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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녹조괴담"이라고? <조선>을 반박한다

[반론] 낙동강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괴담'으로 비난하는 언론... 독소 검출은 '사실'

등록 2022.10.06 17:58수정 2022.10.0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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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녹조 괴담' 퍼트리기"
"이런 주장은 멸균 처리한 우유에서 소 내장에 서식하는 유해균이 발견됐다는 것만큼 허무맹랑한 소리"

지난 5일 <조선일보>에 실린 기자 칼럼에 나온 내용이다. 작성 기자의 말대로라면 낙동강 녹조의 위험성을 알리는 환경단체는 '허무맹랑한 괴담을 퍼트리는 단체' 정도 되겠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우선 녹조는 '과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녹조의 학계 정싱 명칭은 남세균(Cyanobdcteria, 시아노박테리아)이다. 광합성을 하는 세균으로 남조류라고도 하는데 엄밀히 말해 조류가 아니라 '세균(박테리아)'이라는 것이다. 남세균이 대량으로 증식하는 현상을 '녹조 현상'이라 한다.

녹조가 짙을수록 수돗물에 녹조 독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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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 50%가 마시는 수돗물의 원수를 취수하는 매곡취수장 앞에 녹조가 창궐했다. 이런 물을 정수하니 수돗물에서 녹조 독소가 나오는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녹조 현상은 높은 수온과 질소와 인이라는 영양염류(오염물) 그리고 정체된 수역이 있으면 발생한다. 올해뿐 아니라 2012년부터 만 10년간 기자가 낙동강에서 남세균이 창궐한 현장을 지켜보면서 확인한 사실이다.

녹조(남세균)엔 청산가리의 수천 배에 달하는 심각한 독이 있고, 녹조가 짙을수록 그 독은 많아진다. 낙동강에 녹조가 짙어질수록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검출될 가능성도 높다. 낙동강에 흘러드는 공장 폐수의 양이 많을수록 유해화학물질이 수돗물에서 검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조선일보> 기자는 "염소·오존 소독 등을 거친 정수(淨水)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될 가능성은 없다. 가축 분뇨, 공장 폐수, 녹조 등이 뒤섞인 원수(原水)라도 안전한 물로 정화하는 것이 정수의 원리다. 녹조 농도가 짙어졌다고 독성을 걸러내지 못한다면 애초 수돗물 시스템이 작동할 수 없다"면서 "이런 주장은 멸균 처리한 우유에서 소 내장에 서식하는 유해균이 발견됐다는 것만큼 허무맹랑한 소리다"라고 주장했다.

그 유명한 낙동강 페놀 사태(1991년)와 1,4-다이옥산 파동(2009) 등을 복기해보자. 이 사태는 정수장에서 폐수 섞인 원수의 화학물질을 모두 걸러내지 못해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인 페놀과 1,4-다이옥산이 흘러들어온 사고였다. 정수 과정을 거치더라도 원수에 화학물질이 많다면 수돗물에서 그 물질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미량의 유해화학물질 사태는 지금도 진행 중인 위험이다. 

낙동강 권역 수돗물을 쓰는 일반 가정 22가구(부산6·경남9·대구5·경북2)의 수돗물을 조사한 이승준 부경대 식품과학부 교수는 "수돗물은 증류수가 아니다. 정수과정에서 100% 모든 물질을 제거할 수 없다. 우리가 쓰는 수돗물에는 이미 수많은 화합물이 녹아 있다. 다만, 그런 화합물들이 건강을 해치지지 않는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라고 믿고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으로 흘러들어오는 화학물질·독성물질의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동안 환경단체는 원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환경부에 이를 촉구해왔다. 원수에서 녹조가 줄어들면 그만큼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검출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는 녹조가 생기지 않을 조건을 만들면 낙동강을 둘러싼 논란도 끝이란 이야기다. 다시 말해 4대강 사업 때문에 탄생한 보의 문을 열면 된다. 4대강 사업 이전엔 녹조가 논란이 된 적이 많지 않았다. 하굿둑으로 막힌 하류 구간을 제외하고, 낙동강 본류 구간에서 말이다. 이렇게 상하류를 가리지 않고 강 전체에 대한 녹조 논란이 생긴 건 정확히 4대강 보가 생겨나 담수한 2012년 바로 그 해부터다. 영남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보 수문을 열자는 것이 과도한 주장인가?

MBC가 떠왔다고? 사실 아니다... 부경대 연구팀, '문제 없이 조사'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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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를 분석중인 이승준 교수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조선일보>는 시료의 적절성을 언급했다. 칼럼 작성자는 "여러 가정집에서 페트병에 수돗물을 담아 연구실로 보내왔고, 연구팀은 부산 해운대구·수영구 가정집 수돗물을 채수했으며, 이 수돗물의 출발점인 대구 매곡·문산정수장 물은 MBC가 떠왔다"면서 "시료의 객관성을 전혀 확보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식수 검사 땐 '먹는 물 수질검사항목 운영 고시'에 따라 시료 환경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 고시에 따르면 시료는 채취 즉시 차갑고 어두운 상태로 보관·운반하고, 24시간 내 분석이 불가할 경우 0~4도 사이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수돗물을 마치 독극물인 양 호도하면서도 정작 실험에 쓰인 물이 정수장에서 떠온 것인지조차 연구팀이 증명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썼다.

이는 심각한 왜곡이다. 왜냐하면 환경단체는 수돗물 시료 보내기운동에 동참한 각 가정집에 "녹조가 잘 부착되지 않는 소독한 유리병에 수돗물을 넣어서 아이스팩과 함께 밀봉해서 시료를 부경대로 보내라"고 부탁했고, 시민들은 그 규칙을 따랐다.

대구 정수장 시료 또한 대구MBC와 협업한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이 직접 정수장에 가서 시료를 떠서 아이스박스에 저온 보관한 상태로 직접 부경대에 가져다준 것이다. 'MBC가 떠왔다'는 칼럼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참고로 대구MBC는 지난 7월 27일 대구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승준 부경대 교수는 "<조선일보> 기자가 언급한 '먹는 물 수질검사항목 운영 고시'는 이미 시료를 채취하는 환경단체에 모두 전달했다"라며 "그렇게 받은 시료는 냉장상태에서 어두운 상태로 보관됐고, 24시간 이내로 받아 분석했다. 물론 페트병으로 보내준 분들도 있으나 그렇게 들어온 시료는 당연히 실험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은 하자가 없는 시료를 받아 분석했고, 그 결과 정수장 수돗물과 각 가정집 수돗물 모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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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경남 그리고 대구에서 보내온 시료를 분석한 결과 각 가정집의 수돗물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돗물 녹조 독 검출 사례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2016년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된 바 있다. 환경단체는 그 데이터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당시는 현 환경부가 그렇게 맹신하는 분석장치인 LC-MS/MS법으로 분석한 결괏값이다.

녹조 독은 4대강 사업 직후에도 수돗물에서 검출됐고, 현재도 검출되고 있다는 건 움직이지 않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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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창원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이 수치는 환경부가 그렇게 신회하는 분석 방법이 LC-MS/MS법으로 분석한 결과값이다. ⓒ 시민환경연구소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간 낙동강을 다니면서 낙동강의 변화상을 기록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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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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