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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파도 넘은 '울산 현대' 우승 길 열다

[2022 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 FC 0-3 울산 현대

22.10.02 10:46최종업데이트22.10.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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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울산 현대 이명재가 인천 유나이티드 김광석을 앞에 두고 크로스 각도를 노리고 있다. ⓒ 심재철

 
우리의 삶도, 우리가 즐기는 다른 스포츠도 그렇지만 중요한 고비를 넘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울산 현대는 특히 잘 안다. 지난해까지 세 시즌 연속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K리그 1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이다. 지금은 라이벌 팀 전북과 승점 5점 차 선두, 마음 놓을 수는 없지만 파이널 A그룹 첫 단추를 비교적 완벽하게 끼웠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 푸른 파도를 가볍게 뛰어넘은 것이다. 무엇보다 상대 팀 약점을 잘 알고 뛴 것이 완승의 비결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울산 현대가 1일(토) 오후 4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파이널 A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을 3-0으로 기분 좋게 이겨 2005년 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자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상대 팀 측면 약점 파고든 '울산'

호랑이로 상징되는 선두 울산이 올 시즌 유일하게 이겨보지 못한 팀과 파이널 라운드 첫 게임에서 만나게 됐으니 여러 모로 부담스러운 일정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도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어웨이 게임이었으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어웨이 팀 울산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일은 골키퍼 조현우와 날개 공격수 엄원상이 부상 치료를 끝내고 돌아와 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조현우는 시작부터 골키퍼 글러브를 끼었고, 엄원상은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초록 그라운드를 누비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우승 길을 제대로 닦아내고 싶은 울산은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측면 약점을 잘 파고들어 이기는 방법을 찾아냈다. 경험 많은 오른쪽 풀백 김태환은 새내기 최기윤과 어울려 인천 유나이티드 왼쪽 윙백 강윤구를 흔들어 놓았고, 왼쪽 측면에서는 '이명재, 바코, 이청용'이 정확한 패스 감각을 자랑하며 인천 유나이티드 오른쪽 윙백 김준엽을 괴롭힌 것이다.

게임 시작 후 15분 만에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가 맞아 떨어져 박용우의 절묘한 헤더 골이 들어갔지만 VAR 시스템으로 아마노 준의 오프 사이드 반칙이 확인되는 바람에 비교적 이른 선취골 기회를 날린 울산 현대가 끈질기게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측면을 노려 귀중한 첫 골을 뽑아냈다. 26분, 기습적인 왼쪽 측면 로빙 패스가 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비 블럭을 단번에 깨뜨린 것이다. 이 패스 하나에 윙백 김준엽도, 쓰리 백 오른쪽을 맡고 있는 김동민도 이미 사라졌고 맏형 수비수 김광석만 달려온 것이다. 

그러나 김광석도 울산 왼쪽 풀백 이명재 앞에 떨어진 공을 처리하지 못했고 끝줄 바로 앞에서 날카로운 컷 백 크로스가 이어졌으며 울산 현대의 오른쪽 날개 최기윤이 올 시즌 프로 데뷔 16게임 만에 왼발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 순간 최기윤을 따라붙는 인천 유나이티드 필드 플레이어는 아무도 없었다. 빈 골문에 시원한 첫 골이 들어간 것이다.
 

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교체 선수 김보섭이 울산 현대 수비수 정승현과 조현우 골키퍼 사이에서 외로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 심재철

 
50분 강윤구 경고 누적 '퇴장'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울산 현대의 왼쪽 측면 역습이 또 한 번 빛나며 승패의 갈림길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49분, 바코의 오른발 아웃 사이드 얼리 크로스가 왼쪽 측면에서 기막히게 뻗어나갔고 이 공은 데뷔골 주인공 최기윤 앞으로 정확하게 이어졌다. 여기서 강윤구의 잡기 반칙이 나왔는데 아슬아슬하게 페널티 구역 밖이었다. 그런데 강윤구의 반칙이 유망한 득점 기회를 가로막은 것이어서 김동진 주심은 두 번째 옐로 카드를 강윤구에게 내밀고 누적 징계, 퇴장 명령을 내렸다. 그는 이미 31분에 최기윤에게 거친 태클 반칙을 저질러 카드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연휴 첫 날 오후 9251명 많은 홈팬들이 찾아온 뜻 깊은 게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자신들의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무너진 셈이다. 강윤구의 빈 자리는 다른 수비수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고 58분에 추가골을 내주며 주저앉았다. 오른쪽 수비수로 내려앉은 김준엽이 잘못 걷어낸 공이 반대쪽 그물을 친 울산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아마노 준의 오른발 대각선 슛이 그대로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58분, 울산 현대 아마노 준(오른쪽 흰 유니폼 8번)의 오른발 추가골 순간 ⓒ 심재철

 
80분에는 후반전 교체 선수 마틴 아담의 중거리슛이 델브리지의 손에 맞는 바람에 페널티킥으로 이어져 울산 현대의 3-0 완승을 상징하는 쐐기골이 들어갔다.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베테랑 미드필더 정혁과 측면 수비수 김창수를 바꿔 들여보냈지만 스트라이커와 측면 빈틈을 메우지 못하고 완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울산 현대는 8일(토) 오후 4시 30분 호랑이굴로 2위 전북 현대를 불러들여 사실상 우승 결정 시나리오 마무리 기회를 잡았고, 다음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노리고 있는 4위 인천 유나이티드 FC도 같은 날 오후 7시 춘천으로 가서 6위 강원 FC를 만나게 된다.

2022 K리그 1 결과(10월 1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구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0-3 울산 현대 [득점 : 최기윤(26분,도움-이명재), 아마노 준(58분), 마틴 아담(83분,PK)]
- 퇴장 : 강윤구(50분, 경고 누적)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김도혁(46분↔김보섭), 홍시후(83분↔정혁), 박창환(46분↔이동수)
MF : 강윤구(50분-퇴장), 아길라르(73분↔송시우), 이명주, 김준엽
DF : 델브리지, 김광석(73분↔김창수), 김동민
GK : 김동헌

울산 현대 선수들
FW : 레오나르도(75분↔마틴 아담)
AMF : 바코(75분↔설영우), 이청용, 아마노 준(80분↔원두재), 최기윤(54분↔엄원상)
DMF : 박용우
DF : 이명재(80분↔김민준),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GK : 조현우

2022 K리그 1 순위표(10월 1일)
1 울산 현대 69점 20승 9무 5패 51득점 28실점 +23
2 전북 현대 64점 18승 10무 6패 50득점 32실점 +18
3 포항 스틸러스 55점 15승 10무 9패 48득점 37실점 +11
4 인천 유나이티드 FC 49점 12승 13무 9패 41득점 38실점 +3
5 제주 유나이티드 46점 12승 10무 11패 45득점 41실점 +4
6 강원 FC 45점 13승 6무 14패 47득점 47실점 0
------------ 파이널 A, B그룹 구분선 -----------------------
7 수원 FC 44점 12승 8무 13패 51득점 53실점 -2
8 FC 서울 41점 10승 11무 13패 40득점 45실점 -5
9 대구 FC 38점 8승 14무 12패 43득점 52실점 -9
10 김천 상무 34점 8승 10무 15패 39득점 40실점 -1
11 수원 블루윙즈 34점 8승 10무 15패 35득점 46실점 -11
12 성남 FC 25점 6승 7무 20패 30득점 61실점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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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울산 현대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FC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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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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