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 파업,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 꼴"

정규직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경영진 책임" ... 관련 토론회, 26일 창원대

등록 2022.07.25 18:07수정 2022.07.2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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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1도크 선박 안 하청 노동자 농성 해제 ⓒ 금속노조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을 해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50억도 안되지만, 피해액은 7000억원이 넘는다. 결과적 비용을 산술적으로 보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 꼴이 되어버린 것은 대우조선해양의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이며, 진행 과정에 수많은 오류를 만든 관련 책임 경영진과 대주주 산업은행이 책임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벌인 51일간 파업투쟁에 대해, 정규직들이 가입해 있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가 25일 낸 "하청노조 파업 방관하다 7000억 손실 그리고 분할매각으로 이어지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하청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지난 6월 2일부터 파업 투쟁을 벌였고, 지난 22일 사측인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가 임금협상을 타결지었다.

조합원 7명은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 선박 안에서 31일간 '감옥‧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공권력 투입 요청이 있었지만, 평화적으로 해결되었다.

이번 파업‧농성으로 인해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매출감소 6468억원, 고정비 지출 1426억원, 지체보상금 271억원을 포함해 총 816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규직인 대우조선지회는 피해금액이 회사와 1100억원 정도 차이가 있는 7000억원이라고 했다. 피해 금액이 어느 정도 인지는 논란이라 하더라도, 이에 대한 손배소 문제가 남아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하청지회의 요구안을 해결하려면 노사간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노사 '대책팀'을 만들어 논의할 것을 제안했고 양측이 찬성하는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다음날 협력사 대표들로부터 못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후 노사간 협상의 틀도 갖추지 못하고 파업은 시작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시작 단계에서부터 대우조선지회는 하청지회를 인정하고 교섭의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교섭을 통해서 마무리 하자는 내용을 경영진에 전했다"며 "그러나 원청은 교섭의 안정화 보다는 여론전에 몰두하였고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은 방치하다시피 하였다"고 했다.

이어 "사내의 모든 단체를 동원하여 하청노동자의 파업을 비난하기에 열중했고 정작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 창구는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심지어 금속노조의 결의대회에 맞춰 사내 맞불집회를 개최하는 등 노노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끝없는 소모전으로 이 사태를 몰고 갔다"고 덧붙였다.

공권력 투입 요구에 대해, 대우조선지회는 "정부가 공권력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연일 언론의 톱을 장식하는 상황에서 대우조선 구성원이라면 누구도 마음이 편치 못했을 것"이라며 "이 모든 내부적 혼란을 다 겪었다"고 했다.

이번 파업과 관련해, 대우조선지회는 "이제 하청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다단계 하청구조의 해결은 정부의 몫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들은 "여전히 그 피해의 책임은 구성원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대주주)은 법률적 책임은 피해 가더라도 여론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이번만큼은 반드시 책임자 처벌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선산업 사내하청 문제 진단 및 해법 모색 토론회" 26일

이번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되짚어 보는 토론회가 열린다.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사회학과과 금속노조는 26일 오전 11시 창원대 22호관 201호실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 투쟁이 남긴 과제, 조선산업 사내하청 문제 진단 및 해법 모색 토론회"를 연다.

심상완 창원대 명예교수와 안석태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이 인사말을 하고, 김태정 금속노조 정책국장(조선업 비정규(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정준현 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자동차산업 하청 노동자의 집단교섭),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 전문위원(건설현장의 노동존중 적정임금제)이 발제한다.

이어 황현일 창원대 교수의 사회로, 신원철(부산대)‧양승훈(경남대)‧조효래(창원대) 교수가 토론한다.

창원대는 "51일의 투쟁 끝에 대우조선해양 하청 투쟁이 마무리 되었다. 비록 부족한 합의로 마무리 되었지만, 조선산업 사내하청 문제를 전사회적으로 알려내는 큰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창원대는 "토론회를 통해 하청 노동자의 투쟁이 남긴 과제와 조선산업 사내하청 문제, 한국 산업 전반에 존재하는 사내하청 문제를 가시화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지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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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 투쟁이 남긴 과제, 조선산업 사내하청 문제 진단 및 해법 모색 토론회” ⓒ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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