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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주일대사 윤덕민, 강제징용만 문제가 아니다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대북관계와 한일관계를 연결 짓는 그의 신념과 우려 지점들

등록 2022.06.09 20:55수정 2022.06.0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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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자 <산케이신문> 기사인 '주일대사에 일본통 윤덕민 씨, 한국 대통령이 임명(駐日大使に日本通の尹?敏氏 韓?大統領が任命) ⓒ 산케이신문 갈무리

 
7일 임명된 윤덕민 주일대사와 관련해, 한·일 역사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언론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강제징용·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주일대사에 일본통 윤덕민 씨, 한국 대통령이 임명(駐日大使に日本通の尹徳敏氏 韓国大統領が任命)'을 통해 "문재인 정권 시대에 이른바 징용 소송이나 위안부 문제 때문에 극도로 악화된 일한관계를 위해 수완이 촉구된다"고 한 뒤 "윤덕민씨는 5월에 온라인으로 강의하고 '이 이상으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면 안 된다'며 '한일관계가 좋았던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윤 정권의 생각이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지통신> '주일대사에 윤덕민씨, 지일파 국제정치학자(駐日大使に尹徳敏氏 知日派の国際政治学者)는 "한국 대통령실은 7일 주일대사에 국제정치학자인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을 기용하는 인사를 발표했다"면서 "전 징용공 문제 등 일한관계를 악화시키는 현안을 해결하고, 긴장의 정도를 높이는 북조선에 대응할 일·미·한 협력 등에서 중책을 지게 된다"고 보도했다.

윤덕민 대사는 지난 5월 26일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의 미래' 국제 콘퍼런스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를 더는 악화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한국 정부의 대위변제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전범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하지 않고 한국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방법을 추천한 것이다.

금액의 대소를 떠나 가해자가 직접 사과하고 직접 배상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되기 힘들다. 윤 대사의 의견은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한국 정부가 변제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은 '한국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자민당 정권의 요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피해자를 대표해야 한다. 그런 한국 정부가 가해자를 대신해 변제하면 좋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가해자가 직접 변제하기 힘든 사정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전범기업들이 한국을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상황에서 그런 방안을 추천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한국 정부가 피해자들을 별도로 지원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이것과 차원이 다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위스콘신대학을 거쳐 게이오기주쿠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로 재직할 당시인 2005년 8월, 윤덕민 대사는 <한국논단>에 '한·일 과거·현재·미래: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라는 글을 기고했다.

노무현 정부 때 발표한 이 글에서 윤 대사는 "독도나 과거사 문제의 무게를 고려할 때 일본인 스스로가 풀기 전에는 완벽한 해결책을 조기에 마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라며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가 유대인 추모비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한 일을 언급한 뒤 "그런데 동아시아는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과거의 응어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누구의 탓일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17년 전 글이기는 하지만, 46세 때 쓴 것이다. 한국 정부가 대신 나섰으면 하는 최근 그의 '개인 의견'은 사리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일본인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과거 기고문과도 배치된다.

그런데, 놓치면 안 될 것이 있다. 한·일 언론들은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중점을 맞춰 그의 주일대사 부임을 보도하고 있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그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가 따로 있다는 점이다.

관직에 취임한 학자가 학술적 신념을 정책에 그대로 반영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관료가 학자 시절에 남긴 논문이나 인터뷰 등은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 하지만, 학자 출신 관료의 평소 신념과 그를 기용한 정권의 신념이 고도로 일치할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윤 대사가 쓴 논문들을 읽어보면, 그간의 학술적 표명들이 윤 정권 하에서 참고 이상의 의미를 띠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일관계를 북핵문제에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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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7일 주일본 대사에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를 인선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 연합뉴스 = 대통령실 제공


윤덕민 대사는 한일관계를 북핵문제에 맞춰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2001년에 펴낸 <정책연구 시리즈>에 실린 '21세기 일본의 대외정책 평가 - 새로운 대일정책 모색'에서 그는 "북한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관계를 한일관계 차원이 아닌 대북관계 차원에 맞춰 인식하자는 것이 그의 논문 곳곳에 나오는 지론이다.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인들의 노력을 촉구한 위의 2005년 기고문에서도 "경제·북핵 등 정상적인 양국 간의 협력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분리접근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한 뒤 "우리가 감정적 대응을 할 경우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2018년 3월 4일자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 '격동의 한반도 - 전문가 진단 1'에서 윤 대사는 "북한이 핵개발에 목을 매는 이유는 체제 생존이 아니라 적화통일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제 수호라는 방어적 목적이 아니라 '적화통일'이라는 공격적 목적을 위해 핵을 개발해왔다는 주장이다.

2019년에 <전략연구> 제78호에 기고한 '핵무장을 둘러싼 북한의 전략 평가: 왜 우리는 북한 핵무장을 막는 데 실패하고 있는가?'에서도 '북한 정권이 주로 외부 위협과 체제 안전을 위해 수세적 국면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발상을 버릴 것을 촉구했다. 이 글에서도 "적화통일의 환경을 만드는 데"에 핵개발 목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가 적화통일에 있으므로 북한 요구대로 봉쇄를 해제하고 체제를 보장해줘도 비핵화는 달성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말한 새로운 접근법 중 하나가 지난 2월 25일 대선후보 토론회 때 윤석열 후보에 의해 언급됐다. 논란을 일으켰던 한미일 군사동맹이 그것이다.

위의 '21세기 일본의 대외정책 평가 - 새로운 대일정책 모색'에서 윤 대사는 일본 군사대국화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국제질서의 변화 과정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는 너무 일본의 군사적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느낌이다"라며 "큰 틀에서 본다면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는 지역질서의 재편 과정의 일환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군사대국화를 자연스러운 국제질서 변화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윤 대사는 그처럼 팽창되는 일본 군사력을 한반도 문제와 북핵 문제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사시에 한국군이 자위대 군사기지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군에 대한 후방 지원을 명목으로 일본군이 역할을 확대하는 것도 긍정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존재하며 급변사태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갖는다면, 유사시 일본 기지를 활용하는 문제는 우리의 사활적 이익이며, 미군의 후방 지원을 골자로 하는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에 대한 입장도 긍정적이 될 것이다."

'유사시 일본군 역할 확대' 그 주장이 나온 이유 

한반도 유사시 한·일 양국의 협력을 언급한 위 문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앞부분은 한국군이 일본에 가서 일본 기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비교적 명시적으로 표현됐다.

반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활동에 관한 뒷부분은 다소 모호하게 처리돼 있다. '미군에 대한 후방 지원',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 같은 표현이 쓰였다. 유사시에 자위대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긍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읽힌다. 

그런 뒤 그는 "일본의 협력에 사활적 이익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고 발언했다. 한반도 문제에서 일본의 역할이 사활적이라는 의견이다.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에 가장 큰 이해를 갖는 국가의 하나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는 측면에서 우리와 같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는 서술이 그 뒤를 잇는다.

한국과 일본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동일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이 같은 대일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에,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주장하는 것도 가능하리라고 볼 수 있다. 임오군란과 동학혁명 때 나타났듯이,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의 개입이 한국의 불행으로 연결됐다는 엄연한 역사적 현실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그런 그가 일본에 부임하게 되므로, 그의 부임을 계기로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주목하는 것을 넘어서, 대북압박을 명분으로 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초석이 깔리지 않을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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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시사와 역사 채널).kimjongsung.com. 제15회 임종국상..저서: 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패권 쟁탈의 한국사,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노비들,왕의 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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