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어떤 중국인이 "전 서기입니다"라고 한다면...

[한국과 중국, 같은 말 다른 뜻] 크게 다른 직위... 영도자와 책임자의 차이는?

등록 2022.06.30 15:00수정 2022.06.30 15:00
2
원고료로 응원
a

한국어의 '서기', 중국어의 '서기'는 다르다. ⓒ 오마이뉴스

 
한국 '서기' : 단체나 회의에서 기록 업무를 하는 사람.

중국 '서기' : 공산당 조직에서 사무를 주관하는 영도자로 직무는 중국 공산당의 노선과 방침, 정책을 정하고 진행 상황을 감독하는 기관.

  
중국에는 한국과는 크게 다른 '서기'라는 직위가 있다. 한국에서 '서기'란 단체나 회의에서 기록 업무를 하는 사람이나 8급 공무원의 직급을 뜻한다.

중국에서 '서기(书记)'란 공산당 조직에서 사무를 주관하는 영도자로 중국 공산당의 노선과 방침, 정책을 정하고 진행 상황을 감독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서기'는 공산당 모든 조직에 있다.

공산당원 서기를 중심으로 중국 행정 단위별로 설치돼 있는 조직을 '중국 공산당 위원회'라고 한다. 중국 모든 행정 단위 조직에는 '중국 공산당 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최근엔 일정 규모 이상의 사기업도 '중국 공산당 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다.

서기 직무가 구체적으로 중국의 미래 방향과 정책, 행정부의 정책 실행, 행정부의 업무 중복, 혼선 정리 등을 담당하는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와 하급 행정단위의 모든 정책을 만든다. 그리고 국가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시행 상황을 감독하고 그 정책 추진 결과를 평가한다.

예를 들어 한국 행정구역 '시'라면, 시청이라는 단위 조직에 공산당 서기와 국가 공무원 시장이 있다. 공산당 서기는 그 시의 비전과 계획을 세우는 일을 하고, 국가 공무원 시장은 공산당 서기가 세운 비전과 계획에 따라 그것을 실행하는 행정 업무만을 담당한다. 그리고 공산당 서기는 그 행정 업무의 진행 상황을 감독하고 평가한다.

당연히 직급상 서기가 시장보다 높다. 국가에 소속된 모든 단위 조직에 서기가 있다. 최상급 국가 조직에는 제1서기(시진핑)가 있고, 각 성(한국 행정구역상 도)에는 성서기가 있다. 가장 아래 현(한국 행정구역상 동)에도 현서기가 있다.

만약 어떤 시가 있다면 직급 순위는 시서기, 시장, 부서기, 부시장 순이다. 국가 소속 모든 단위 조직에 서기가 있기 때문에, 대학교라면 직급 순위는 대학교 서기, 대학교 총장, 대학교 부서기, 대학교 부총장 순이다.
  
영도자와 책임자

한국 '책임자' : 조직 단위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 그 조직에 속한 구성원이 수행하는 모든 업무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사람.

중국 '영도자' : 조직 단위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 단위 조직 구성원의 업무를 지도해 주는 사람.

  
a

관리자(왼쪽)와 영도자(오른쪽) ⓒ @sdczxyxo

  
중국엔 직장 구성원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사자성어로 '같이 일어서고 같이 앉는다(平起平坐)'라는 게 있다. 직장에선 누구나 평등하다는 뜻이다.

한국인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인과 처음 만났다고 치자. 식당 원탁 테이블에서 식사하면서 중국 측의 상위 직급자가 참석자를 소개할 때, 맨 마지막으로 자신의 운전기사를 소개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니까 중국 직장에서는 일단 회사를 벗어나면 조직원 모두가 평등하다고 본다. 그런데 이런 관계는 직장 내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 조직 단위 부서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을 '링따오(领导)'라고 한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영도자'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영도자는 어떤 조직에서 그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원을 앞장서서 이끌고 지도하는 사람이다.

'링따오'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대로 '링따오'는 단위 조직 구성원의 업무를 지도한다. 그러니까 조직 구성원의 담당 업무는 이미 정해져 있고 조직원이 그 담당 업무를 잘 수행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이다.

중국의 직장 업무처리 프로세스는 한국과 비교해 오히려 서구식 직장 업무처리 프로세스에 가깝다. 즉 조직 구성원이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의 권한 범위 내에서 스스로의 책임 아래 업무를 수행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조직 단위 부서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을 책임자(责任者)라고 부른다. 한국 조직의 책임자는 그 조직에 속한 구성원이 수행하는 모든 업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란 의미다. 그래서 한국 조직 구성원들의 관계는 중국 조직 구성원들의 관계보다 훨씬 계급을 따지는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사람이야기>,<중국인의 탈무드 증광현문>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 산동성 중부 도시 한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 연구>가 있다.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행위방식의 근저에 있는 그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중국인과 대화하고 있다.

AD

AD

인기기사

  1. 1 우려 이상으로 위험한 인물... 윤 대통령 밑에서 살아남기
  2. 2 바리스타·간호사·5월의 신부 꿈꿨던 삶... 송두리째 사라졌다
  3. 3 골수이식까지 해준 '껌딱지' 딸 잃은 아버지의 울분
  4. 4 "이XX들"... 그들은 사흘에 한 번 이상 털렸다
  5. 5 중년과 노년 사이 남성, '삼식이'거나 '졸혼'이거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