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초 이전, 의견 차이로 난항... 교명 존치 vs 학습권 보장

홍성교육지원청, 홍주초등학교 신설 대체 이전 학부모 설명회 개최

등록 2022.07.19 13:29수정 2022.07.19 13:29
0
원고료로 응원
a

홍주초등학교 전경. 1946년 10월 31일 개교한 홍주초등학교는 만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현재 전교생이 113명(8학급)이다. 하지만 홍주읍성 내 문화재보호구역에 위치해 홍주읍성 정비사업 추진계획으로 2012년 이후 통폐합 가능성 및 학교 이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러다보니 원도심 학령아동 감소 추세와 맞물려 홍주초의 소규모화가 매년 진행 중이다. ⓒ 이은주

 
충남 홍성교육지원청이 홍주초등학교 신설 대체 이전 추진을 위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 중인 가운데 입장 차가 첨예하게 드러나 난항이 예상된다.

홍성교육지원청은 '홍주'라는 교명을 존치하기 위해 내포신도시에 신설 대체 이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1946년 10월 31일 개교한 홍주초등학교는 1만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현재 전교생은 113명(8학급)이다. 하지만 홍주읍성 내 문화재보호구역에 위치해 홍주읍성 정비사업 추진계획으로 2012년 이후 통폐합 가능성 및 학교 이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다 보니 원도심 학령아동 감소 추세와 맞물려 홍주초의 소규모화가 매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홍주초 교육환경 여건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워 학교 시설을 이용하는 학생 및 교직원의 불편사항이 장기화되고 있다. 동시에 학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현재 홍성군에서는 2025년 군청사 이전과 함께 홍주읍성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홍주읍성 내 위치한 홍주초 이전을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성교육지원청은 홍주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과 전통성 있는 학교 역사를 이어가고자 하는 여론조성에 따라 내포신도시 초5부지(신경리 930번지, 극동아파트 옆)에 신설예정인 초등학교(가칭 홍성대동초등학교) 설립 방향을 '홍주초신설대체이전'으로 전환해 추진코자 하는 것이다.

홍성대동초등학교(가칭)는 부지 면적 1만5605㎡, 40학급 규모(특수 1학급, 병설유 3학급 포함)로 설립될 예정이다. 현재 내포신도시 내 내포초등학교와 한울초등학교, 2024년 3월 신설 대체 이전 개교예정인 홍북초등학교 만으로는 유입이 예상되는 추가 학생배치가 불가해 적절한 학생 배치 여건 마련을 위해 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에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홍성교육지원청은 지난 18일, 오후 7시 홍주초등학교 강당에서 홍주초 신설대체이전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학부모 30여 명이 참석했다.
 
a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을 위해 홍성교육지원청은 지난 18일, 오후 7시 홍주초등학교 강당에서 홍주초 신설대체이전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학부모 30여명이 참석했다.홍성교육지원청 주진익 교육장이 설명회에 앞서 학부모들에게 인사말과 설명회 취지를 전하고 있다. ⓒ 이은주

 
설명회에서 홍성교육지원청 주진익 교육장은 "도시가 균형있게 발전해서 아이들이 분산배치 되면 좋은데 공동주택이 홍성초 홍남초 중심으로 개발돼 홍주초 학군에는 112명 91가구 정도 된다"며 "향후 10년뒤 학생수가 60~70명 정도 되면 통폐합이 거론될 것이다. 통폐합이 되면 홍주라는 브랜드 가치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인구절벽 상황 속 학생수 감소로 위기에 처한 홍주초가 내포신도시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명재정 홍주초 총동문회장은 "홍주성 복원에 따라 홍주초가 이전부지로 되면서 홍주초가 학구인데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안 보내다 보니 점점 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며 "동창회 입장에서는 학교가 없어지게 되는 것보다 '홍주'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과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우선이라며 찬반투표 이전에 공동통학구역 지정과 학생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홍주초 학부모회 최미라 회장은 "학부모 입장에서도 지역사회 의견 반영하고 홍주의 역사가 이어지길 바란다. 하지만 아이들은 안전한 근거리에서 교육받기를 원한다. 홍주초라는 전통성보다는 현재의 교육권이 더 중요하다"면서 "10년간 하지 못했던 문화재 복원사업에 대해 홍성군 입장만 주장하는 것 같다. 현재 교육 중인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찬반 투표 전 (신설 대체 이전 대상이 되는) 현재 재학생인 1~3학년에 대한 대책이 먼저 수립돼야 한다"며 "1~3학년 아이들이 내포신도시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른 학교로 전학 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공동통학구역 지정을 요구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부모들은 집에서 가까운 홍주초가 좋아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자녀가 2학년이다. 다른 학교로 가기 싫다고 한다. 부모도 걱정이지만 아이들의 정신적 보상은 누가 해줄 것인가?"라며 "지역발전과 지역사회를 위해 어른들이 추진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홍주초가 존폐위기에 있어 안타깝다. 내포신도시가 발전하면서 구도심은 침체되는 상황으로 지역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며 "작은학교 살린다는 취지에서 내포신도시에 있는 아이들을 구도심으로 유입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학부모들의 의견에 대해 홍성교육지원청 정근해 행정과장은 "전학 문제는 3개 학교장이 모여 의견을 나눠야 하기에 지금 확답을 드릴 수는 없다"며 "또한 공동통학구역 지정역시 교육장 권한이기에 가능하지만 가결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현재 단언해서 말해 드릴 수 없기에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변했다.

이어 "교육청 입장에서는 홍성군의 많은 학교가 폐교되어 한 학교라도 살리고 싶기에 12년간 버텨왔지만 이제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신설 대체 이전을 하게 되면 학교에 지원금이 30억 원가량 된다. 상대적으로 기존학교에서 안정적으로 다니는 것에 대한 피해보상차원에서 이전해서 간 아이들만 위해서 쓰라는 것이 아닌 이전해서 합쳐진 모든 아이들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홍성군의회 최선경 의원은 "학부모 입장이라면 이 학교에서 졸업시키고 싶을 것이다. 군청사 이전계획이 있고 전체적으로 문화재보호구역 내에 있기에 시설물들을 허물고 다양한 추진계획이 있는 가운데 문제에 봉착했다"며 "가장 중요시 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아이들의 교육권이다. 공론화와 숙의과정을 통해 현명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 113명의 학생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교육공동체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지원청은 8월 중 학부모 찬반투표를 실시해 가결시 2025년 9월 개교 목표로 신설대체 이전을 추진하고 재학생 통학 등 지원계획 수립과 이전 개교 전 통학구역을 재설정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부결시 가칭 홍성대동초등학교를 설립하고 홍주초는 문화재복원사업 추진계획에 따라 인근학교 통폐합을 추진하게 된다. 교육지원청에서는 공론화를 통해 학부모 의견수렴을 거쳐 학부모 결정하에 추진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홍주포커스에도 게재됩니다.
#홍성 #내포신도시 #홍주초등학교 #홍주읍성 복원 #소규모 학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홍성지역의 새로운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홍주포커스 대표기자로 홍성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딛고 서서 홍성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자 합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김건희 비선' 의혹, 왜 자꾸 나오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