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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안 통과' 박진 출석 놓고 난타전... 외통위원장, 발언권 주려다 포기

[국정감사] 민주당 "국회 능멸·모욕"이라며 박진 퇴장 요구... 정진석 "국감을 난장 만들어"

등록 2022.10.04 11:21수정 2022.10.0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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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4일 오전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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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순방 논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 등으로 '격전지'로 꼽히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끝내 시작부터 꼬였다. 여야는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박진 장관의 출석 문제를 둘러싼 공방 끝에 우선 정회 후 이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4일 오전 10시 4분 윤재옥 위원장의 개의선언 직후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재정 의원은 "위원장님, 국회의 권위와 헌법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박진 장관의 회의장 퇴장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회의에 앞서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정권의 빈손외교, 심지어 막말외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정권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떨어졌다"며 "국회 외통위원으로서 참담하기 그지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과거 박진 장관께서는 (2003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관련해) 국회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승리'라고, 또 국회 의견 묵살은 '변종독재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며 "그 얘기가 전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런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대로 앉아서 국감을 진행하겠다? 이것은 김은혜 홍보수석이 얘기한 국회 능멸, 모욕의 연장"이라 "퇴장하는 게 예의"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의원 역시 "대통령이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고 사석도 아닌 현장에서 '이XX'라는 용어를 썼다고 보도됐고, 이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그 발언은 대한민국 의회를, 주로 야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공식확인해줬다"며 "국회의 권위를 위해서 이 문제는 여야 떠나서 같이 짚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똑같은 일을 했다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가겠나"라며 "사과가 아니라 사퇴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바보인가? 단 한 마디 사과를 듣지 않고, 그냥 정상적으로 아무 일 없다는 듯 진행해야 하나? 그게 국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발언인데. 우리 외통위원 전체 뜻으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그 사과가 온 이후에 국감을 진행하는 것이 국회의 권위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편 아닌가 건의 드린다." (우상호 의원)

시작부터 벼른 야당, 한 마디도 수용 안 한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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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여당은 단 한 마디도 수용하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기도 정진석 의원이 선봉장을 자처했다. 그는 "말끝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참사 운운하는데 외교참사인지, 민주당의 억지에 의한 국익자해참사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의원께서 장관을 상대 못하겠다면 차관에게 질의하시라. 우린 장관에게 하겠다"며 "다수 의석을 점유했다고 (장관)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게 정치공세지, 국회의원의 자세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또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굴욕적이었다'는 윤호중 민주당 의원을 향해 "저하고 그저께 일본을 같이 다녀올 때도 그렇게 느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제가 일본에서 기시다 총리를 두 차례나 만났고 직접 면담했다. 그 자리에서 제게 '뉴욕에서의 정상회담은 매우 생산적이고 뜻깊었다'고 했다"며 "이게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이었나? 저는 윤호중 의원께서 그런 발상을 할 줄 정말 몰랐다. 아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고 선동하지 마시라. 국감을 이렇게 난장으로 만들 건가!"

정진석 의원이 윤호중 의원을 콕 집어 거론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부적절하다며 항의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이들을 향해 "좀 예의를 지키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10시 34분, 윤재옥 위원장은 결국 "여야 간에 명확하게 입장 차가 있기 때문에 국감을 이 상태로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때 박진 장관이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청했고, 윤 위원장은 그에게 발언 기회를 주려고 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장관이 의사진행발언을 할 수 있는가", "아니 (국감 기관증인) 선서도 안 했는데 무슨 발언을 하는가"라고 항의했다. 난감해진 윤 위원장은 "지금 국감 진행도 안 되고 정치적 주장만 난무한다"며 10시 36분, 서둘러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윤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30분 넘게 회의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전 11시 12분, 회의장 안에 있던 박진 장관이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외교부 직원들은 서로 '오전 회의는 힘들다더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짐을 챙겼다. 11시 20분,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취재진을 만난 박 장관은 "국감이 파행돼서 안타깝다"며 "외교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는 말을 남긴 뒤 국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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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외교통일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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