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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축제 만드는 공주보 담수, 환경부 불허해야"

공주시, 백제문화제 개최 이유로 담수 요청... 환경단체 "뭇생명 죽이는 일" 반발

등록 2022.09.07 15:46수정 2022.09.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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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 개최를 이유로 충남 공주시가 공주보 담수를 환경부에 요청한 가운데, 공주참여자차시민연대와 금강유역환경회의,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은 7일 오전 세종시 환경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는 공주시의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 요청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 공주시가 백제문화제 개최를 위해 금강 공주보 담수를 환경부에 요청하자 지역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공주보 담수는 민관협의를 묵살하는 것이자 축제를 위해 금강의 뭇 생명을 죽이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공주참여자차시민연대와 금강유역환경회의,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은 7일 오전 세종시 환경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는 공주시의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 요청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공주시는 지난 9월 5일 백제문화제 개최를 위해 환경부에 공주보 담수를 요청했다. 금강 수위를 높인 뒤, 물 위에 황포돛배와 유등을 띄우고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올해로 68회째를 맞는 백제문화제는 오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공주와 부여 일원에서 진행된다.

환경단체들은 공주보를 담수하면 금강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환경부가 공주보 담수로 인한 공주보 대표지점의 어류, 저서동물, 멸종위기종 등에 대한 영향, 군집 및 건강성 지표 등을 모니터링 한 결과에 따르면, 급격한 수위 상승은 생태계 교란 및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수위 저하 이후에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수위 상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된다고 예상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공주보 담수를 반대해 왔고, 특히 백제문화제 시설 설치를 이유로 공주보를 담수하려는 것에 대해 "금강 생명을 말살하는 죽음의 문화제를 중단하라"며 공주보 담수 불허를 촉구해 왔다.

그럼에도 공주시와 환경부는 2018년 백제문화제 개최를 이유로 21일 동안 공주보 담수를 강행했고, 공주보 인근 금강 수생태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후 공주시는 "2019년 백제문화제는 수문 개방 상태에서 개최하도록 준비하겠다"고 공주보민관협의회에 보고했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해 10월 공주시는 환경단체의 항의에 "앞으로 담수에 따른 생태계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생태계에 타격이 없는 생태관광, 문화역사 축제 개최를 위해 대안을 찾아보겠다", "백제문화제 기간 담수로 인한 수질과 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용역을 시행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으나 공주시는 올해 또 다시 담수를 요청했다.

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스스로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공주시가 부끄러움을 모르고 또 다시 백제문화제 개최를 명분으로 환경부에 공주보 담수를 요청했다"며 "금강 수생태계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환경부의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분명히 드러났고, 공주보민관협의체는 물론 금강수계보민관협의체가 '개방 상태 개최'를 협의했음에도, 공주시는 이를 모조리 묵살한 채, 파렴치한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환경부를 향해 "국민이 환경부에 기대하는 것은 공존이 가능한 자연생태 보전"이라며 "정권에 따라 물환경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뒤바꾸는 것은 국민을 위해 보장돼야 마땅한 물안전 문제를 방관하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보 민관협의체의 소관 부처와 이행 주체로서, 환경부의 기본적인 책무와 역할을 증명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반복적으로 민관협의체의 협의 내용을 묵살하는 공주시의 요청을 불허하고, 금강에 타격을 주지 않는 백제문화제 개최 방안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공주시는 백제문화제가 열릴 때마다 다음 해에는 상식에 해당되는 수위에 맞춰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겠다고 '공주보민관협의체'와 약속을 해 놓고, 매번 이렇게 약속을 어기고 있다"며 "강을 막고 유등을 뛰어 이례적인 눈요기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어찌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나는 것일 수 있느냐. 오히려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봉균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공주보 담수를 원하는 사람들은 강에 황포돛배와 유등을 띄우고, 부교를 설치해야 백제문화제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주시민들은 결코 그런 문화제를 원하지 않는다"며 "금강의 비단 같은 모래사장, 각종 수생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온 우리 공주시민들은 백제문화제가 친환경적으로 열리기를 원한다. 절대로 죽음의 축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공주보 담수가 진행될 경우, 백제문화제 기간 동안 행사장 입구 등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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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 개최를 이유로 충남 공주시가 공주보 담수를 환경부에 요청한 가운데, 공주참여자차시민연대와 금강유역환경회의,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등은 7일 오전 세종시 환경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부는 공주시의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 요청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공주보 #공주보담수 #공주시 #환경부 #백제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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