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11 18:40최종 업데이트 22.05.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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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 ⓒ 연합뉴스

 
[검증대상] 김성회 비서관 주장 "동성애는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11일 "동성애가 정신병의 일종"이라는 자신의 과거 발언이 "성적 취향에 대한 혐오 발언의 성격이 있었다"고 사과하면서도 여전히 동성애가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천적인 동성애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후천적인 버릇이나 습관을 자신의 본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런 경우에도 동성애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혐오발언 사과에 또 혐오발언... 김성회 "동성애, 치료로 바뀐다" http://omn.kr/1yv8t)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WHO 1990년 국제질병분류에서 '동성애' 삭제

우선 "동성애가 정신병의 일종"이라는 김성회 비서관의 과거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국정신의학회(APA)는 1974년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서 동성애를 삭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1990년 5월 17일 동성애를 국제질병분류(ICD) 표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기념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행사가 매년 5월 17일 개최된다.

세계정신의학협회(WPA)는 지난 2016년 성명을 통해 "선천적인 성적 지향이 바뀔 수 있다는 어떠한 타당한 과학적 근거도 없다"며 "더 나아가, 이른바 동성애 치료라는 것은 편견과 차별이 확산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질환이 아닌 것을 '치료'한다고 주장하면서 제공하는 모든 개입은 전적으로 비윤리적"이라고 밝혔다.

윤현배 서울대 의대 교수는 11일 <오마이뉴스> 서면 답변에서 "의학계에서 상당히 권위가 있는 미국정신의학회는 1998년에 이미 동성애에 대한 전환 치료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이후 2013년에는 성적 지향(동성애 등)과 관련한 모든 진단명이 정신의학 진단기준(DSM)에서 삭제됨으로써 동성애가 질병이 아니라는 것이 의학적으로 명확해진 상황"이라며 "따라서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 '동성애는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닐 뿐더러 악의적인 혐오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인 조혜인 변호사도 이날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동성애가 질병이고 치료의 대상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전혀 틀린 이야기"라며 "청와대 비서관이 팩트가 아닌 이야기를 퍼뜨리면서 기존의 차별이나 증오를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실제로 시민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나가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기존의 차별을 선동하는 이야기가 퍼지도록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성적 소수자, 혐오표현 경험 '온라인 94.6%·오프라인 87.5%'
 

지난해 3월 8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성소수자부모모임 회원들이 최근 성소수자들이 삶을 포기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이를 애도하며 정치권을 향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촉구했다. ⓒ 이희훈

 
실제 지난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결과, 성적 소수자 응답자 전체의 94.6%가 온라인에서, 87.5%가 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혐오 표현을 접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프라인 혐오 표현을 접한 이후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하였다'라는 질문에 성적 소수자 응답자 전체의 49.3%가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다.

[검증결과] "동성애는 치료하면 바뀔 수 있다" 김성회 주장 '거짓'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학계에서 검증됐고 WHO 등 국제기구에도 인정했다. 성적 지향이 바뀔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존재하지 않으며, 질병이 아닌데 치료한다는 주장 자체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따라서 "동성애는 치료하면 바뀔 수 있다"는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비서관의 주장은 '거짓'으로 판정한다.

"동성애도 금연 치료 받듯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거짓
  • 주장일
    2022.05.11
  • 출처
    본인 페이스북출처링크
  • 근거자료
    미국정신의학회(APA), LGBT and the DSM: DSM-II(1974)자료링크 세계보건기구(WHO), ICD-10 Volume 2(2016)자료링크 세계정신의학협회(WPA), WPA Position Statement on Gender Identity and Same Sex Orientation(2016)자료링크 윤현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오마이뉴스 인터뷰(2022.5.11)자료링크 조혜인 변호사(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오마이뉴스 인터뷰(2022.5.11)자료링크 국가인권위원회,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2016.12)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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