 말하는 성인(聖人)이라는 의미다. 역시 위의 글귀를 거꾸로 해석하면 '성인군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지만, 성인군자가 아닌 보통 사람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공자는 보통 사람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버는 것을 보고, 그런 방법으로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면서 성인군자를 본받으라는 의미에서 이런 말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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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광현문 책 ⓒ 중국 바이두

 
중국 처세술 책 <증광현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람은 비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면 부자가 될 수 없고, 말은 밤에 몰래 풀을 먹지 않으면 살찐 말이 될 수 없다(人無橫財不富,馬無夜草不肥). 그러니까 정상적인 즉 모두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결코 큰돈을 벌 수 없다는 말이다.

한국 사전에서 횡재(橫財)란 단어는 뜻밖에 재물을 얻는 일이나 또는 그렇게 얻은 재물을 의미한다. 복권에 당첨되는 것처럼 갑자기 큰돈이 생기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중국 사전에서 횡재(橫財)는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혹은 운수가 좋아서 얻은 돈과 재물이라고 한다. 중국 사람은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운이 좋아서 큰돈이 생기면 돈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빠오푸(暴富)'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비합법적이거나 비정상적으로 큰돈을 버는 경우에는 횡재(橫財)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위의 공자의 <논어> 글귀나 <증광현문> 글귀에서, 사람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사람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결코 큰돈을 벌 수 없다' '부자는 모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엔 '교활하지 않은 장사꾼은 없다(無商不奸)'라는 속담이 있다. 속담 그대로 해석하면 장사꾼은 모두 교활하다는 의미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교활하지 않은 장사꾼은 망한다는 이야기다.
  
회사 납품 업무 담당자의 장사 방법

중국에서 간단한 전자제품을 만드는 A회사에 '가' 부품 수출 프로젝트를 진행한 한국인 중국 주재원이 겪은 일이다. 주재원은 한국 회사에서 만든 '가' 부품이 중국 A 회사에서 기존에 납품받아 사용하고 있는 동일 부품보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경쟁력이 있어 납품 계약을 자신했다.

하지만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을 만나 '가' 부품을 소개했지만, A회사 자재 담당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다. 한국 회사 주재원은 A회사 자재 담당자가 왜 자신이 소개한 '가' 부품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저렇게 조사해봤다. 

A회사가 한국 회사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사용하면 회사는 제조 경비를 절감하면서도, 제품 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친척 명의로 '가'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 회사 주재원은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자신의 친척 명의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A회사에 납품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마치 한국 기업 소유주가 자녀나 친척 명의로 회사를 만들어 필요한 부품을 납품받아 비정상적으로 재산을 넘기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그러니까 자재 담당 직원은 A회사에서는 자재 담당 업무를 하면서 봉급을 받고, 또 자신이 친척 명의로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납품해 이익을 챙긴 것이다.

한국회사 주재원은 중국에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은 저렇게도 돈을 버는구나 하고 감탄했다. 하지만 A회사가 조금만 신경 쓰면 이런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텐데 A회사 사장이 왜 이런 사실을 모르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또 얼마 시간이 지난 후에 A회사 사장이 왜 이런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도 알게 됐다.

A회사 자재 담당 직원은 자신이 친척 명의로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자신이 다니는 A회사에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B회사에 납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B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역시 친척 명의로 '가'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바로 B회사 자재 담당 직원이 친척 명의로 운영하는 공장에서 생산한 '가' 부품을 A회사에 납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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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사람이야기>,<중국인의 탈무드 증광현문>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 산동성 중부 도시 한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 연구>가 있다.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행위방식의 근저에 있는 그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중국인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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