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유세 따라다니다 '선물' 받은 청년, 그 사연은

캄보디아 지방선거에서 인민당 유세 동참한 청년, 노고 인정 받아 오토바이 등 선물 받아

등록 2022.05.25 16:56수정 2022.05.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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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총리의 조카가 새 오토바이와 현금 200불을 청년에게 선물했다는 영자신문 <크메르타임즈> 관련 기사 ⓒ 박정연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캄보디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인 인민당(CPP) 선거유세에 동참한 20대 젊은 캄보디아 출신 청년이 훈센 총리의 조카로부터 예상치 못한 큰 선물을 받아 현지에서 화제다.

'로운 톨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 가난한 청년은 어제(24일) 훈센 총리의 조카인 훈 찬돌 여사로부터 새 오토바이 한 대와 현금 미화 200불을 선물로 받았다고 현지 영자신문 <크메르타임즈>가 전했다.

20대 가난한 청년이 행운의 선물을 받게 된 이유는 그가 오토바이나 차량 대신 허름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선거 유세 차량을 따라다니는 모습을 담은 사진 몇 장이 우연찮게 훈센 총리의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간 덕분이었다.

총리는 30도가 넘는 뙤약볕 무더운 날씨에 자전거를 탄 채 인민당 지지 유세에 나선 환한 표정의 청년을 담은 사진 몇 장과 함께 이 청년을 격려하는 글을 올렸다.

총리는 이 글에서 이 청년에게 비록 가난하지만 부자라며 치켜세우는가 하면, "미소로 가득한 너의 얼굴은 인민당이 국민뿐만 너에게도 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너는 평화와 국가발전을 위해 우리와 함께해야 한다"고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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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장기집권자 훈센 총리가 어제 (2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인민당 지지 청년의 자전거 탄 모습과 관련 글. ⓒ 훈센 총리 페이스북 게정

 
실제로 이 청년은 어린 나이에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의 홀어머니가 청년을 포함한 10명의 어린 자식들을 부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총리의 페이스북 포스팅 글을 본 훈센 총리의 조카이자 캄보디아인민당 의장인 훈 찬톨 여사가 눈치(?) 빠르게 새 오토바이와 현금을 다음날 청년에게 선물했다.

총리가 쓴 글은 25일 오전(현지 시각) 기준 16만 개의 '좋아요'와 1만2000개의 댓글을 받았다. 대부분 청년을 격려하거나, 총리의 그간 치적을 칭송하는 글로 가득 차 있다. 이 덕분에 총리의 인민당도 덩달아 선거 홍보 효과와 이미제 제고 효과까지 톡톡히 봤다.

2002년부터 시작된 캄보디아지방선거는 이번이 5번째다. 이번 선거에선 수도 프놈펜을 비롯해 전국 25개 시도군 1652개 지역 선거구에서 1만1622명의 구청장과 군면장 등을 선출한다.

집권당인 인민당을 포함한 총 17개 정당이 이번 지방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 훈센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해외 망명 중인 삼랭시 전 구국당 총재가 지지하는 촛불당(CP)도 새로운 당명 아래 이번 선거에 나선다.

'촛불당'이란 이름은 원래 삼랭시 총재가 과거 만든 정당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후 1998년 자신의 이름을 딴 삼랭시 당으로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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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훈센총리의 강력한 라이벌인 삼랭시 전 야당총재가 지원하는 촛불정당(CP)이 차량을 이용해 선거유세에 나선 모습. ⓒ 박정연

 
진보성향의 젊은 유권자들과 오랜 독재 정치에 피로감이 누적된 도시 지식인들은 정권 교체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 역시 하나마나한 선거라고 말한다. 선거 막판 특별한 이변이 발생하지 않은 한, 훈센 총리가 이끄는 인민당이 일방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년 임기의 새 총리를 뽑는 캄보디아 총선은 내년 5월 치러진다. 1985년 집권 이래 37년째 장기 집권 중인 훈센 총리는 자신의 큰아들인 훈 마넷 부사령관에게 권력을 물려줄 의향이 있음을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다만 권력 승계가 차기가 될지, 차차기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아직 후계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훈센 총리의 강력한 카리스마 덕분에 그동안 캄보디아가 비교적 정치적 안정을 이루어왔으나, 향후 권력 승계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으로 잡음이 생기거나 정국이 불안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훈센 총리는 1951년 8월 5일생으로 우리 나이로 72세이다. 그동안 암 투병 등 건강이상설이 재기된 적도 있으나, 최근 공식 석상에선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총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내년 5월 수도 프놈펜에서 열릴 예정인 제32회 아세안게임 역시 집권당에겐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전문가들은 훈센 총리 입장에서도 국가 발전상을 자국 유권자들에게 유감없이 과시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고, 이를 선거 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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