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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일본, 대조되는 행보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그래서 한국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

등록 2022.06.05 17:33수정 2022.06.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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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 pixabay

 
요즘 이스라엘에서 들려오는 뉴스는 크게 두 가지다. 그중 한 부류는 기존 상식으로 쉽게 이해된다. 이스라엘이 시리아나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로켓포를 발사한다는 뉴스는 이에 해당한다. 로켓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서 이스라엘로도 발사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더 많이 쏜다.

동예루살렘 태생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시린 아부 아클라 <알자지라> 특파원에 관한 뉴스도 같은 종류에 속한다. 시린 아부 아클라가 현지 시각 5월 11일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수색 작전을 취재하다가 피격을 당해 희생된 사건은 세계인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문제에 초강경 태도를 보이는 것도 기존 상식으로 이해되는 뉴스다. 일례로 5월 18일자 이스라엘 언론들은 자국 군대가 이란 핵시설 타격을 위한 대규모 공습 훈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고, 6월 2일자 언론들은 훈련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다른 데도 아니고 핵시설을 공습하는 훈련을 단행했다는 뉴스는 섬뜩함을 주지만, 이스라엘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우리의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또다른 행보

이와 달리, 우리의 기존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뉴스도 자주 들려온다. 2020년 9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과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해 국교를 정상화하고, 그 뒤 이스라엘이 중동 국가들과의 탈냉전을 확대해가는 모습이 그런 뉴스에 속한다.

이스라엘이 이슬람교·유대교·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을 앞세우며 중동 국가들에 다가서는 모습은 세계의 시선을 끌 만하다. 지난 1월 30일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UAE를 방문할 때 사상 최초로 사우디 영공을 통과한 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라는 소감을 남기고, 5월 31일 이스라엘이 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부류의 뉴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부쩍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제재에 이스라엘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그렇다.

2월 24일 침공으로부터 1개월 경과한 3월 23일, 휴대전화 해킹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를 구매하겠다는 우크라이나 및 에스토니아의 요청을 이스라엘이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에 수년간 거부해왔다는 보도가 <뉴욕타임스>에서 나왔다.

4월 20일, 이스라엘이 방탄 헬멧과 조끼 등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5월 5일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

5월 26일, 이스라엘이 어느 편인가를 좀더 강하게 의심케 만드는 일이 발생했다. 독일이 자국 내 이스라엘 공장에서 생산된 스파이크 대전차 유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이스라엘이 거부한 일이 그것이다.

독일이 자국 비용을 들여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는데도 이스라엘은 거부했다. 미국이 독일을 거들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스라엘은 자국 기술이 들어간 무기가 러시아 군인들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했다. 방탄 헬멧 등은 우크라이나에 줄 수 있어도 미사일은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툭하면 팔레스타인 쪽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면서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지금 진행 중인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한다. 이스라엘은 터키·미국과 함께 반군을 지원한다. 이스라엘이 내전에 개입하는 동기 중 하나는 이란을 견제하는 데 있다.

러시아는 정부군을 도우면서도, 이스라엘이 이란과 연계된 반군을 공격하는 것은 묵인한다. 러시아는 핵개발을 추진하는 이란이 너무 강해질 경우, 중동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이 제한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스라엘과 러시아간에 존재하는 '암묵적 합의'는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보여주는 냉랭한 태도를 설명해준다.

이스라엘과 일본은 동병상련을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웃나라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후원자인 미국이 당장 떠나게 되면 두 나라 모두 심히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런 위험성에 대비하는 태도에서, 두 나라는 대조되는 길을 걷고 있다. 이스라엘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까지 거론하면서 이웃나라들 쪽으로 다가서고 있다. 러시아처럼 중동 국가들도 이란 핵개발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 페르시아문명인 이란과 아랍문명권인 여타 국가들 사이에 문화적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파고들며 이란 이외의 국가들을 향해 손길을 뻗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 혹은 미국과 유대인의 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의 관계를 다소 느슨히 하면서, 이웃 나라들은 물론이고 러시아와도 잘 지내려 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이란을 제외한 나머지 중동 국가들에 대해 화해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를 대비하는 두 가지 방법론

이에 비해 일본은 미일동맹을 오히려 공고히 하면서 이웃나라들에 대해 전투 모드 비슷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아브라함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찾아내는 이스라엘과 달리, 일본은 이웃나라들이 싫어하는 군국주의적 색깔을 점점 농후하게 해가고 있다. 이스라엘과 대비되는 방법으로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식 접근법과 일본식 접근접 중에 어느 것이 미래에 성공하게 될지 지금 확단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 어떠한가 하는 점이다. 우리 한국이 주의하지 않으면 안될 흐름이 세계 도처에서 전개되고 있는 점만큼은 확실하다.

우크라이나·스웨덴·핀란드 등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가입을 희망한다는 뉴스 때문에 다소 가려져 있지만, 지금 유럽연합 국가들은 자체적인 신속대응군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21일, 외교·국방장관 합동이사회에서 신속대응군 창설이 합의됐다. 1월 19일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회에서 독자적 유럽 안보를 주장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유럽연합 국가들은 안보 문제에서 대미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지난 5월 26일 아프리카 서부의 가나 위쪽인 부르키나파소에서 이슬람 지하디스트들의 총격으로 민간인 약 50명이 희생됐다. 이슬람 무장조직들의 이 같은 활동이 며칠가 멀다 하고 아프리카 곳곳을 뒤흔들고 있지만, 미국과 서방세계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여타 국가들도 미국을 달리 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이라서 미국이 러시아보다 중국을 더 압박할 때인 지난 1월 상순, 사우디·쿠웨이트·오만·바레인·터키·이란 외교부장관들이 연달아 중국을 방문해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중국과의 관계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이들을 중국에 가도록 만들었다.

남아시아 인도는 미국의 대중국 압박책인 인도태평양전략에 참여하고 4개국 협의체인 쿼드에도 참여한다. 하지만 러시아 제재와 관련해서는 미국을 냉랭히 대하고 있다. 6월 1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적인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산 원유가 인도 등을 거쳐 원산지를 세탁하는 방식으로 세계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저지하겠다고 표방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태평양 강국인 호주를 쿼드 및 오커스에 참여시켰다.

하지만 최근 태평양 지역에서도 구멍이 뚫리고 있다. 5월 26일자 중국 <글로벌 타임스>가 왕이 외교부장의 남태평양 8개국 순방을 보도하면서 안보·치안·경제·인프라·보건·기후변화 등의 협력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서 나타나듯이, 솔로몬제도·사모아·피지·통가·바누아투·파푸아뉴기니 등이 포함된 이 지역 국가들은 '중국을 멀리하라'는 미국과 호주의 조언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현지 시각 6월 6일부터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는 미주정상회의로 인해 한바탕 홍역이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쿠바·베네수엘라·니카라과를 배제한 채 미주정상회의를 열고자 했고, 멕시코·볼리비아 대통령들은 '모두가 초청되지 않은 회의에는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기다가 기본적으로 친미국가인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대통령마저 '나도 안 간다'는 식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이 브라질에 특사를 보내 보우소나루를 간신히 달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미주정상회의 사흘 전인 현지 시각 6월 3일 오후 10시 54분에 업로드된 <미국의 소리> 기사인 '불참에도 불구, 지역 문제와 씨름하는 미주정상회의(Summit of the Americas to Tackle Regional Problems Despite Absences)'는 "게스트 명단은 불확실한 채로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가 어떻게 결말을 맺든, 미국의 앞마당인 아메리카대륙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점만큼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일본·타이완이 있는 서태평양 북부과 달리, 세계 곳곳에서 위와 같이 미국의 패권에 구멍이 뻥뻥 뚫리고 있다. 이는 서로 상반되는 이스라엘식 접근법과 일본식 접근법 중에 어느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더 부합하는지 생각하도록 만든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비인도적 범행을 저지르는 것은 당연히 규탄해야 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포스트 아메리카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친선을 유지하되 거리를 조정하며 대외관계를 신축적으로 운용하는 이스라엘식 접근법과 미국과의 친선을 한층 더 강화하며 이웃나라들을 계속 자극하는 일본식 접근법 중에 어느 것이 더 세계적 흐름에 부합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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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시사와 역사 채널).kimjongsung.com. 제15회 임종국상..저서: 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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