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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앞 빼곡한 손팻말... "스토킹, 얼마나 죽어야 구속시킬래"

창원지법 진주지원, 20대 남성 영장 기각... 지역 여성단체 '규탄' 목소리

등록 2022.09.26 14:32수정 2022.09.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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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들이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며 창원지방법원 앞에 손팻말을 놓아두었다. ⓒ 윤성효

 
서울 신당역 스토킹 여성살해사건에 이어 최근 경남 진주에서 스토킹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여성단체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가해자 구속 등 처벌과 함께 피해자 보호를 요구했다.

2014년 살인미수죄로 실형을 받은 40대 남성 ㄱ씨가 사건 당시 국선변호인 자격으로 알게 된 여성 변호사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만나 주지 않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며 기름통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지난 18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ㄱ씨를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과 일반건조물 방화예비 혐의로 구속했다.

또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집에 침입해 휴대전화를 빼앗고 폭행한 20대 남성 ㄴ씨가 지난 19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ㄴ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스토킹 범죄 강력히 처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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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경남도당은 9월 26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 스토킹 가해자 구속영장 기각 규탄한다"고 했다. ⓒ 윤성효

 
구속영장 기각 소식에 진주여성연대 등 50여개 단체는 26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토킹 범죄를 강력히 처벌하라"고 외쳤다.

진주여성연대 등 단체들은 "신당역 사건의 충격이 가기도 전에 진주에서 스토킹 범죄사건이 발생했다"며 "가해자를 현장 체포했지만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가해자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해 피해자는 공포와 불안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들은 스토킹 범죄의 강력처벌을 원하고 있으나 사법부는 여전히 스토킹 범죄를 안일하게 보고 있다"며 "법원은 피해자에 대한 추가 범죄 및 실질적 위협의 가능성을 구속 사유 심사 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여성연대와 진보당 경남도당도 이날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 스토킹 가해자 구속영장 기각 규탄한다"며 "여성들은 살고 싶다. 강력 처벌하라"고 했다.

경남여성연대는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가해자를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것은 여성의 공포와 불안은 안중에도 없는 안일한 대응이자 참담한 판결이다"라며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가해자'가 끔찍한 시한폭탄일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확인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이들은 "스토킹 범죄가 살인으로 이어져 참혹하게 죽어가는 여성들을 지키기 위한 보호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안일한 대처와 미약한 처벌로는 여성들의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스토킹 범죄 가해자를 무조건 처벌하고, 피해자가 합의해주면 끝나는 스토킹처벌법에 규정된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해야 한다"며 "스토킹 범죄 구속 사유에 '보복우려'를 포함해 피해자의 생명 보호장치를 당장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반의사불법죄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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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는 26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스토킹 처벌법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는 이날 오전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다"며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스토킹처벌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스토킹처벌법은 2021년 제정 당시부터 제대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법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피해자 가족과 주변인에 대한 위협이 빈번하게 일어남에도 그들이 보호 대상에서 빠져 있어 시급히 법을 개정하도록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반의사불법죄 폐지', '제대로 된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상정', '피해자 신변 보호 조치와 가해자의 구속 수사 원칙', '여성폭력 피해자를 외면하는 여성가족부 각성'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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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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