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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게 윤 정부는 'MB 시즌2', 올해 핵실험 가능성은..."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 센터장

등록 2022.09.18 18:30수정 2022.09.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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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 경축 행사 연설 통해 "절대로 먼저 핵 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어떤 협상도, 그 과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평화쇼'였다고 비판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연설은 무슨 의미일까. 이에 대한 해설 들어보고자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근처 커피숍에서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 센터장을 만났다. 다음은 왕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담대한 구상' 거부한다는 의사 표한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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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 센터장 ⓒ 이영광

 
-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은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핵 교리 법제화와 함께 "절대로 먼저 핵 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말했어요. 사실상 비핵화를 안 한다는 말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지난 9월 8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핵 무력 정책을 발표했죠. 핵무기 사용 관리에 대한 원칙과 지침을 법제화한 것을 설명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답변하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거부한다는 입장을 강한 어조로 표현했습니다."

- 북한이 핵 사용에 대해 법제화한 것이잖아요. 김정은 위원장이 마음대로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죠. 북한은 유일 지도 체제라서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이죠. 그러나 유일 지도체제의 최고 지도자도 국내 정치 차원에서의 정당성 문제 때문에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장치는 필요해요.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법제화를 했다고 한국이나 미국처럼 가장 중요한 기준점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김정은 위원장의 판단이죠."

- 왜 지금 법제화를 했을까요?

"우리가 염두에 둘 것이 있는데, 북한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법제화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북한은 2012년에 헌법을 개정하면서 핵보유국이라는 문구를 전문에 포함했습니다. 즉 9년 만에 개정한 거예요. 이번에 달라진 부분은 핵 무력 사용과 관련한 지침이 구체화된 거예요."

-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했잖아요. 유훈을 깬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에 법제화하긴 했지만 큰 틀에서 보면 핵 무력 정책과 관련한 기존 입장과 정책을 재확인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은 한편으로 김일성 수령의 유훈은 비핵화라고 확인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 전쟁하는 상황 속에서 전쟁 억제를 위해서는 핵무기 보유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왔어요.

그리고 이번에도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고 단순하게 말한 것이 아니고 제국주의가 존재하고 또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존재하는 조건에서 일방적으로 먼저 북한이 핵 포기를 하는 상황은 없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북한이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대북 정책이 적대 정책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는 논리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거죠."

- 그럼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보세요?

"큰 틀에서 보면 달라진 것이 없고,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겠다는 논리 등 기본적인 부분은 달라지지 않았고, 비핵화 협상 가능성도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몇 가지 구체적인 부분, 예를 들어 핵 무력 사용 조건에서 북한의 자의적 판단이 강조됐고, 협상이 성사될 수 있는 문턱이 높아지는 쪽으로 북한 입장이 변경됐습니다. 이런 변화는 지난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에서 나타났고, 이번 법령 개정에서 반영이 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4월에 북한의 근본 이익이 침탈받는 상황이 생길 때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죠. 또 지휘 통제부에 대한 외부의 공격이 있을 시 자동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조항도 들어갔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애매모호하다는 점에서 안보 불안을 유발하는 요소가 됩니다. 지휘 통제부에 대한 공격이 정확하게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어 있는 역할 임무를 맡은 사람이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 왜 지금 이걸 언급했을까요?

"북한은 최고인민회의라든가 당대회 등을 통해서 중요한 정책을 발표하곤 하죠. 이번에 최고인민회의를 했기 때문에 그 계기를 활용해서 중요한 연설을 했다고 볼 수도 있고요. 또 하나는 말씀드린 대로 지난 8월 15일 남쪽에 새로 들어선 정권인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서 대북 정책의 기본 골조를 설명한 거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면으로 거부하고 불쾌감을 표명하면서 반발하는 입장을 보여주기에 적절한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 특정한 '조건'에서는 비핵화 협상 없다고 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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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 2일회의가 지난 9월 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9월 9일 보도했다.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권 붕괴라며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천명했다. ⓒ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 북한은 왜 담대한 구상을 거부했을까요?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담대한 구상이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제시했던 비핵 개방 3000과 내용적으로 동일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비핵 개방 3000엔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포기한 후에 경제 지원이 이루어지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합니다. 또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안보 문제인 핵무기 문제를 경제 지원이라는 요소로 거래하려고 하는 접근법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담대한 구상 같은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 그럼 센터장님 보시기에 비핵 개방 3000과 담대한 구상이 같나요?

"미세한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지만,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북한이 핵무기 포기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 담대한 구상의 기본적인 골격이고 비핵 개방 3000도 동일합니다."

- 북한 입장에선 비핵화하더라도 먼저 무릎 꿇진 않겠다는 건가요?

"북한이 핵 문제 비핵화 협상에서 하는 이야기는 동시 행동 원칙이에요. 북한은 비핵화를 할 수 있지만,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상응 조치라고 하는 건 북한의 안보상의 우려가 있고 또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부당한 조치가 있었다는 입장이 전제돼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조치를 비핵화 조치와 동시에 하자는 거예요. 그러나 담대한 구상이나 비핵 개방 3000은 동시 행동이 아니고 북한이 먼저 선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각종 시설물 목록을 신고하는 절차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 왜 미국이나 한국은 북한이 먼저 무릎 꿇으라고 하는 거죠?

"한국의 진보 정권이 들어섰을 때와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때의 입장과 논리가 다릅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그리고 지금의 윤석열 정부 등 한국 보수 정부의 논리를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그 자체가 불법 행위라는 거예요. 북한이 국제 규범을 어겼고, 그렇기 때문에 파생된 경제 제재 문제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뭉뚱그려서 거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또 하나 문제가 있는데, 북한이 비핵화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5년, 10년 걸린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 5년 10년 사이에 경제 지원받아서 경제 발전할 수 있죠. 그랬다가 문제가 발생해서 비핵화 합의를 파기하고 다시 핵무기 보유 쪽으로 이동한다면 경제 지원을 한 것이 사기를 당하는 꼴이 됩니다. 미국이라든가 국제사회는 그런 위험성이 있으니까 선 비핵화라는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죠."

-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먼저 핵 포기했다가 미국이 공격하면 방법 없으니 동시에 하자는 것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이 주장했던 북핵 문제 해법으로서 동시 행동 원칙은 미국 정부에서도 일시적으로 동의한 바가 있습니다. 지난 2005년도 6자 회담에서 나왔던 9.19 공동성명이 있는데 거기에서 미국 대표단이 동의했습니다."

- 부시 행정부가 한 거죠. 부시 행정부면 보수인데 왜 진도가 안 나간 거죠?

"미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핵 협상에 있어서 좀 더 보수적이고 엄격한 입장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2005년에 미국 정부와 협력하는 한국 정부가 노무현 정부였어요. 노무현 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가졌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협의하면서 동시 행동 원칙에 협조한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 그 당시 국무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였어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적극적인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바탕으로 해서 크리스토퍼 힐 북핵 협상 대표가 다소 모험적인 합의를 한 거죠."

- 이번에 비핵화를 위한 협상도 없다고 했는데.

"특정한 조건에서는 협상이 없다고 했던 거예요. 앞에 조건절이 있단 말이에요. 그냥 협상이 없다고 한 게 아닙니다.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존재하는 한, 대북 압살 책동이 지속되는 한 먼저 핵 포기를 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다시 말해서 미국이 제국주의가 아니라고 북한이 생각한다면 북한은 협상을 할 수도 있죠. 막연하게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남북관계 개선은 어려워... 핵실험 가능성,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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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 센터장 ⓒ 이영광

 
- 지난번에 윤석열 대통령 이름 거론하며 비난했잖아요, 문재인 정부 때는 대통령 이름 직접 거론하진 않았는데 왜 대통령 이름까지 거론했을까요?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대통령 이름을 거론해서 다 비판은 했습니다. 모욕도 다 했고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판한 건 이례적이라고 봐요. 북한에서 남쪽의 정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제시한 여러 가지 대북 정책의 내용들이 있어요. 그런 내용 중에 선제타격 발언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관련한 최고 참모들이 과거 이명박 정부 때의 최고 참모들과 거의 동일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어요. 선거 과정에서부터 축적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발언 이런 것들을 봤을 때, (현 정권을) 이명박 정부 시즌2로 보고 비난하는 것 같습니다."

- 그럼 현 정부에서 대북 관계는 안 좋을까요?

"크게 봐서는 부정적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다만 한 30% 정도는 유보적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명박 정부 때 대북 정책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서 북한을 변경시킬 수 있다는 거였어요. 실제로 비공개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추진했어요. 저는 지금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 고위 관계자들도 그런 전례를 밟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 북한이 호응해서 비밀 협상이 된다면 갑자기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도 있어요."

- 7차 핵실험에 대해 5월부터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직 안 하고 있잖아요. 올해 안 핵실험 가능성 있을까요?

"먼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얘기는 지난 2월부터 나온 겁니다. 한국과 미국 당국에서 북한의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시설 복원 공사 건설 징후가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얘기가 된 거고요. 그리고 지난 4월, 5월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6월쯤에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예언 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에 계속해서 7차 핵실험이 기정사실화되는 것 같았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스스로 핵실험을 하겠다고 예고한 사실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계획이 원래 없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면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 물어본다면 저는 가능성 있다고 봐요.

핵무기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질량적으로 발전시키라고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침이 있어요. 그랬을 때 북한 입장에서 핵폭탄의 크기를 훨씬 더 줄여서 전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예측할 수 있거든요. 전술 무기급 핵무기 실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많은지 적은지 물어본다면, 저는 많지 않다고 봐요. 특히 올해 안에는 핵무기 핵실험을 안 할 가능성이 더 많다고 봐요."
덧붙이는 글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속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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