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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궤변" 한동훈 "에이...", 이원석 두고 정면 충돌

법사위에서 검찰총장 후보자 '수사 기밀 유출' 의혹 두고 공방... 불편한 감정 그대로 드러내

등록 2022.08.22 17:31수정 2022.08.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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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공동취재사진

 
"들으세요." - 한동훈 법무부장관
"장관님, '들으세요'가 아니라 잠깐 멈추세요."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예고편이나 다름 없었다. 22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를 검증하고 제청한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이를 검증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 거친 설전이 오갔다. 야당 의원들은 이원석 후보자의 소위 '수사 기밀 유출' 의혹과 관련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당시 직접 해당 사건을 수사한 바 있는 한동훈 장관은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양측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불편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도 많았다.

앞서 KBS는 지난 2016년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당시, 이원석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장이 사법연수원 동기인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과 40여 차례 통화를 하면서 민감한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김남국 "충분히 설명 들었다" vs. 한동훈 "반도 안 했다"
 

'악연'이 있는 김남국 의원과 한동훈 장관은 질의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전을 벌였다. 김 의원의 "수사상 기밀 유출을 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한 장관이 "이미 보도됐던 내용이다"라며 답을 이어가려 하자, 김 의원은 "그렇지 않다"라고 답을 끊었고, 한 장관은 "말씀을 안 드렸는데 뭐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이 "핑계대면 안 된다라고 저는 생각된다"라고 꼬집자, 한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면 잘못 생각하신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의 논리를 "궤변"이라고 비판했고, 한 장관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에이"라며 폄훼하는 등 감정적인 공방이 반복됐다. 심지어 질의와 답변이 서로 맞물리며,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김남국 의원이 한동훈 장관의 답변을 제지하기 위해 "장관님"이라고 다섯 번이나 연속으로 부르는 장면도 연출됐다.

한동훈 장관은 김남국 의원의 연속되는 질의를 끊고 본래 말하고자 했던 내용을 답변하려 했다. 김 의원은 "충분히 설명 들었으니까 됐다"라고 답을 자르려 했고, 한 장관은 "아니 제가 설명을 안 했는데 들었다고 하시느냐" "저는 반도 (답을) 안 했는데, 괜찮은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재차 "충분히 들었다"라며, 한 장관의 반복되는 답을 중지시키려 했다.

이처럼 지리한 공방이 이어지자, 결국 김남국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김남국 의원은 "법무부장관께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위원장께 주의 조치를 좀 취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국회에서 의원이 질의를 하는데 계속 답변을 하겠다며 질의 하는 것 자체를 막아 버리면 질문 자체를 할 수가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질문을 하고 있는데 계속 답변을 하면서, 특별히 다른 내용도 아니다. 자꾸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의원의 질의를 막으려고 하는 것은 적절하게 현안 보고나 질의하는 것이 문답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무부장관께서도 물론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 말씀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를 하겠다"라며 "그러나 의원들도 국민의 입장에서 질의를 하고 속시원한 답을 듣고자 하는 의도를 충분히 공감해서 그런 것들은 조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도읍 위원장은 한동훈 장관에게 별다른 제지를 하지는 않았다.

앞서 김승원 민주당 의원 질의 때도 유사한 광경이 펼쳐졌다. 김 의원은 관련 내용을 인사검증 과정에서 한동훈 장관이 보고를 받았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한 장관은 해당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있지만, 인사검증 자료에 해당 의혹 관련 내용이 있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맞섰다. 결국 동어반복적인 공방이 7분 동안 되풀이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남국 "수사 정보 알려주는 건 기밀 유출" vs. 한동훈 "법원은 특수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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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 5월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날 공방의 쟁점은 이원석 후보자가 김현보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수사 관련 정보를 이야기한 것이 수사 기밀 유출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김남국 의원은 "법원행정처의 수표 추적 결과, 계좌 추적 결과, 그 다음에 통화 내역, 관련자 진술의 구체적 내용까지 담아서 수사 정보를 제공했다"라며 "진행 중 수사 정보를 어떤 경우라도 알려주는 것은 기밀유출에 해당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동훈 장관은 "기밀 유출이 당연히 아니다. 아니니까 제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제청하지 않았겠느냐?"라며 "수사의 진행상황에 대해서 문의가 온 것을 수동적으로 설명드린 것에 불과하고, 그 자료를 전달하거나 그 내용을 (유출)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맞섰다.

김 의원은 "징계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수사의 기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상 기소를 한 이후에 공소사실 요지와 관련된 부분을 알려준다"라며 "방금 법무부장관이 이야기를 한 윤리담당관에게 여러 가지 비위와 관련된 정보 때문에 업무상 알려줬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수십여 차례, 그리고 구체적 내용, 이런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수사상 기밀을 유출한 것에 해당한다"라고 꼬집었다.

한 장관은 "법원은 또 법원의 특수성이라는 게 있다"라며 "법원의 판사를 수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거는 일반적인 사건보다는 법원 쪽에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윤리감사담당관에게 이원석 후보자가 연락한 게 아니라, 해당 담당관이 먼저 이원석 후보자에게 연락해 문의를 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김남국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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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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