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교단에 누운 학생... 교권 무너진 교실", 해법은?

교육당사자, 상호 존중되는 ‘학교자치 실현’... 민주적인 학교공동체 만들어야

등록 2022.08.30 11:01수정 2022.08.3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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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의 한 중학교에서 여교사가 수업 중 한 학생이 교단에 누워서 핸드폰을 들고 있는 모습과 수업 중 상의를 탈의하고 있는 남학생의 모습. SNS 갈무리 ⓒ SNS 갈무리

 
홍성지역의 한 중학교 학생이 수업 도중 교단에서 여성 교사 뒤에 누워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전국적으로 파장을 일으키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영상 속 또 다른 남학생은 상의를 완전히 탈의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충남교육청은 해당 영상이 촬영된 경위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교권을 보호하고 학습권을 침해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자치 실현과 국회에 발의된 생활지도 강화 법안을 조속히 심의‧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3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충남지부(아래 전교조 충남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충남교육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엄정한 조취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우리는 문제의 사안을 수업 중에 벌어진 '교사의 교육권에 대한 침해'라고 판단한다.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인권을 침해하는 학생 행동에 대한 교사의 정당한 교육권은 보장돼야 한다"라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교사에게) 모든 것을 감당하라고 하기에는 가혹하다. 교사에게 주어진 책임만 무겁다"라고 탄식했다.

전교조 충남지부에 따르면 충남교육청이 파악한 최근 4년간 교육활동 침해행위 발생 현황을 보면 ▲2018년 79건 ▲2019년 98건 ▲2020년 64건에 이어 지난해 133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전교조 충남지부는 "이번 사안으로 교권보호조례가 제정된 것만으로 교사의 교육권이 저절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권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다"라며 "핵심은 교육당사자인 학생, 교사, 학부모의 권리와 권한이 상호 존중되는 학교자치 실현이다. 각자의 권리가 살아 숨쉬고 서로 협력하고 때론 서로 견제도 하는 민주적인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충청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아래 교총)는 "교권 추락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개탄하면서 "교육청의 명확한 진상조사와 이에 따른 가해 학생 처분과 교육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피해 교사 보호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이 지난 7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865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업 중 학생 문제행동을 매일 겪는다'는 응답이 61%,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여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95%에 달했다.

이에 교총은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을 계속 방치하면 교사뿐 아니라 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이 학습과 생활면에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교총의 요청으로 국회에 발의된 생활지도 강화 법안을 조속히 심의‧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8일, 이태규 의원(교육위원회 간사)은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보장‧강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및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아래 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교총이 수업방해 학생조차 즉각 지도할 수 없고, 폭언‧폭행에도 무기력한 교사의 현실을 호소했고, 이 의원은 교총과 법안 내용을 함께 검토‧조율해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교총은 "이번 사건을 통해 또다시 '학교는 휴대전화와 전쟁 중'이라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학습권‧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홍성지역에서 반평생을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온 청로회 이철이 회장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일탈행위를 한 학생도 문제지만 전반적으로 학교와 가정에서 인성교육이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아이들의 인권은 강화됐지만 그에 걸 맞는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와 군에서 주기적으로 학부모 대상 자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홍주포커스에도 게제됩니다.
#홍성 #교실 붕괴 #교권 추락 #인권 #학교자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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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역의 새로운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홍주포커스 대표기자로 홍성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딛고 서서 홍성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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