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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에와 십자가' 펴내

[김삼웅의 인물열전 / 정의의 구도자 함세웅 신부 평전 47] 교회가 사회비판적 기능을 해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을 담은 책

등록 2022.05.23 15:50수정 2022.05.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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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보다 민족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함세웅 신부 ⓒ 함세웅

 
목수가 집을 짓는 일은 자기가 살고자 해서는 아니다. <평화신문>과 <평화방송>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그는 지체없이 경영의 일선에서 물러났다. 혼신을 다해 창간한 매체를 떠난다는 별리의 감정보다 애초의 구상에서 변질한 내용에 아쉬움이 묻어난다. 

저 개인으로 볼 때는, 거기 있었다면 제도권의 한 사람으로 남았을 수밖에 없잖아요. 경영인으로서 부자유스러울 수도 있었는데 결국엔 그런 과정을 잠시 거쳐 자유인으로 돌아왔기에 그저 편안합니다. 그래도 방송의 방향에는 아쉬움이 여전하죠. 창립정신 그대로 교회도 자성하고 역사와 함께 나아가면서 세상을 껴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말한대로 시대적 징표를 안고 가는 언론과 방송이 되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교구장이나 주교들의 행사, 신부들의 축일이나 알려주는 그런 관보형이 되어선 곤란하지요. 두드리면 그저 울리기만 하는 꽹과리 같이 말입니다. (주석 1)

1992년 10월 가톨릭대학 강단을 떠나 장위동성당 주임신부로 일터가 바뀌었다. 바티칸 체제에 대해 비판한 것 등이 문제가 되고 학내 사정과 얽혀 강단을 떠난 것이다. 오리의 짧은 다리만 보아온 사람들은 학의 긴 다리는 위태로울 수 밖에 없을 터. 

그는 일터가 어디이든 멈추지 않는다. 이 해에 교회가 사회비판적 기능을 해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을 담은 책 <멍에와 십자가>를 빛두레에서 출간했다. 표지 다음장에 쓰인 두 문장이 이채롭다. 

엘리야가 백성들에게 소리쳤다. "바알의 예언자들을 하나도 놓치지 말고 모조리 사로잡으시오" 엘리야는 백성들이 사로잡아 온 그 예언자들을 키손 개울로 끌고 가 거기에서 죽였다. (<영왕기> 상 18:40)

암울했던 시대에 희망을 예시한 김재규(1926~1980) 의인(義人)을 기리며 이 책을 그의 영전에 바칩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머리글 전환의 계기

제1부 인간과 교회와 정치

우리시대의 인간관과 정치관
올바른 가치 설정
청년기의 자기 진단
가정

 제2부 우리시대의 신학

구원을 지향하는 해방
해방신학의 올바른 이해
해방신학과 평화사상
여성신학의 논리와 근거

제3부 교회의 민족사적 반성과 신학적 고찰

교회 쇄신을 위한 근원적 성찰
한국천주교회에 대한 민족사적 반성과 신학적 성찰
한국천주교 전국사제단의 역사와 증언
민족통일을 위한 신학적 모색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신학적 고찰

제4부 신앙의 스승들

12사도들의 가르침
〈사도신경〉
로마의 끌레멘스
안띠오키아의 이냐시우스
스미르나의 뽈리까르뿌스
히에라뽈리스의 빠삐아스
〈바르나바스 서간〉
헤르마스의〈목동〉
호교 교부
유스띠누스

부록  사목대담

예수와 교회
교회와 국가
1990년대에 즈음한 한국천주교회의 실상

저자(함세웅)는 머리글 말미의 <멍에는 부수고 십자가는 짊어져야>에서 이렇게 쓴다.

신앙이란 무엇인가. 매순간 매일 하느님을 생각하며 보다 옳고 참된 것을 선택하는 결단의 행위 그리고 반복이다. 때문에 다소 다른 기회와 장소에서 얘기되고 집필된 나의 말과 글에는 늘 반복되는 주제가 있다. 끊임없는 선택과 투신, 그리고 성찰과 자기반성의 작업이다. 때문에 교회에 대한 성찰 부분에서 일제 치하에서의 부끄러운 교회의 모습과 그 이후의 기계적 반공논리, 현실 개혁에 투신해야 할 신앙인의 임무 등에 대해서는 같은 내용이 중복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시대의 긴박한 주제와 과제는 마땅히 청산해야 할 부끄러운 과거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이라 생각되어 이 점이 더욱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는 뜻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이 점을 강조하고 반성키 위해서였다 반성과 성찰은 마땅히 반복해야 할 그리스도인의 기본 전제며 회개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진지하게 나 자신, 사회와 교회, 그리고 민족의 문제를 깊이 성찰해 보자. 진지한 성찰은 큰 힘, 새로운 창조력을 안겨준다.

                                                          1993년 10월 26일
                                               미완성의 혁명,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장위동에서 함 세 웅


주석
1> <함세웅 신부의 시대증언>, 516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 정의의 구도자 함세웅 신부 평전]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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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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