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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강훈식, 여전한 '단일화 동상이몽'

박, 지지부진 논의에 "어떤 방식이든 받는다"... 강 "비행기 띄워야 하는데 활주로 막아"

등록 2022.08.11 11:27수정 2022.08.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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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용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흐름이 강해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박용진 후보가 재차 단일화 필요성을 호소하고 나섰다. 반면 강훈식 후보는 '아직 비전 경쟁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 후보는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쓸모 있는 정치, 기본과 상식이 살아있는 민주당을 위해 박용진-강훈식 두 사람이 함께 움직여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제 시간이 정말 많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결단할 때"라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면 어떤 방식이든 강 후보 제안대로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내일(12일)부터 국민 투표(여론조사)가 시작되고, 이번주가 지나면 일정상 절반을 돌아가게 된다. 강훈식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 우리 둘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저도 가능하면 의견을 자제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당대회가 민주당의 새로운 비전을 위한 출발이 되기 위해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단일화 아니냐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말씀드린다."


박용진-강훈식 두 후보는 7월 30일 저녁식사를 하며 '최종 단일화를 위해 계속 논의하겠다'는 합의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진척사항은 없다. 박 후보는 "물밑 접촉은 계속 있어 왔다"면서도 "물밑 접촉이란 건 단일화 관련 제안을 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양측 접촉이 있었고, 그 과정을 저는 전해 듣고만 있었다"며 좀처럼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나지 않음을 인정했다. 또 후보자 토론, 합동연설회 등에서 두 사람의 접점이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남은 건 '후보들의 결단'이라고 봤다.

'일정상 단일화 관련해 오늘 발언이 마지막 제안인가'란 취재진 질문에도 박 후보는 "제가 (주말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전주나 울산에서도 할 수 있다"며 "자꾸 (단일화 가능성의) 문을 닫으려고만 하지 마시고. 오늘 박용진이 참 간절하더라, 이렇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거듭 이날 기자회견도 '최후통첩'이 아닌 '호소'라고 강조하며 "(강 후보에게 단일화) 압박보다는 간절한 호소로 받아들여지고, 언론인 여러분도 그렇게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견해 차... 주말 경선 후 '가부' 결정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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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후보인 강훈식 의원이 지난 7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강훈식 후보는 여전히 "지금은 파이, 비전을 키우는 데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박용진 후보가 지난 대선 경선 때 본인에게 좀더 큰 활주로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저도 비슷한 심정"이라며 "강훈식이란 사람이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얘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하는데, 활주로에 단일화란 방지턱을 자꾸 설치하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또 "지금 시점에 단일화의 파괴력, 감동 어떤 게 있겠냐"며 "20% 나온 후보와 5% 나온 후보가 합쳐서 25%를 만든다고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저와 박용진 후보가 지난주에 얻은 투표가 권리당원 전체의 1%가 안 된다. 투표율 자체도 38%"며 "아직 60% 넘는 권리당원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분들이 참여하면서 판의 변화, 구도의 편화가 있을 때 그런 논의와 얘기가 적절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어떤 기대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지금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은 아무 계기 없이, 며칠 전에도 단일화... 계속 단일화란 방지턱이 놓여서 비전, 미래를 얘기해야 하는 젊은 후보들이 여의도식 단순 더하기, 구도 정하기만 집중하면 '새로운 세대'라고 기대하며 봤던 국민들이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까. 비전, 파이를 키우는 데에 집중해야 하고. 그래야 (박 후보와 제가) 만날 때 그런(단일화) 얘기를 해볼 수 있다."

다만 강 후보는 '20%+5%=25% 해도 판을 바꿀 수 없다면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완주가 낫다는 판단이냐'는 질문엔 "그건 (진행자) 김태현 변호사의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울산·경남·부산, 14일 세종·충북·충남·대전 지역순회경선을 치르고 14일 저녁 지역 투표 결과와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발표할 예정이다. 강훈식·박용진 두 사람이 '20% 박용진'과 '5% 강훈식'에 머물지, 그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이날 윤곽이 드러난다.
#박용진 #강훈식 #민주당 #전당대회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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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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