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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안 된다? 97세대, 복수극할 때가 아니다"

[스팟인터뷰] 86세대 비판했던 이동학의 우려 "비전 보여주길... 아니면 의석 반타작날 수도"

등록 2022.07.01 11:18수정 2022.07.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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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이 지난해 11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2015년 7월 15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청년 혁신위원 이동학은 페이스북에 '586 전상서'라는 공개 편지를 썼다. 그는 '86세대(1980년대에 대학교를 다닌 1960년대생)'를 향해 기득권과 낡은 정치의 상징이 되어버렸다며 '험지'로 가서 당의 쇄신을 위한 물꼬를 터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은 이인영 의원의 답장으로 이어졌고, 한동안 당 안팎에서 '586 용퇴'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관련 기사 : '쉬운 지역구' 포기하라? "정치공학적 처방" http://omn.kr/ekeb)

2022년 7월 1일, 더불어민주당의 전직 청년 최고위원 이동학은 이번엔 '97세대'들을 저격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86세대 대리인으로 세워진 리더십은 장기적으로 더 위험하다"며 "자립·독립적이면서도 분명한 당 개혁과 청사진을 들고 대표 선거에 뛰어드시길 바란다"고 했다. '세대교체'만으로는 절대 판을 뒤엎을 수 없는데, 현재 거론되는 97세대 주자들의 말에선 '세대교체'외에는 다른 담론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97세대가) 유독 정치영역에서만큼은 가려진 세대가 됐는데, 항간에는 97세대가 아니라 97년생으로 점프할 것이란 말도 있다"며 "위기감을 느껴야할 당사자들이 그간 가방을 너무 오랜 든 건 아닌가"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K한류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처럼 3류에 머물며 복수극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정치도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 비전을 기대한다"며 "분노와 복수극의 정치를 답습하려 한다면, (주도권은) 97년생으로 넘어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97세대들이 차세대 주자로서 내세울 만한) 내용이 없을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친문재인계와 86세대 등 선배들이 물러나고 97세대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이 나선다'로 정리되는 모양새 자체가 "위험하다"며 그 명분 또한 '이재명 불가론'으로 보이는 상황 또한 우려했다. 또 "그게(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 진짜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이기면 된다"며 "그게 민주당에도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97세대, 이렇게 나오면 위험하다"

- 페이스북에 97세대 주자들을 향해 "86세대의 대리인으로 세워진 리더십은 장기적으로 더 위험하다"며 차기 리더십으로서 내용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내용이 없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 어떤 면에서.

"지금의 정치체제는 '정치를 계속 지우는 정치'를 계속 하고 있다. 정치는 토론하고 타협하고 협력하는 것인데 그건 계속 지우고 뭐만 하면 서로 고소·고발하고, 검찰과 법원에 다 맡겨 놓는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정치권이 민생에 집중하고 있구나'란 느낌은 주지 못한 채 '자신들만의 이슈'에 매몰돼서 민생과 동떨어진 길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  

- 현재 대중들에게 비치는 '민주당만의 이슈'가 당권 경쟁, 그리고 이재명 의원 출마 여부라고 보는가.

"그렇다. 그리고 저는 이런 식으로 가면 전당대회 흥행도 잘 안 될 거라고 본다. 실제로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반감, 심지어 정치무용론까지 갖고 있지 않나. 여기에 맞서서 정치를 의미 있게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70년대생들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정치 또한 이전세대처럼 어떤 분노에 차서 상대방을 자꾸 악으로 몰아붙여 복수하려고만 하는 그런 '복수극의 정치' 말고 새롭게 바꿀 수 있으면 참 좋겠다. 그런 비전 정도는 갖고 국민과 소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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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왼쪽), 강병원 의원이 6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악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97세대가 전면에 나서는 가장 큰 명분이 곧 '이재명 불가론'으로만 보인다는 우려로 들린다.

"지금 어떻게 보면 위(홍영표·전해철 의원 등 친문재인계와 이인영 의원 등 86세대)에서 판을 깔아준 것 아닌가? 사실 조금 위험해보인다. 그 선배들하고 싸워서, 이겨서 쟁취한 게 아니라 '내가 비켜줄게. 너네들이 해봐.' 이런 틀에서 나오고 있지 않나. 어쨌든 이번에 계기가 생겼으니 (97세대 정치인들만의) 독립된, 자립된 비전과 어젠다로 국민의 신뢰를 받길 바란다. 이번에 못 받으면 다음 전당대회에 다시 나올 것 아닌가. 그러면 승리까지 가는 길도 더욱 험난할 거다." 

- 민주당의 혁신도 그만큼 미뤄질 테고.

"그러니 이번에 그 씨앗을 정확하게, 잘 심어서 선전하길 기대한다."

- 한마디로 '97선배들 좀 잘 하라'는 말 같다. 2015년 민주당 혁신위원 시절, 비슷한 이유로 이인영 의원을 향해 '기득권을 버리고 험지로 가라'는 주장을 펼쳐 당 안팎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 경험을 되짚어볼 때,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논의를 해나가야 할까.

"세대로 뭘 규정하는 것 자체는 말이 안 된다. 다만 제가 당시 86선배들한테 그랬던 까닭은, 그들이 당의 중심부로 세력화하는 과정에서 젊은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양성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했었고, 지금까지도 그게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86세대가 새로운 비전이나 의제를 내걸고 정치를 바꾼 게 아니라 오히려 정치를 더 악화시켰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저는 97세대마저 그럴까봐 걱정이 든다."

- 그 걱정을 덜어내고 다른 판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혹시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나.

"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우선 97세대 선배들이 선전해주길, 답습하는 정치가 아닌 새로운 정치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 어쨌든 지금 그들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가는 상황인데, (86세대 등 기존 기득권과) 똑같은 정치를 답습한다면 그 기대감마저 완전히 꺾여서 전당대회 흥행은 안 되고, 민주당이 계속 야당으로 갈 가능성도 크다. 자칫 지금의 의석 수가 반타작날 수도 있다."

"이재명 출마 막을 수 없어... 부당하다면 이겨라"

- 그러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들 모두 첫번째로 답해야 할 질문은 선거 패배 평가일까, 앞으로의 방향일까.

"선거평가는 백가쟁명식으로 많이 나왔다고 본다. 그걸 (당 차원에서) 인증하는 과정이 하나 남았을 거고, 중요한 것은 비전이다. '민주당이 정신 차렸구나, 이런 기대를 할 수 있구나'라는 사람, 또 윤석열 정부에 실망해서 민주당에 다시 기대를 걸어보려는 사람 등이 있을 수 있고, 이게 시너지가 나면 충분히 우리가 집권할 토대를 열수 있다. 그래서 비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세계정세가 굉장히 불안정하고 패권도 재편성되는 시기라, 정치인들이 우물 밖을 계속 주시하면서 국민들이 이 세계정세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막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은 복수극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런데 자꾸 내부에서 쟁투를 만드니까…"

- 비슷한 이유로 일각에선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면 내분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저는 이재명 의원이 나오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출마를 누군가가 막을 수 있다는 발상은 가능하지 않은 얘기다. 다만 (출마를 결심하는 쪽이든, 출마를 반대하는 쪽이든) 서로가 그에 대한 책임을 질 뿐이다. 그리고 당대표에 나온다고 했으면 이겨야 하는 거다. 그게(이재명 의원 출마) 진짜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이기면 된다. 그렇게 이겨서 넘어가는 게 민주당에도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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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6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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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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