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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사제단 "정경심 교수 형집행정지 거부하는 검찰은 살인방조"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정경심 교수 형집행정지 촉구' 기자회견

등록 2022.08.29 16:17수정 2022.08.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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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경심 교수 형집행정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경심 교수의 형을 잠시 정지해 달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검찰의 행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다. 더불어 살인방조 행위다. 이런 범법 행위를 정의롭다, 도덕적이라고 한다. 그것을 국민들에게 마사지해주고 실드쳐주는 집단도 많다. 바로 언론이다.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신부님들이 이 자리에 섰다. 

왜 아무도 말하지 않고, 묻지 않나? 왜 '저기 사람이 고통 중에 있다, 슬픔 중에 있다, 아파하고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깊은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고 왜 말하지 않나? 왜 묻지 않나? 바로 그 일을 언론이 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어째서 그런 일을 방조하는 검찰과 한편이 되고 말았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8월 29일 오후 3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정경심 교수 형집행정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식 대표신부의 탄식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안민석, 김영배 의원과 김영식 대표신부, 송년홍 총무신부 등 7명의 사제단 소속 신부가 자리를 함께 했다.

안민석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몸이 멀쩡한데도 형집행정지로 감옥에서 나와있다"면서 "정경심 교수 관련 수사·기소는 편파적이었고, 이번에 형집행정지 불허 결정도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의원은 "형을 감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몸이 극도로 좋지 않아서 잠시 집행정지를 해달라는 것인데 이를 불허하는 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대표신부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법무연수원에서 가장 정의롭고 도덕적인 집단이 검찰이라고 발언했다는데, 자화자찬도 이런 자화자찬이 없다"면서 "아무도 검찰을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집단이라 인정해준 적 없다. 그들 스스로 그렇게 참칭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신부는 정경심 교수 형집행정지를 불허하는 검찰의 행태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이자 살인방조 행위"라며 "이런 범법 행위가 정의롭고 도덕적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자면 바로 지금 여기에서부터 공정과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그 일은 쓰러져, 넘어져, 울고 있는 정경심 교수의 형을 집행정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신부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의 일부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에 함께 하기로 했다가 뒤늦게 다른 일정으로 불참을 통보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더불어 해야 할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라 믿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아픈 사람, 고통 중인 사람, 슬픔 속에 빠진 사람 내버려두고 좀 미뤄둬도 될 곳에 갔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신부는 "정경심 교수와 그들(조국 전 장관) 가족이 겪는 단장의 아픔은 검찰개혁이란 깃발을 앞장서서 든 후과로 오는 것"이라면서 "지난 5년의 세월동안 권력을 잡고 있던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일을 했다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인데) 정경심 교수와 그의 딸이 지금 어떤 고통 겪고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의 각성과 맹성을 촉구했다.

다음은 이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덕치의 회복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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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경심 교수 형집행정지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성명서 - 덕치의 회복을 촉구하며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요. 거기는 바로 '아픈 자리'입니다. 한 곳이라도 아프면 온 신경과 마음이 그리로 몰리고 최우선으로 배려하게 됩니다. 이는 생명의 법칙입니다. 이른바 '건강권'이라는 생각도 그래서 생겨난 것입니다. 

직권남용, 강요(박근혜) 혹은 횡령 및 뇌물수수(이명박) 등으로 징역 20년 또는 17년형을 받았던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정부는 병에 걸린 사람은 그 누구라도 차별 없이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줄 책무를 지니며, 이는 만인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기본권입니다. 

1. 전직 대통령이라도 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

2019년 9월 지병 치료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청했던 형집행정지를 검찰이 불허했을 때(2019.9.9)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은 '검찰의 고유권한이므로 법무부가 관여할 사안은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외부병원에 입원시키기로' 신속하게 결정한 바 있습니다. 

'수술 후 박 전 대통령이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재활치료 및 외래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 그 당시 법무부의 입장이었습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어깨통증 치료를 위해 구치소 밖의 전문병원에 입원하여 정밀검사와 함께 수술을 받고 회복하여 돌아갔습니다. 

이런 조처는 그가 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픈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조차 뚜렷한 병이 없는데도 검찰의 관대한 처분으로 3개월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12일 간의 입원 후 현재 자택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2. 그가 만일 보통의 수감자였다면

정경심 교수는 금년 1월 대법원 판결로 징역 4년을 복역 중입니다. 수감 이전부터 고혈압, 당뇨, 허리디스크 등의 기저질환을 안고 살던 사람으로서 3년여 걸친 재판으로 핍진한 나머지 법정에서 수차례 응급실로 실려갈 정도였습니다. 

지난 2년 6개월 수감 중에 뇌수막종을 동반하는 다발성 뇌경색증으로 고통이 심했는데 고도골다공증과 뇌경색으로 수차례 낙상하였고 그 때문에 허리디스크 파열과 협착, 하지마비까지 생겨나 수술과 보존치료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 소견입니다. 

하지만 현행 구치소 내 의료체계로는 이런 병자를 합당하게 치료할 수 없습니다. 보다 못한 가족이 지난 8월 1일 형집행정지를 신청하였습니다만 검찰은 이를 불허하고 치료와 수술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최종 결정한 이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를  총괄했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었습니다. 

만일 정경심이 평범한 수인이었더라도 검찰의 마음이 이토록 냉정했을까, 설령 검찰의 결정이 그러했더라도 법무부가 선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의 남편이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이력의 소유자가 아니었다면 결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3. 애덕의 정치가 회복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검찰이 특정가족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까닭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법 배운 사람들이 곧잘 운운하는 이른바 '법과 원칙'은 약자들을 아끼고 보살피는 수단이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강자가 약자를 향해서 그것을 내밀 때 기댈 데 없는 민심은 꼼짝없이 어둠의 수렁에 빠지고 맙니다. 

덕치, 곧 애덕의 정치가 어서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만 너도 살고 나도 삽니다. 저마다 본분과 권한이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되돌아보고 미움과 원망일랑 내려놓기 바랍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마태오복음서 7장 2절) 자업자득, 자고로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씀입니다. 애덕을 위해 봉사하는 권력은 반드시 그 끝이 아름답습니다. 

아울러 교회의 오랜 격언 하나를 말씀드리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사랑하여라. 그리고 마음대로 하여라'(성 아우구스티누스) 기왕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으셨으니 모쪼록 약한 생명들을 사랑하시고, 마음껏 좋은 뜻을 펼쳐나가시면 역사에 빛나는 정부가 될 것입니다. 

2022년 8월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정의구현사제단 #정경심 #조국 #윤석열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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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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