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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유일 정의당 당선인의 제안 "지역정치 개혁하려면..."

[화제의 당선인] 정의당 한윤희 광주 광산구의원 당선인

등록 2022.06.10 06:09수정 2022.06.10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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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2명, 6.1 지방선거가 배출한 당선인 수입니다. <오마이뉴스>는 그중 눈길이 가는 지역 일꾼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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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한윤희 광주 광산구의원 당선인 ⓒ 김동규


"진보정당, 결국 지역으로 파고드는 수밖에 없어요."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주광역시 정의당 후보 중 유일하게 당선된 한윤희 광주 광산구의원 당선인의 화두다.

지난해 한 후보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인 선거구였던 광주 광산구 마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중대선거구제 시범지역 선정에 따라 한 후보가 출마한 지역구는 3인 선거구로 개편됐다. 한윤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3798표(16.34%)를 득표했다. 

지난 5일 한 카페에서 한 당선인을 만나 당선 소감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에 광주 광산구의원으로 당선되셨습니다.

"첫 출마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께서 저를 선택해 주셨어요. 새벽부터 축하한다는 문자가 쏟아졌는데, 정말 기쁘더라고요. 총 3798표 득표했는데, 실망시켜 드리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커요. 제대로 일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다른 정의당 광주시당 후보들이 다들 낙선하셔서, 너무 안타까워요.

제가 첫 출마한 지역에서 당선된 이유는 우선 지난 2014년부터 정의당 광주시당이 이 지역에서 쌓아온 것들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정의당 김용재 후보가 2014년 지방선거 당시부터 이 지역에서 세 차례 선거에 나왔어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 지역은 2인 선거구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용재 후보는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선거에 나왔어요. 2020년 총선 당시에도 같은 지역에 출마했고요. 이 과정에서 정의당에 대한 지역의 인식이 굉장히 좋게 형성됐고, 지역 시민단체 사이에서도 호감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저는 여성단체 활동을 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 활동을 했어요. 여성친화마을 만들기 사업을 비롯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했어요. 마을문화축제, 마을극장 운영, 복합 문화공간 조성 사업, 풍영정천 탐방 및 정화활동 등을 했어요."

- 선거 준비 과정은 어떠셨나요?

"지난해 가을에 출마를 결심하고 마을에서의 기후위기 대응 활동으로 광주형 에너지전환마을 조성사업 준비를 비롯해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해왔어요. 올해 1월 중순에 광주여성센터 대표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했어요. 같은 지역의 다른 경쟁 후보들보다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잡음과 실망감 역시 저에 대한 기표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저희가 선거 사무소를 1층에 마련했는데, 주변 상가분들이 저희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굉장히 유심히 지켜봐 주셨어요. 어떤 분은 준비는 잘 되고 있냐고 물어봐주시면서, 사회단체 일정도 알려주셨어요. 덕분에 회의 자리에 가서 인사도 드리고,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었어요."

- 이번에 출마하신 지역구가 2인 선거구에서 3인 선거구로 조정됐습니다.

"사실 지난해 선거 출마를 결심했을 때, 2인 선거구였지만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3인 선거구에 출마해야 한다고 많이들 만류하셨지만, 2인이든 3인이든 열심히 준비해서 하면 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는데, 제 선거구가 3인 선거구가 되면서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던 것 같아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느꼈는데요. 중대선거구제 개편도 중요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한 정당에서 선거구 정수대로 공천할 수 없도록 하는 개혁이 필요할 것 같아요. 3인 선거구라면 2인까지만 공천할 수 있도록 해야 지역정치가 개혁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현직 정의당 광주 광산구의원인 김영관 의원님 지역구가 4인 선거구에서 3인 선거구로 조정됐어요. 딱 86표차로 낙선하셨어요. 당연히 되실 줄 알았는데 많이 안타까워요. 광산구의회에 함께 들어가게 되면 김영관 의원님은 재선이고, 저는 초선이니까 많이 배우면서 함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 앞으로 광주 광산구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우선 마을공동체들과 함께 수완에너지전환마을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요.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마을에서부터 확장시키고, 마을의 에너지를 대체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주민들이 이 지역에 있는 풍영정천을 많이 이용하세요. 아파트 숲 사이에서 산책이 가능한 소중한 생태자원이에요. 이곳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게 중요한데, 여기에 주민들께서 쉴 수 있고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싶어요. 또 주민들의 민원들, 목소리들에 귀 기울여서 주민 속으로 파고들어서 지역의 문제들을 잘 해결하면서 4년 동안 열심히 달려보고 싶어요.

하남2지구에도 장수천이라고 하는 천이 있어요. 그런데 이곳은 여름이 되면 악취가 굉장히 심해요. 악취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하남2지구에는 고등학교가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고등학교 신설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함께 노력해서 잘 해결해 보고 싶어요.

임곡은 유권자 수가 적은 지역이에요. 그래서 민원을 제기해도 잘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요. 어느 지역도 소외받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구의원은 특히나 마을에서, 주민들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게 중요해요. 더 낮은 자세로 지역 활동에 임해, 따뜻한 정치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한윤희는 의원이라고 내세우지 않고 우리 이야기에 정말 귀 기울여 준다는 말, 듣고 싶어요."

- 최근 정의당 상황이 많이 어렵습니다. 

"지방선거는 주민 속으로 파고들어야 돼요. 그래서 지역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주민자치, 통 단위 주민활동을 해왔어요. 다행히 주민들께 받은 신뢰가 그대로 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번에 정의당의 다른 후보님들도 주민 곁에서 열심히 활동하셨는데, (주민들로부터) 정의당 중앙당 이야기를 많이들 들으셨다고 해요.

지역 후보들은 정말 열심히 갈고닦고 있는데, 중앙당에서 대표나 국회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이미지로 비쳐진 점이 큰 악영향으로 작용했어요. 당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말이나 행동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된 거예요. 주변 시민단체분들도 지역 후보들은 성실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중앙에서 표를 깎아먹은 부분이 컸다고 하시더라고요. 지난 2018년 8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48%였던 정의당 호감도는 올해 4월 기준 23%까지 떨어졌어요. 그 사이에 38%였던 비호감도는 63%로 치솟았고요.

지금 이대로는 힘든 상황이에요. 정의당에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다시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다시 시작해야겠죠?"
#정의당 한윤희 #광주 광산구의원 당선인 #정의당 광주시당 #6.1 지방선거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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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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