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원 10명 중 8명, '윤건영 표 진단평가'에 부정적

전교조 충북지부, '기초학력진단평가' 교원 설문 결과 발표

등록 2022.08.18 10:04수정 2022.08.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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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전교조 충북지부)는 17일 충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충북 교원 5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 충북인뉴스


윤건영 충북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기초학력진단평가'와 관련, 충북 교사들의 상당수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 교육감이 후보시절부터 강조해온 '에듀테크시스템'을 이용한 진단평가에 대해 교원 10명 중 8명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고, 10명 중 7명이 '일제고사 부활'이라고 혹평했다. 또 진단평가 실시로 '학교별 순위 매기기'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AI기반 맞춤형 학습 분석'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 공약은 오히려 교원 정원 감축 정책과 연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충북교원 84.1%, "진단평가 실질적 도움 안 될 것"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전교조 충북지부)는 17일 충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충북 교원 5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에듀테크시스템을 활용한 진단평가에 대해 교원의 85.3%(442명)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답한 교원은 64.5%에 달했다.

윤건영 교육감이 취임 후 처음 결재했다는 '충북교육청 기초학력 진단평가 개선방안 및 로드맵'에 대해서는, 교원의 69%가 '일제고사의 부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84.1%는 '기초학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 로드맵은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학교별 순위매기기와 관리자 교육청의 비교육적 압박(20.8%) ▲학력미달 학생 비율을 줄이기 위한 학교의 편법적 조치(19.2%) ▲지필시험 중심의 변화로 인한 학생의 전인적 교육 저해(16.8%) ▲낙인효과로 인한 학생 자존감 저하와 의욕상실(15.7%) ▲시험 스트레스로 인한 생활교육 문제 증가(13.5%) ▲평가 준비를 위한 사교육 증가(12.7%) 등이 우려된다(복수응답)고 전했다.

또 AI기반 맞춤형 학습 분석에 대해서도 87.4%에 달하는 교원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실질적인 도움 없이 시스템 구축으로 비용만 낭비할 것'이라고 답한 교원은 41.4%였고, '학력에 대한 무리한 유형화와 표준화로 인해 학생 개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교원은 30.8%였다. 이외에도 '교사의 종합적인 판단과 분석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교원은 11.2%, 교사의 전문적 판단에 대한 불신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한 교원은 4%였다.

"AI는 교육문제 만병통치 아니다"

앞서 윤건영 교육감은 '기초학력 진단평가 개선방안 및 로드맵'을 첫 번째로 결재했고, 이를 각 학교에 공문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 로드맵의 핵심 내용은 ▲충북에듀테크시스템을 통한 평가일원화 ▲평가대상 초1~고1 확대 ▲평가 필수과목 연차적 확대 ▲매년 3월, 12월 전체학생 대상 평가실시 ▲스마트패드를 이용한 평가 ▲AI기반 학습이력 관리를 통한 피드백 운영 등이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충북은 이기용 교육감 때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미도달 학생을 줄이기 위한 비교육적 방법을 교육청이 지시하여 전국적으로 문제가 된 사례가 있다"며 "그 시기 교육청이나 관리자들의 반교육적 요구는 학교 현장에 있던 교사·학생들에게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역사를 알고 있다면 학력 운운하며 함부로 일제고사, 표준화 시험을 부활시키는 정책을 발표해서는 안 된다"면서 "AI가 교육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라는 미신을 갖게 하는 이번 발표와 같은 접근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충북교육청이 학생들의 교육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사업으로, '발달에 맞는 심리·정서적 지원과 교원 증원'이라고 밝혔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교원의 64.9%는 교육회복 방안으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증원, 업무량 감축을 통한 교사의 학생교육 강화'라고 답했고, 23.5%는 '사회성과 관계성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라고 답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윤건영 교육감의 '기초학력진단평가' 공약을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무시하는 방안이라고 규정하고, 공약철회 및 학생교육을 위한 교육환경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519명 중 초등교원은 269명(51.8%), 중증교원은 156명(30.1%). 고등교원은 85명(16.4%)이고, 유치원과 특수학교 교원은 각각 3명, 6명이다. 지역별로는 청주가 259명으로 49.9%를 차지했고 충주 61명(11.8%), 제천 43명(8.3%), 괴산증평 37명(7.1%), 영동 31명(6%), 보은과 음성이 각각 23명(4.4%), 진천 22명(4.2%), 옥천 16명(3.1%), 단양 4명(0.8%)의 교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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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충북지부 제공.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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