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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노조 "한화, 하청노동자에 건 '470억 손배' 포기부터"

27일 입장발표 기자회견... "노동자 배제된 '밀실' 매각 안돼... 고용·생존권 보장해야"

등록 2022.09.27 13:32수정 2022.09.2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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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에서 대우조선해양 한화 매각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인 밀실·특혜 매각을 진행한다고 주장하며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한화에 매각하는 이유·매각 이후의 대책 세가지 의문에 대해 답변을 촉구했다. ⓒ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에 매각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가운데, 대우조선 노조는 27일 한화에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6~7월 51일간 파업한 하청 노동자들에게 470억 원에 달하는 손배소를 청구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번 매각이 노동자들이 배제된 '밀실 매각'이라며 노동자들의 참여와 고용 보장도 함께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27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 재벌은 총고용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내놔야 한다"라며 "무엇보다 한화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인수와 함께 하청노동자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모두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라"고 밝혔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올해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 과정에서 다단계 하청 저임금 구조가 전사회적인 문제가 됐다"라며 "한화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지 않는다면 이번 매각은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원청 노조인 대우조선지회 정상헌 지회장도 "하청 이중구조 문제는 한국 조선업 전체의 문제"라며 "어느 기업이 들어오더라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조인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이김춘택 사무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만일 한화로의 매각이 확정돼 경영진이 바뀐다면, 과거에 지적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정리할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매각 과정에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지회장은 "매각 결정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라며 "그간 조선업 발전과 2만 구성원들의 고용과 생존권, 지역 경제를 위해 같이 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함께 모색하자고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일방적으로 진행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어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향후 다양한 경영 효율화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언급을 했는데, 얼마나 더 구조조정을 하고 노동자를 희생시키려 하는 것이냐"라며 "노동자들은 이미 지난 6년간 대우조선을 지켜내기 위해 임금을 삭감하고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스스로 감옥에 몸을 가두고 투쟁을 했다. 강 회장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전날 대우조선을 2조원에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대우조선이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에서 벗어난 지 21년만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5년 대규모 분식 회계가 드러나면서 기업이 크게 흔들렸고 이후 7년간 7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헐값' 매각으로 한화에 특혜를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 배제와 밀실 매각, 불공정 특혜 매각 의혹이 해소되고 있지 않다"라며 "산업은행과 정부가 당사자인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한화 #하청 #손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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