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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요

무의식을 의식화 하는 글쓰기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등록 2022.05.30 08:48수정 2022.05.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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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잘 됐다. 게다가 시국이 시국인 만큼 비대면으로 한다니, 더 좋은데."


지난 2월, 늘 가는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글쓰기 교실이 열린다는 공지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수강 신청을 했습니다. 다행히 마감은 되지 않은 것 같았고 3월부터 시작할 수업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사실 군산 한길서점 글쓰기 교실에 대한 기사를 <오마이뉴스>에서 보고, 제가 사는 지역에는 그런 곳이 없나 찾고 있었거든요. 제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그랬는데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제 글을 읽는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꼭 해봐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드디어 기다렸던 글쓰기 수업은 시작되었고 첫 시간이라면 당연히 나올 질문, 네 맞습니다. 선생님은 바로 그 질문으로 말문을 여셨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왜 글을 쓰시나요?"

그러게요. 요즘 SNS든 글 쓰는 플랫폼이든, 짧은 글부터 긴 호흡의 글까지 정말 많은 사람이 글을 쓰는데요. 글쓰기가 도대체 뭐길래,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 번 쓰면 멈추지 않고 계속 쓰는 걸까요, 정말 왜 그런 걸까요?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의미 있는 작업, 글쓰기

저는 그 답을 수업 시간 선생님이 하신 말씀에서 찾았습니다. 단언컨대 글쓰기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한 구절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것은,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운명이 된다.'

이 말은 이국환의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2019)라는 책에 나오는데 선생님이 소개해 주셨고 듣자마자 제 마음에 확 박혀버렸습니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급하게 메모해 놓고 며칠 후 책을 읽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저자는 자신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운명을, 스스로 선택한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정말로 바꾸며 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의 운명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은 다 해보잖아요. 그런데 그걸 글쓰기를 통해 할 수 있다니, 소오름! 그런 글쓰기를 제가 벌써 하고 있다는 것은 더 소오름!(웃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늘 해왔지만 쓰는 것을 통해 무의식을 의식화할 수 있다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게다가 '의식되지 않은 무의식은 곧 운명이 된다'는 데 무의식을 일별하지 않고 글을 쓰면서 찾아내면, 정말 달라진 삶을 살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인생 첫 기억(4살 때 같아요)부터 생각나는 일들을 시간 순서대로 틈틈이 써 보곤 합니다. 그렇게 기억을 하나씩 꺼내 글로 쓰다 보면 '야, 내가 그때 그랬구나. 그럴 필요 없었네'라거나 '괜찮아, 잘했네' 같은, 저를 바라보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치게 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어떤 순간을 붙잡아 차분히 글로 정리하다 보면 무의식은 의식화되고, 정화된 자아만 남아, 서서히 삶의 방식까지 바꿀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 같아요. 그리고 저자가 하고자 한 말도 그런 의미 같았습니다.

하지만 글쓰기는 혼자 하는 작업이다보니 한 번씩 힘을 잃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 제게 계속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곳이 있는데 바로, <오마이뉴스>입니다.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격려(모르는 분들의 응원도 참 고맙습니다)와 피드백은 큰 힘이 되거든요.

또 글 쓰는 일을 통해 세상 어딘가에 가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는데 제 글이 기사가 된다는 것은 그 바람이 이루어지는 일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계속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죠. 이 모든 것이 글을 쓰면서 일어난 일이니, 글쓰기를 통해 이미 저의 '운명도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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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스탠드 불빛 아래 조용히 키보드 두드리며 글을 쓰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곤 합니다. ⓒ 박정선

 
계속 쓰는 것을 넘어, 즐기면서 쓰는 것

글을 쓰다 보면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찾게 되는데요. 그럴 때마다 항상 만나는 말이 있죠. '계속 쓰는 것'과 '즐기면서 쓰라는 것'. 글쓰기 수업 마지막 날, 가장 와닿았던 말도 쓰는 과정을 즐기라는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저도 그 말처럼 즐기면서 쓰고는 싶은데 그게 잘 안 될 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글을 잘 쓰는 분들도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글을 쓰기가 싫고 생각이 다 말라버린 것 같은 날이 찾아와도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어요. 그 시간에 딴 길로 새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되니까요.

예를 들면 식물을 보며 풀멍을 하거나, 바느질하거나, 생각할 거리가 많아 메모하게 만드는 '방구석 1열'(영화 소개 프로그램) 재방송을 찾아 보는 식이죠. 그렇게 잠깐 힘을 빼면 어느새 다시 '이런 것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 하며 신나서 노트북을 켜게 되더라고요.

이제 도서관 글쓰기 수업은 끝났지만 계속 글을 쓰려고 합니다. 수강생들끼리 모여 서로의 글을 봐주기로 했거든요. 선생님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글을 써내는 학생들은 여태까지 없었다며, "여러분, 여러분 같은 분들은 계속 쓰셔야 합니다"라고 응원해 주셔서 즐겁게 으샤으샤 하기로 했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글을 써 보는 것, 어떠세요? 그래서 무의식을 의식화시켜 생각을 가볍게 하고 매일 매일 하게 되는 고민에서도 조금씩 벗어나는 경험, 해보고 싶지 않으세요? 그렇게 글을 쓰면서 운명까지 바꾸는 일, 같이 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브런치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무의식의 의식화하는경험 #글쓰기의 매력 #운명을 바꿔드립니다 #다 같이 글을 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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