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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얘기는 윤석열의 자기합리화, 결국 검찰공화국"

[인터뷰] '검사 스폰서' 정용재씨가 보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 편중 인사'

등록 2022.06.22 10:28수정 2022.06.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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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오랫동안 부산지역 건설업자로 활동하면서 검사들에게 금품과 향응, 성(性)을 접대했다고 폭로했던 정용재씨. ⓒ 구영식

 
"검찰공화국 아닙니까?"

오랜만에 만난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검찰 출신들을 중용한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편중 인사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행정부와 대통령실에 검찰출신들을 중용했다. 그들 중에서 이미 중견 정치인이 된 권영세(통일부)·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일단 빼자. 검찰 출신이 갈 수 있는 법무부장관(한동훈)과 차관(이노공)도 제외하자. 하지만 그러고도 금융감독원장(이복현), 법제처장(이완규),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조상준), 대통령실 인사기획관(복두규)·총무비서관(윤재순)·부속실장(강의구)·인사비서관(이원모)·공직기강비서관(이시원)·법률비서관(주진우) 등 정부 요직에 검찰출신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이런 현실을 두고 그는 "검찰공화국"이라고 꼬집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능력이 있다'고 포장하지만 그것은 임명권자의 자기합리화"라고 비판했다. 

"이너서클 만들어 수족으로 부리려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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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내에서 바라본 대통령실. ⓒ 유성호

 
<오마이뉴스>는 지난 16일 부산 금정구청 근처의 한 커피숍에서 '검사 스폰서'로 널리 알려진 정용재씨를 만났다. 그는 지난 2010년 오랫동안 부산지역 건설업자로 활동하면서 검사들에게 금품과 향응, 성(性)을 접대했다고 폭로했던 장본인이다. 

정씨가 누구보다 검찰 조직과 검사의 문화·행태를 잘 아는 데는 이유가 있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동안 200명 안팎의 검사를 만났고, 가장 잘 나갔던 2005년엔 부산지검 검사 80여 명 가운데 60명 정도에게 1회 이상 접대를 했으며, 수사를 받으면서 '검사와 스폰서 사건'을 왜곡·은폐한 검찰조직의 실체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검사'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편중 인사도 그의 관심사에서 비켜갈 순 없었다.

정씨는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어이가 없다"라고 윤 대통령의 검찰 편중 인사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본인이 검찰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검찰 편중 인사를) 안 해야 하는데 자기 식구로 데리고 있던, 연(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쓴다"라며 "결국은 자기 이너서클을 만들어 수족으로 부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객관적으로 실력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이 과도하게 중용된 것은 사실이다"라며 "우수한 인재가 검찰에 있더라도 배제시켜야 (국정운영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한 부류(검찰)가 독식했는데 공정한 운영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특히 국정원 댓글공작 수사팀과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특검수사팀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해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을 금융감독원장에 발탁한 것을 두고는 가장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검찰 출신이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것은 1999년 금융감독원이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정씨는 "금융감독원장은 평생 경제쪽에 있던 사람도 가기 어려운 자리인데 부장검사를 했던 사람을 차관급인 금융감독원장에 앉힌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라며 "보수언론들은 이복현 원장을 '회계사 자격증이 있고 기업들 금융조사를 해서 대기업 저승사자'라며 '금융감독원장직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포장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사들은) 기업이나 금융의 단점만 봤던 사람들이라 금융이나 기업을 죽이는 일은 잘할 것이다. (그러니까)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검찰 출신에게 거기 가서 칼을 휘두르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에 가담한 이시원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장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 주가조작가담 의혹 사건을 변호한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을 각각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발탁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그런 자리에 중용할 사람은 실제로 많다. 인재풀이 왜 그거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다"라며 "지나치게 눈에 보이는 인사를 한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시원 비서관과 관련해서는 "좌우를 떠나서 (간첩조작사건 피해자의) 판결문에 불법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라며 "그렇다면 (대통령이 인사를) 철회시켜야 한다"라고  밝혔다.

"쉽게 자세 바꿀 사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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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편중 인사 지적에 "능력이 있어서 중용했다"라고 반박한 것과 관련해 정씨는 "그것은 포장에 불과하다. 자기 인사에 대한 임명권자의 합리화"라고 규정하며 "검찰 출신들이 공정을 담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여서 '능력이 있다'는 얘기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씨는 "검사 출신이 국정운영을 위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오히려 다른 직종들에 비해 편협하다. 자기들은 형사사건을 다루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고 하지만 고소·고발사건들은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실력이 있다는 미명 아래 특수직군(검찰)이 (요직에) 임명되고 그들에 의해 (국정운영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과도하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10여 년 전의 '검사 스폰서 사건'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했는데 이를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짚었다.

이어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자신이 근무했던 데서 (인재를) 찾지 말고 폭 넓게 사람를 써야 하고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검찰쪽으로만 가면 안된다는 게 일반 국민들의 생각이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지 않아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보수적인 부산·경남 쪽에서도 여론이 안 좋다"라고 전했다. 

"자기가 검찰총장 할 때 대검 사무국장했던 사람(복두규 인사기획관)부터 다 검찰 출신들이 대통령실을 에워싸고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이 국민들에게는 거부감이 상당히 있다. 국방 관련 전문가가 가야 하는 국가보훈처장에도 검사 출신(박민식)을 쓰고, 법제처장에도 측근이 가 있다. 누가 보더라도 잘못된 인사다. (이러한 인사들을) 국민들이 안좋게 생각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데 대한 의식이 전혀 없다. 지금 너무 막간다."

정씨는 "대검 운영지원과장으로 데리고 있던 사람을 총무비서관(윤재순)에 앉혔는데 그분은 성희롱 등으로 인한 징계성 처분도 받지 않았나?"라며 "성문제 때문에 뒤집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인데 그런 사람에게 대통령실 살림살이를 맡기니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에) 의심을 던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국방부 중요부서를 다른 데로 옮기고, 거기에다 검찰 편중 인사까지 되니까 국민들이 불만이 많고 여론이 안 좋다"라며 "이미 국민의힘 국회의원 중에 상대적으로 검사출신들도 많은데 (윤석열 대통령이) 실력이 있다고 검찰출신들을 (정부 요직에까지) 중용하는 것을 보니 정말 검찰공화국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때 얻었던 표만큼 나오고 있다.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여밖에 안 돼 현재는 국민들이 인내하고 참고 있는 거다. 지지율이 더 떨어지지 않은 것은 자기가 윤석열 대통령을 찍은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욕은 하더라도 지켜보고 있어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국민의 저항이 있지 않겠나?"

정씨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나 이미지 등을 보면 누가 옆에서 조언한다고 해도 쉽게 자세를 바꿀 사람은 아닌 걸로 보인다"라며 "그렇게 바뀌지 않으면 6개월 이후에는 상당한 하락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정부든 진보정부든 검찰수사 방식은 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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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향응접대 의혹을 수사할 민경식 특별검사(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스폰서 검사' 특검 현판식에서 현판제막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왼쪽부터 김종남 특검보, 민경식 특검, 이준 특검보, 안병희 특검보) ⓒ 참여연대

 
특히 정용재씨는 자신이 '검사와 스폰서 사건'을 폭로한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검찰을 향해서도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술이 양주에서 소주로 바뀌고, 룸살롱에서 일반식당으로 바뀌었는지는 몰라도 검사 접대문화, 스폰서 문화는 그대로라고 생각한다"라며 "또 수십 년 동안 관행으로 해왔던 먼지털이수사, 별건수사, 압박수사, 강압수사, 협박수사가 없어지지 않고 지금도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조국 사건이나 지금 진행하고 있는 백운규 전 장관 수사도 다 똑같다"라며 "조금만 연관돼 있으면 영장을 청구하니까 원하는 대로 답을 얻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검찰수사 방식은 보수정부에서든 진보정부에서든 바뀌지 않았다"라며 "반성이나 개선은 전혀 없고, 정의를 위해 권력자나 재벌을 단죄했다는 자기만족감이나 희열감만 있다"라고 비판했다.  

정씨는 2020년 2월 <배신은 인생이다>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고, 같은 이름의 유튜브 채널(구독자 1만1000여 명)을 개설했다. 정씨는 이 책의 서문에서 "책의 주요내용들이 과거에 있었던 '검사와 스폰서'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시작됐기에 이 책은 자서전이라기보다 그 사건을 전후한 개인적 삶의 회고록에 가깝다"라고 썼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인생역정을 정리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의 기소권 남용 등 검찰개혁에 관한 자신의 견해도 펼쳤다. 

정씨는 "수사권의 분리와 독립도 중요하지만, 검찰개혁이 더 나아가려면 (더 중요한 것은) 검찰이 가진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견제"라며 "일단 기소해서 압박하는 기소독점주의, 기소권을 남발하는 기소편의주의를 제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견제기관이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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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스폰서' 정용재씨가 지난 2020년에 펴낸 자전에세이 <배신은 인생이다>. ⓒ 정용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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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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